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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터플러스

위험의 시대, 예술가들의 삶_2020 아르코 파트너

위험의 시대, 예술가들의 삶

‘2020 아르코 파트너로 선정된 안무가 밝넝쿨류장현정보경연출가 이동선.
이들은 코로나19와 같은 이례적 위험으로 위태로워진 우리의 실존과

왜소해진 예술현장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을 선보인다.


밝넝쿨 <부앙부앙>
밝넝쿨의 작품들은 단순하지만 쉽지 않은 질문인 ‘춤은 어떻게 생성되었는가’ 또는 ‘우리는 왜 춤을 추는가’에 대한 질문을 진지하지만 쉽게 접근한다. <부앙부앙>은 ‘기존 춤 구성을 완전히 탈피한 새로운 장르 개척자로 인정할 만하다’는 호평을 받은 바 있는 어린이 청소년을 위한 무용공연 공상물리적 춤으로부터 시작한다. ‘부앙부앙의 뜻은 ‘과장되다’라는 전라도 방언으로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움직임의 결이 드러나는 이미지와 아이들이 산만하게 노는 모습들을 표방했다이번 작품은 공상물리적 춤에서 완성된 하나의 움직임 메소드를 통해 만들어진 춤이 어떻게 새로운 작품으로 전환될 수 있는지에 대한 실험이다작업자의 움직임 핵심 메소드가 완결된 춤의 표본으로써 극단적 힘의 변형을 기반으로 한진동전기폭발작용과 반작용회피(행동수정)등의 요소들을 통해 몸체의 역학과 동력과의 관계를 조형적인 차원으로 이끌어 다양한 몸의 이미지를 구현한다.

밝넝쿨은 몸의 가능성을 작업의 끈으로 삼아 국내외 무대에서 활동하고 있는 무용수이자 안무가다그는 ‘나와 춤과 삶 그리고 극장’이라는 뜻을 가진 단체 오!마이라이프 무브먼트 씨어터를 이끌며 현대무용의 대중적 접근을 이끌어 내는 작업으로 여러 계층의 관객을 만나고 있다.
이동선 <외설적인 (원제: INDECENT)>
폴라 보글의 <인디센트(INDECENT)> 1907년 베를린 도이체 극장 공연을 시작으로 성공적인 전유럽 공연을 이루고 마침내 미국 무대에 진출했던 숄럼 아시 작 <복수의 신(The God of Vengeance)>의 오리지널 공연 프러덕션 이야기를 들려준다문제는 1923년 브로드웨이의 영어 버전의 공연에서 시작되었다지역에서 존경받던 랍비의 고발로 연극은 막을 내리고 제작자와 연출그리고 출연배우들이 음란죄로 체포된 것이다음악 연극인 이 작품은 한 극단을 중심으로 한 실화와 상상극단원들의 개인적인 이야기와 궁극적으로 그들이 진심으로 간직했던 예술에 대한 헌신을 음악과 춤에 버무려 들려준다.

연출가 이동선은 지속적으로 자신의 독특한 해석을 갖고 창의적 연출관으로 작품을 만들어낸다연극과 뮤지컬창작과 번역작품에 관계없이 작품을 깊이 있게 탐구하며작품의 번역자 역할도 하고 있다다소 늦은 나이에 연극에 입문한 그는 상상과 현실의 경계를 넘나드는 연극을 선보였고냉소적이면서도 역설적인 유머감각을 활용해 세태를 풍자했다. 2014 <데모크라시>로 제 1회 서울연극인대상 연출상을 수상하며 주목받았다.
정보경 <다가오는 것들>
선택은 아니었어도 삶이 주어지고 난 후 다가오는 모든 것들은 자신으로부터 비롯된다시간의 흐름과 함께 불합리한 기대부풀린 희망냉소적인 꿈을 받아들일 수 있을 정도로 주어진 삶이 비대해졌을 때예측하지 않은 순간에 다가오는 것들과 간절히 원하지만 오지 않는 것들을 마주한다이들은 환영처럼 나타났다가 이내 실체를 드러내고는 삶에 침투한다불현듯 찾아온 두려움외로움질병그리고 죽음이 자아내는 감각은 슬픔으로도 자리 잡지 못하고 부유한다밀어낼 수 없고 외면할 수도 없는 이 환영들은 마지막으로 베푸는 친절함의 표시로 불편하지만 우리의 삶을 명확하게 바라볼 수 있는 기회 역시 함께 던진다정보경의 신작 <다가오는 것들>은 피할 수 없는 상황 속에서도 존재를 뚜렷하게 증명하기 위해 멈추지 않는 우리의 삶을 그린다두려움외로움질병그리고 죽음을 마주한 지금각자에게 주어진 삶을 때로는 냉철하게 바라보며 아직 다가오지 않은 최고의 순간을 위해 요동치는 이 시대의 존재들에게 담담히 위로를 건넨다.

정보경은 작품을 통해 한국적 창작무용을 지향하면서 현대적 몸짓에 우리 고유 정서를 담아내며 한국창작춤의 방향성을 모색하는 안무가다. 2007 <절벽아래 집>을 발표하며 평단으로부터 호평을 받으며 데뷔한 뒤 2010년 스페인 빌바오 액트페스티벌에 초청되어 발표한 <On the road>로 동양인 최초 그랑프리를 수상하며 국제 무대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2011년 댄스포럼이 주최하는 크리틱스 초이스에서 <고맙습니다>로 최우수상을 수상하며 실력 있는 안무가로의 입지를 굳혔다.
류장현 <산양의 노래>
어쩌면 비극은 인간이 자신이 처한 운명을 모른 채 혼돈의 세상으로 내던져졌다는 데서 온 공포와 자각에서 비롯된일종의 울음이었는지도 모른다그런데 지금 시대의 비극은 이러한 운명조차 인식하지 않은 인간의 욕망과 쾌락에 의해 발생하는 그로테스크한 풍경으로 비친다이 비극의 간극 속에서 포착하게 되는 것은 인간의 양면성이다.

류장현은 현대무용발레스트릿 댄스전통무용영화연극음악문학 등 장르를 넘나들며 해체와 결합으로 작품을 만들어 왔다. 2006 <지워지지 않는 이름위안부>로 동아무용콩쿠르 전체 대상을 수상하며 주목받기 시작해 2008불과 24세의 나이로 국립무용단 정기공연 <코리아 환타지Ⅲ밀레니엄 로드> 5인의 안무가 중 하나로당시 기록으로 최연소 객원 안무가로 초청됐다. 2016년 국립무용단 제작으로 선보인 <칼 위에서>는 현대무용가의 시선으로 풀어낸 한국의 굿을같은 해 국립극단 어린이청소년극연구소가 기획·제작한 <죽고 싶지 않아>는 청소년을 주제로 한 댄스 시어터를 선보이며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그밖에 현대무용과 소리를 접목해 예인 공옥진의 삶을 빚어낸 <주름이 많은 소녀>(2019, 정동극장 창작ing), 카프카의 동명소설을 모티브로 인간의 실존적 가치에 대한 질문을 던진 <변신>(2019, 공연예술창작산실 올해의신작), 죽음과 삶을 주제로 관객들에게 적극적인 참여 가능성을 제공한 <예기치 않게 종료되었습니다>(2020) 등 꾸준한 작품 활동을 통해 개성과 상상력을 무한대로 확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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