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누구냐_납량특집
넌 누구냐
뮤지컬 <시데레우스>와 <무인도 탈출기> 배우들이 전하는 납량 특집!
이야기를 빛낸 특별한 게스트는 극장에서 자주 만날 수 있다는 바로 그분, 귀신이다.
editor 손정은
뮤지컬 <시데레우스>
박민성
아는 스태프가 대학로 어느 극장에서 공연 중에 무대 뒤쪽으로 검은 반팔을 입은 사람이 지나가는 걸 봤대요. 기타리스트가 있던 쪽이라 공연 끝나고 물어봤더니 공연 중에 움직인 적이 없다고 하더라고요. 이외에도 극장에서의 귀신 목격담이 많은데, <시데레우스> 공연 때는 귀신이 있다고 하더라도 저희의 기운이 더 강해서 귀신은 안 보이고 공연에만 집중하실 수 있을 거예요.
임병근
무서운 얘기는 아니고 저를 지켜주는 수호천사가 있다는 걸 믿게 된 사건이 있었습니다. 중학생 때 버스 맨 앞자리에 앉아서 가고 있었는데, 버스 기사님이 운전을 너무 험악하게 하셔서 불안해하고 있던 찰나 희미하게 제 귓가에서 ‘뒤로 가‘라는 소리가 들렸어요. 저도 모르게 일어나 뒤쪽으로 자리를 옮겼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사고가 났습니다. 매우 큰 사고였는데 안타깝게도 제가 일어난 자리에 앉아 계셨던 분은 튕겨 나가 큰 부상을 입었습니다. 다친 승객에게는 너무 죄송했지만 전 그 이후로 절 지켜주는 수호천사의 존재를 믿게 됐습니다. 여러분! 자신을 지켜주는 수호천사는 있습니다^^
이창용
저는 밤에 혼자 다니는 것을 굉장히 무서워했습니다. 심지어 군대에서 병장이 되기 전까지는 초소에 근무 나가는 것조차 굉장히 무서워했던 기억이 나는데요. 성두섭 배우의 집에서 하숙을 했던 대학 1학년 때는 제가 늦게 끝나는 날이면 형이 저를 학교 앞으로 데리러 오곤 했습니다.
정욱진
저는 초등학교 때 보이스카우트 단원이었어요. 여름에 학교 운동장에서 2박 3일 수련회를 했는데, 수련회 첫째 날 밤에 학교 뒷산에서 담력 훈련을 받게 되었습니다. 3명씩 조를 이뤄서 불빛 하나 없는 산속 코스를 지나가는데, 앞에 귀신들이 자꾸 나타나는 거예요. 산비탈에서 “워!!“ 하는 소리와 함께 귀신들이 자꾸 나타나서, 저는 너무 놀란 나머지 귀신들의 머리채를 잡고 싸우기 시작했습니다. 용맹한 보이스카우트 단원답게요! 그러니 귀신들이 달아났어요. 나중에 알고 보니 보이스카우트 단원들의 부모님들이 귀신 역할로 봉사를 하셨었더라구요. 시어터플러스를 통해 어린 시절의 제 용맹한 불찰에 대해 사죄드립니다.
기세중
저는 귀신이나 가위눌림을 겪어본 적이 없어요. 비현실적인 무서움보다는 약간 현실적인 이야기를 들려드릴게요. 군대에 있을 때, 새벽에 누군가 총기를 가지고 탈영을 했다는 소식을 들은 거예요. 제가 테러 진압부대이다 보니 먼저 가서 초동 조치를 해놔야 하는데, 가는 동안 별의별 생각이 다 들더라고요. 다행히 도착해서 큰일 없이 마무리되었지만 제 인생에서 가장 무서웠던 순간으로 기억되네요!
정휘
얼마 전 일을 마치고 새벽에 집에 가는 중이었습니다. 길을 잘못 들어 모르는 길로 잠깐 접어들었는데, 갑자기 영화에서나 볼법한 철조망과 날개 달린 동상이 달려있는 문이 나타났습니다. 다른 세계로 온 것 같은 느낌이 들었죠. 알고 보니 그곳은 선교사 묘원이었어요. 어두울 때 라이트로만 잠깐 스쳐서 보니까 무섭더라고요.
뮤지컬 <무인도 탈출기>
유승현
뮤지컬 <브라더스 까라마조프> 공연 중 배우들의 구음(口音)이 많았는데, 원래 소리를 내는 구간이 아닌 곳에서 소리가 들렸던 적이 많아서 무서웠죠. 연기하면서도 그 소리에 움찔움찔했던 기억이 있는데, 배우들끼리도 서로 그 부분에서 소리를 냈는지 물어봤던 기억이 있어요.
손지애
“지애야 빨리 와! 공연 중인 배역이 펑크가 났어. 지금 그 역할 배우가 연락이 안 돼. 빨리 이거 외워!” 갑자기 온 연락에 공연 30분 전부터 대본을 외우기 시작했어요. 엄청난 집중력을 발휘하여 대사를 외우고 무대에 올라갔는데, 급하게 외운 대사가 하나도 생각이 안 나는 겁니다! 상대 배우는 저를 쳐다보고 있고 이곳저곳에서 쏘아보는 원망의 눈초리가 느껴져, 너무 무서워서 눈을 감아 버렸어요. 다시 눈을 떴더니 꿈이었습니다. 저는 공연 전 늘 이런 꿈을 꿉니다. 중요한 일을 앞둔 많은 분들 공감하시지요?
이휴
꿈속에 나오는 ‘디스맨(This Man)’을 아시나요? 꿈을 꾸고 있음을 자각하는 ‘루시드 드림’을 꿀 때 볼 수 있는 남자인데요. 그의 정체에 대한 미스테리함은 전 세계적으로 유명해서 <신비한TV 서프라이즈>에 나오기도 했어요. 많은 사람들의 꿈에 등장했고, 사람들이 꿈에서 본 그의 몽타주를 그려보면 놀랍게도 그림이 모두 일치했다고 합니다. 저도 꿈에서 그를 만난 적이 있어요. 어느 날 무서운 꿈에 어떤 아저씨가 나타나 저를 도와줬는데, 이 이야기를 친구에게 했더니 “혹시 디스맨 아니야?”라고 물어보더라고요. 그때는 뭔지 몰라서 인터넷에 검색해봤는데, 몽타주를 보고 소스라치게 놀랐습니다. 제가 꿈에서 만난 그 얼굴과 똑같더라고요!
박건
초등학교 때 어머니와 같이 자다가 새벽에 눈을 떴는데, 옆에 머리가 길고 흰옷을 입은 여자의 뒷모습이 보이는 거예요. 너무 무서워서 눈을 감았다가 뜨니, 제가 이상한 형체를 본 자리에는 어머니가 누워 계셨습니다. 안심하며 눈을 깜빡이니, 다시 귀신이 누워있더라고요! 너무 놀라서 일어나려고 했지만, 몸이 안 움직이고 말도 안 나오더라고요. 그러는 와중에 누가 뒤에서 흔들어서 깨어나 보니 어머니가 저를 바라보고 계셨습니다. 그리고 제 옆에는 아무도 누워있지 않더라고요. 어머니는 이미 진작에 일어나 주방에서 아침밥을 준비하고 계셨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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