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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터플러스

처음 그 느낌처럼_뮤지컬 <스모크>

처음 그 느낌처럼

일 년 내내 공연이 계속되는 곳, 대학로. 매일 새로운 이야기가 거리 곳곳에서 피어오른다. 이곳을 만들어가는 배우들은 대학로와의 첫 만남을 어떻게 기억하고 있을까. 코로나19 속에서도 공연을 이어가고 있는 뮤지컬 <스모크> 배우들에게 대학로와 얽힌 추억에 관해 물었다. editor 손정은


 

김재범

2003년, 대학로에서 뮤지컬 <지하철 1호선>을 보았습니다. 친구들이 2명이나 출연했거든요. 정말 정말 재미있게 봤어요. 그 이후 저는 오디션에 도전했고 기적처럼 합격했습니다. 저도 그 무대 위에 설 수 있게 된 거죠. 대학로에서의 첫 공연이자 저의 데뷔작인 <지하철 1호선>. 2004년 하반기에 6개월 동안 원 캐스트로 공연을 하면서 너무나 행복했고 즐거웠습니다.

강찬

서울에 막 상경해서 극단 골목길의 <갈매기>라는 공연을 봤던 게 기억에 남아요. 소극장 연극은 처음이었는데, 당시 다른 전공을 하고 있던 저에게 조명 아래 배우들의 생생한 연기가 커다란 기폭제가 되었던 것 같아요. 저에게 대학로란 꿈을 전해주는 공간인 것 같습니다. 이제는 제가 또 다른 누군가에게 꿈을 전해 주고 싶어요.

에녹

뮤지컬 <판타스틱스>라는 작품을 봤던 기억이 나요. 평생을 다 합쳐도 그때만큼 웃을 일이 없을 거예요. 정말 배가 아파서 그만 웃고 싶다고 생각했거든요. 일 끝나고 지친 몸으로 보러 갔는데, 이후 며칠 동안 일이 힘들지 않더라고요. 작품에 나오는 ‘여명’의 ‘Try to remember’라는 곡을 얼마나 들었는지 몰라요. 제게 ‘대학로=행복’이란 등식을 만들어준 순간이기도 합니다. 다시 한 번 보고 싶네요.

김경수

처음으로 대학로에 왔을 때가 생각납니다. 공연 예술에 전혀 관심도 없었고 무지했던 24살의 제가 처음으로 관람했던 연극 <라이어>라는 작품이 떠올라요. 너무 재미있게 관람해서 그 이후에도 여러 번 찾은 기억이 납니다. 물론 그때까지도 제가 배우가 될 거란 생각은 전혀 못 하고 있었죠.

최민우

스무 살 초반에 엄마랑 대학로에 왔을 때, 코믹극을 봤는데 멀티 역의 배우 때문에 둘이 함께 엄청나게 웃었던 기억이 있어요. 스님 역의 배우가 찬송가를 부르는 장면에서 까르르 웃던 엄마와 저의 추억이 떠오르네요! 그리고 제가 처음으로 대학로에서 공연했던 뮤지컬 <레미제라블 – 두 남자 이야기>라는 작품이 생각나요. 솔로곡을 부르는데 어찌나 떨리면서 설레었는지 그때를 회상하면 아직도 막 떨려요!

장은아

고등학생 때였나, 정확히 시기는 가물가물한데 뮤지컬 <지하철 1호선> 공연을 보고 감상문을 쓰는 게 학교 숙제였어요. 그래서 처음으로 대학로에 가봤던 것 같아요. 그땐 그림을 그렸을 때라 제가 대학로에서 공연을 할 거라곤 상상조차 못 했는데… 그러고 보면 인생은 참 재미있는 것 같습니다^^

김태오

가수가 되기 위해 다녔던 학원에서 처음으로 뮤지컬이라는 장르를 마주했습니다. 눈앞에서 연기를 하는 배우들, 매일 다양한 연극과 뮤지컬을 볼 수 있는 극장과 그런 극장이 모여있는 거리가 있다는 사실은 지방에서 올라온 저에게는 굉장히 신기하고 신선한 경험이었습니다. 그저 가수가 되고 싶은 소년이었던 저에게 ‘공연 문화’는 그 자체로 새로운 세상이었는데, 지금 그 공연을 함께 만들어가는 배우가 되었다는 게 뿌듯하고 감격스럽네요.

이정화

대학로에 대한 첫 기억은 거리 자체의 ‘북적임’이에요. 지방에서 올라와서 이야기만 들었던 소극장들이 모여있는 거리를 진짜 만났을 때, 공연이 시작할 즘에는 극장마다 티켓을 찾는 관객들이 줄을 서 있고 공연이 끝나는 시간엔 또 극장 앞에 배우들을 만나기 위해 가득 모여있는 모습이 굉장히 인상 깊었어요. 연극·뮤지컬이 무대뿐 아니라 거리에 살아있는 느낌이었거든요. 지금 코로나 시국이 되니 그 기분이 더욱 아련하고 그립네요.

임병근

저의 대학로 첫 공연은 뮤지컬 <글루미데이>(현재의 <사의 찬미>)였어요. 지금은 ‘예스24스테이지’가 된 당시 ‘대명문화공장’의 개관작이었죠. 새 극장이다 보니 아무래도 페인트 냄새가 많이 나서 배우, 스태프, 관객분들이 냄새 때문에 많이 힘들어했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은 <사의 찬미>라는 너무나 좋은 공연이 저의 첫 대학로 공연이라는 것에 큰 자부심을 느낍니다. 대학로는 모두의 추억이 깃든 소중한 공간입니다. 요즘 코로나로 인해 사람이 많이 없지만, 곧 다시 사람들로 북적이는 그 날을 간절히 기다려 봅니다.

허혜진

사실 이번 뮤지컬 <스모크>가 제가 참여한 첫 번째 대학로 소극장 작품입니다!(하핫) 제가 이렇게 말하면 다들 의아해하시지만 사실이에요.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에서 뮤지컬 <미인>이란 작품을 하긴 했지만, 소극장은 아니었거든요. 항상 “대학로 공연을 하고 싶은데 오디션이 안 떠요.”라고 말하고 다녔는데 드디어! 드디어 하게 됐네요. 학수고대했던 만큼 <스모크>가 끝나는 그날까지 대학로 예스24스테이지 2관에서 열심히 연기처럼 피어오르고 있겠습니다!!

강은일

처음 공연을 올렸을 때는 대학로가 낯설고 익숙하지 않은 곳이었어요. 하나둘 작품을 해나가면서 익숙한 공기와 냄새가 저를 편안하게 만들었고, 제가 연기를 할 수 있게 해준 너무나 뜻깊고 감사한 곳이에요. 앞으로 이곳에서 펼쳐질 일들이 더욱 기대됩니다.

장지후

저에게 대학로는 잠을 자지 않고도 꿈을 꿀 수 있는 이상한 장소입니다. 절망 속에서 희망을 노래하고, 지킬 수 없는 것을 지키려 하고. 신을 탓하며 가슴을 치다가, 원수를 끌어안고 눈물을 흘리기도 하는 곳이죠. 미워하고 사랑하고, 후회하고 용서하고.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아이러니를 그림처럼 그려놓은 곳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저에겐 새로운 인물이 되는 곳이고, 누군가에겐 다시 또 살아갈 이유가 되는 곳이랄까요. 참 낭만적인 장소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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