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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터플러스

추억이 방울방울_연극 <지구를 지켜라>, <언체인>

추억이 방울방울

들로 산으로 떠나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지만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그래서 준비했다.
연극 <지구를 지켜라> <언체인> 배우들의 오래 전 추억의 여행기. editor 윤세은

 


“연극 <지구를 지켜라>”

김도빈

스위스 몽트뢰! 스위스가 좋다는 말을 엄청 많이 들었었는데 직접 와 보니 진심 모든 곳이 좋았어요. 그중에 몽트뢰는 절대 잊을 수가 없어요. 레만호를 끼고 시옹성 방향으로 걸으면서 생각했어요. ‘여긴 무조건 다시 와 본다.’ 음… 그러려면 열심히 살아야겠구나!

육현욱

필리핀의 모알보알이라는 곳이에요. 프리다이빙을 좋아하는 제가 조용하고 아름다운 바다가 보고싶을 때 가는 곳입니다. 바다 속에는 거북이부터 정어리, 산호, 해파리까지 여러 가지 해양생물들도 만날 수 있죠. 모알보알의 에메랄드색 바다와 깊숙한 파란바다는 또 얼마나 아름다운지. 물을 워낙 좋아해서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바로 바다로 들어가 밥만 먹고 다시 들어가던 그 시절이 너무나 그립습니다.

양승리

여유가 생기거나 혼자 생각할 시간이 필요할 때 서해 신진도리에 사시는 아버지집에 자주 갑니다. 바다에서 10분 거리에 있는 산 쪽에 집이 있어서 공기도 좋고, 바다가 보고 싶으면 바로 가서 보고 오기도 하죠. 제 지인들을 자주 모시고 가기도 하는데 다들 여유가 생기시면 꼭 한번 가보셨으면 좋겠네요. 집 앞 마당에서 삼겹살도 구워먹고 백숙도 해먹고 제철 수산물들을 양껏 먹을 수있어서 좋아요. 다들 힘든 시기 건강하고 무탈하게 잘 버티시고 완벽하게 끝나면 좋은 곳으로 떠나보아요.

조인

이탈리아 베르가모입니다. 밀라노에서 기차로 한 시간 정도 떨어진 조용하고 아름다운 도시죠. 안타깝게도 코로나 바이러스로 많은 피해를 입었다는 기사를 접해 마음이 아팠습니다. 언덕 위 대성당에서 내려오며 먹었던 젤라또를 다시 먹을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라면서.

이지현

작년 베트남 여행에 갔을 때입니다. 무작정 걷고 싶었어요. 목적지 없는 걸음은 언제나 예상치 못한 존재들과 마주하기 딱 좋죠. 새로운 존재는 말하지 않아도 나를 반기고 악수를 청합니다. 우연히 마주친 반미, 무이네의 높은 사막언덕, 역사 깊은 사원, 공항에서 환전할 때 만난 고등학교 동창… 요즘은 걷지 못해요. 나를 위해서 그리고 나를 마주하는 또 다른 존재를 위해서. 다시 걷고 싶어요. 그 어디든 새로운 것들을 이해하고 인정하기 위해.

김벼리

2018 2, 새벽에 즉흥적으로 제주도행 비행기표를 끊었어요. 그리고 친구가 혼자 여행다니며 맸던 낡은 배낭가방을 빌려 이것저것 쑤셔넣은 뒤 홀로 제주도를 갔죠. 배우라는 직업 특성상 따로 휴가가 존재하지 않으니 누군가와 함께 여행 계획을 짜는 일도 쉽지 않아요. 여행은 비움 같아요. 공연이 하나 끝날 때마다 몇 개월간 제 몸에 베어있던 습관들을 떨쳐내는 저만의 방식이기도 해요. 무언가를 다시 채울 수 있는 힘이 생기거든요. 제주도에서 혼자 온 친구와 함께 밥도 먹고 커피도 마시며 새로운 경험들을 했어요. 낯가림이 많아 사람들을 만나기 꺼려했던 제게 제주도에서의 여행은 전환점이었어요. 지금 저는 사람 만나는 게 그렇게 즐거울 수가 없어요.

배훈

취미로 등산을 자주 다녀요. 그중에서 청계산을 좋아해요. 오르는데 그리 힘들지도 않고 사람들과 대화하면서 오르내릴 수 있거든요. 산을 내려와선 근처 맛집에서 밥을 먹고 청계산 입구에서부터 자전거를 타고 서울까지 이동해요. 제가 정말 좋아하는 등산 루트입니다. 여행을 자주 다니지 못하는 일정과 여유가 없을 때, 마치 여행을 온 것 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어서 정말 좋습니다.

박영수

서울예술단 해외 공연으로 2016년 처음 뉴욕에 갔어요. 호텔에서 수영도 하고 주어진 하루의 자유시간에는 공연을 보기 위해 타임스퀘어도 갔었죠. 모든 게 새로워 보였어요. 쉬는 날 없이 빡빡한 생활에 조금은 지쳤었는데 뭔지 모를 활력과 여유가 생기는 것 같았고요. 다음에는 좀 더 여유롭게 공연도 보고 쉬러 가야지 다짐했었는데, 지금 뉴욕의 상황이라면, 언제 또 갈 수 있을지 예상조차 못하겠어요. 지긋지긋한 바이러스로부터 전세계가 안전해지길 기원합니다.

 

“연극 <언체인>”

 

정인지

2018년 봄에 다녀온 아이슬란드. 평지 같지만 산길이에요. 열흘 남짓 다녀왔지만 아직도 생생합니다. 광활한 자연 앞에 인간은 미물일 뿐 모든 욕심도 번뇌도 쓸모없음을 느꼈던 여행이었어요. 링로드였지만 눈사태로 인해 북부 쪽은 차를 돌려야 했던 곳이 많아 또 가리라고 다짐했어요. 그땐 반드시 길게 다 담고 오리라!

신재범

올 초 홀로 제주 여행을 다녀왔어요. 등산을 좋아하는데 지금까지 한 번도 한라산을 등반해보지 못해서 이번에는 꼭 완등을 해보고 싶었어요. 그런데 하필 제가 등반하는 날이 날씨가 좋지 않아 정상 근처에 갔을 때 눈보라 때문에 눈도 못 뜰 정도로 바람이 강했고, 차가운 바람에 손도 꽁꽁 얼고 말았습니다. 눈이 많이 쌓여 로프도 무릎 높이까지 와있어서 굉장히 위험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힘내서 도착한 정상에서 바라본 하늘은 천국에 도착한 기분을 느끼게 했어요. 구름이 지나간 후의 사진을 찍지는 못했지만, 잠시나마 천국을 보여준 한라산 정상의 하늘에게 고마웠어요. 날씨가 좋을 때에 다시 한 번 가서 백록담도 보고 싶어요.

최석진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되었던 친구들과 함께한 유럽여행. 많은 나라와 도시들을 돌아다니기도 했지만 그래도 제일 기억나는 건 스위스의 마테호른과 이탈리아의 카프리섬. 어째서 그 두 곳이 제일 기억에 남을까 생각하다가 내린 결론은 에펠탑도 콜로세움도 멋진 성당들도 좋았지만 자연이 만들어낸 풍경이라는 점이었습니다. 나라는 사람을 더 단단하게 만든, 배우라는 꿈을 포기하지 않게 만든, 계속 꿈을 꾸게 해준 소중한 여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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