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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터플러스

김준수의 여정_뮤지컬 <드라큘라> 배우 김준수

김준수의 여정

 

뮤지컬 <드라큘라>로 무대에 서는 김준수가 뮤지컬 데뷔 10주년을 맞았다여전히 뜨거운 그의 드라마는 현재진행형이다.
editor 이민정 photographer 구은영 stylist 노미영 hair 옥재(RUE710) makeup 문주영(RUE710)

 


레드코트는 길옴므(gil home), 셔츠와 팬츠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49 51이라는 비등한 수치 앞에서 사람들은 머리 속으로 계산기를 두드린다새로운 무언가를 시작할 때 그는 두려움보다 설렘이 앞섰고실익을 따지기보다 즐거움을 택했다뮤지컬도 그랬다.

아이돌이 쉽게 넘볼 수 있는 분야가 아니야.’라는 무언의 분위기를 그는 결코 모르지 않았을 것이다자신이 결정한 일이기에 그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처음부터 시작했다끊임없이 생각하고 고민하고 반복적으로 시뮬레이션하면서 집요하게 연습했고자신의 방식을 찾으며 조금씩 성장했다낯선 사람들과 작업하고 이 속에서 꿈을 찾고 미래를 내다보면서결국 그는 첫 출연한 뮤지컬 <모차르트!>에서 배우 최초로 3천 석의 세종문화회관 15회 공연을 완전 매진시키는 대 기록을 세웠을 뿐 아니라 독보적인 보컬 실력과 어울려 김준수만의 캐릭터를 완성하는 데 성공했다.

이후 그는 일년에 평균 한 작품씩 초연이든 재연이든창작극이든 라이선스든 몸 사리지 않고 쉼 없이 생산해냈다그렇게 관객과 배우로 만난 지 어느덧 십 년그는 여전히 뮤지컬 세계의 뜨거운 존재고 매력적인 목소리의 소유자이자안방 1열에서도 편안하게 마주할 수 있는 친근함까지 장착했다그리고 이제 프랭크 와일드 혼의 음악을 완벽 해석했던 뮤지컬 <드라큘라>를 통해 또 한번 무대 위를 날아다닐 참이다.

 

흰색 오버핏 셔츠는 길옴므(gil home), 팬츠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시간이 참 빠릅니다뮤지컬 필로그래피를 보니 재연까지 합치면 10개가 훌쩍 넘더군요. 2월에 깜짝 팬미팅도 준비한다고 들었는데 기분이 어떤가요.
어떤 팬분이 10주년 기념으로 제가 했던 공연을 쭈욱 정리해 놓았더라고요우여곡절이 많았지만 뿌듯했어요작품을 통해 관객과 만나고 인사드리는 자체가 대단히 감사한 일이에요제게는한 작품만 하고 더 이상 못하는 경우도 많은데꾸준히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 얼마나 기쁜 일이에요.

김준수의 뮤지컬 데뷔작 <모차르트!>로 무대에 처음 선 날을 기억하나요.  
어떻게 잊을 수 있겠어요그 긴장감은 동방신기 데뷔했을 때와 견줄 수 있는아니 더 심했을 거에요어렸을 때는 멋모르고 했었으니까. <모차르트!> 때는 기댈 곳 하나 없이제가 트레이닝을 받아온 분야도 아닌데다 제 포지션의 변화 이후 첫 활동이었어요이 모든 것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아마 제 인생 통틀어서 가장 긴장한 순간이 아니었을까 싶어요아직도 생생해요빨간 재킷이 든 박스를 들고 프레스토 비바체를 외치면서 뛰쳐나갈 때의 긴장감을요.

소속사에서 보내준 김준수의 프로필을 읽다가 지치는 줄 알았습니다어마어마한 내용이 몇 장씩 되니까세상에는 잘난 사람이 정말 많지만 어떤 댓글러의 말처럼 신이 있다면 김준수에게 재능을 다 준 것 같은 느낌이라는 말에 공감되더군요신은 당신에게 무엇을 주었다고 생각하나요.
하하하정말 부끄럽네요… 글쎄요도전 정신 혹은 두려워하지 않는 점을 주시지 않았을까요뮤지컬이라는 장르가 제 앞에 있었을 때내가 필요해서든 혹은 이것밖에 선택의 여지가 없었든두려움이 크지 않았어요동방신기 때도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걸 두려워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지금은 노래 잘하는 아이돌 후배들이 뮤지컬을 하는 게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그때는 달랐으니까요못하면 완전 욕받이 될 상황이었죠용기가 필요했어요그리고 저는 지금도 되도록이면 창작극이나 초연극에 도전하는 게 좋아요주위에서는 재연만 하는 게 안정적이지 않냐하지만 저는 뮤지컬 배우로서의 신인 때부터 새로운 무언가에 대한 호기심이 끊이질 않았어요저도 사람인지라 걱정도 많지만요.

재능 VS 노력’, ‘열심 VS 즐김이라는 단어 중에 어느 쪽에 무게를 두는 편인가요.
조심스럽지만 노래는 어느 정도 재능이 뒷밤침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그렇다 하더라도 뮤지컬은 재능만으로 할 수는 없어요복합예술이라 연기스타일노래에 맞는 창법 다 노력해야 해요가수는 자신의 개성대로 계속 부르면 어느 순간 스타일과 장점이 되지만 뮤지컬은 분위기와 캐릭터에 맞게 변화해야 하거든요열심과 즐김은 제가 모두 좋아하는 단어에요저는 재미있어서 시작했고 작업은 언제나 즐거운 편이에요모범답안 같지만 열심은 반드시 따라줘야 하고요.

작품을 결정하고 안하고는 어떤 점을 보고 결정하는 편인가요그러고 나서 대본을 읽고 완벽하게 흡수하기까지의 일련의 과정은 어떻게 되나요.
저는 음악이 제일 중요해요지금도 음악이 좋아야 하고 싶어져요음악의 힘을 가장 믿는 사람이라 아무리 대본이 좋아도 음악이 매력있지 않으면 고민하게 되더라고요반대로 시나리오가 약해도 음악이 좋으면 하고 싶어지고요저는 그래요.(웃음대본을 받으면 일단 정독하고 엔딩에서 제 감정을 뒤로 흘려 보내요그리고 대사들을 제가 하기 편한 말투로 바꾸는 작업을 하죠또 전체적인 분위기를 보려고 계속 상상하고요드라큘라라면 어떤 걸음걸이로 걸을까어떤 헤어스타일이 어울릴까이런 의상이 어울리지 않을까 등 캐릭터에 맞는 자세움직임표정 등에서도 계속 고민을 합니다그럼에도 다른 배우들과 만나 합을 맞추면 대본에서 느끼지 못했던 감정들이 확 달라질 때가 있어요다른 배우들도 마찬가지일 거에요.

 

체크 수트는 에벤라포레(evanlaforet)

 

침 바른 소리 같겠지만 정통 뮤지컬 배우가 아닌데도 연기나 퍼포먼스에서도 첫공부터 남다른 면이 있긴 했죠.
우와감사해요저는 무대에서 약간 내던지는 편이에요멋있고 보이고잘 생겨 보이는 거 하나도 안중요해요슬프면 확 울어버리고요콧물이 나오든 말든 신경을 안 써요.
 
대본을 읽었을 때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으면 짚고 넘어가는 편인가요.  
시나리오만으로 해석하고 그 안에서 답을 찾는 게 어리석다고 생각하는 편이에요그런 딜레마에 빠지면 안 되거든요뮤지컬은 어쩔 수 없이 한정적이고 무대라는 제한이 있어요논리의 어긋남이 최대한 느껴지지 않도록 만드는 게 좋겠지만우리나라 뮤지컬에서 100% 납득할만한 시나리오가 과연 있을까요그 안에 빠지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대본이 최선이라면이야기가 좀 안되더라도 뮤지컬이 아름다운 건 음악이 주는 힘 때문이거든요. ‘저들이 왜 갑자기 사랑에 빠졌지?” 이해가 안가는데 그 배우가 세레나데를 황홀하게 부른다면 납득이 되지 않을까요모든 장면에 빈틈이 없으면서 5시간 이상 해야할 거에요논리로 따지면 <드라큘라>는 가당치도 않아요특수효과음악분위기조명노래다채롭게 보여지는 미장센 등 그런 부분들로 채워질 수 있다고 믿어요.
 
작품을 입체적으로 바라보는 지점이 인상적이에요이런 생각을 한 게 언제쯤이에요?
<모차르트!> 때는 피해만 주지 말자는 생각으로 열심히 했다면 <엘리자벳>부터 전체를 보는 눈이 생긴 것 같아요저는 제가 돋보이기 보다 좋은 작품이다’ 소리를 먼저 들었으면 좋겠어요배우의 다양성이 나오는 작품이 생명력이 길거든요.
 
인터뷰마다 창작뮤지컬과 소극장 공연에 애정을 표현합니다창작뮤지컬은 그렇다 치고 작은 공연에의 관심도 유효한가요.
관객의 집중도가 엄청나다는 배우들의 얘기를 들었어요좋은 작품이라면 너무 하고 싶죠.
 
무대를 섰다 하면 뮤지컬의 경우 천 명 이상이고 콘서트라면 만 명 이상은 기본 아니었던가요관객이 가까이 있으면 어색할 텐데요.
하하하제가 의무경찰 홍보단이었을 때 몇십 명 관객 앞에서도 공연 많이 했어요정말 색다른 기분이었죠제가 메이크업하고 머리 손질하고 공연 후 뒷정리하고… 즐거운 경험이었어요.
 
혹시 관객이 눈치챌만한 실수를 해본 적이 있나요.
당연히 있어요근데 자랑은 아니지만 10년 동안 관객이 느낄 수 있었던 건 다섯 번세 번도 안 되는 것 같아요모든 배우가 그렇겠지만 엄청 집중하는 편이고매번 클리어를 목표로 합니다사실 실수라는 건 처음 하거나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 나오지 않아요너무 익숙해져 있을 때컨디션이 좋아서 성대를 작게 열어도 편하게 목소리가 나올 때실수는 그때 발생하거든요편하면 기만으로 가더라고요익숙함에 익숙해지면 안 됩니다.(웃음)

 

 

블랙베스트는 길옴므(gil home), 블랙셔츠와 팬츠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오늘 촬영의 콘셉트는 10년차 배우를 기념하여 기쁨분노슬픔즐거움으로 콘셉트를 잡았어요고로 김준수는 언제 희로애락을 느끼는지 얘기해주셔야 해요.
기쁜 순간은 무언가 이뤄냈을 때의 성취감이요최근엔 연말콘서트를 잘 끝내서 너무 좋았어요제대하고 컴백 콘서트 이후 3년 만에 한 건데많이들 와 주셨어요. (팬들의 변함없는 비결은 무언가요.) 변한 분도 계세요방송을 전혀 하지 않는데도 이렇게 저를 찾아주시는 건… 정말 기적이죠말이 안 돼요저는 최소 5~6년 전에는 끝났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제 계획에 없던 부분이에요그래서 그 감사를 보답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무조건 열심이고그것밖에 없는 것도 죄송스러워요돈을 지불하신 분이 흡족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는 게 첫 번째에요생각지도 않게 과분한 사랑을 받아서 저는 어느 순간 끝나도 괜찮아요제 인기가 줄고 없어지고 아무도 찾아주지 않는다 하더라도 불행하지 않을 것 같아요저는 그저 제 수준에 맞게규모에 맞게 노래 부르고 무대에 설 거니까요그리고 제가 화가 날 때는 주로 부당하다고 판단될 때에요공평하지 못한 것제가 겪었기 때문에 주위 사람들이 부당함을 당하면 잘 못 참겠어요화나서 막 오지랖을 부려요. <드라큘라>는 매번 슬플 테지만 요즘에는 다행히 슬픈 일이 별로 없어요행복한 일즐거운 일이 훨씬 많았어요방송을 통해 팬들과 소통할 수 있어서 좋아요누군가 걱정거리만 없어도 행복하다고 하는데 제가 그래요.(웃음
 
이번 작품 <드라큘라>의 얘기를 해볼까요. <엘리자벳>처럼 세 번째 무대에 오릅니다재연과 달라진 부분이 있나요.
아직 확정이라고 말씀드리기 이르지만 초연과 재연이 버무려질 것 같아요어찌 보면 새로운 삼연의 작품이라고 할까요뼈대는 재연이지만 초연의 좋았던 대사를 버무려놓은 느낌이에요.
 
프랭크 와일드 혼 음악의 특징은 무엇인가요.
훌륭한 작곡가가 많지만 프랭크 와일드 혼의 음악을 가장 믿는 부분은 확실한 기승전결이 있다는 점이에요 음악만으로 봤을 때 기승전결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겠지만 뮤지컬은 기승전결에서 이 없으면 관객들의 귀에 남지 않아요그렇다고 기승전결만 따라가다 보면 단순하고 자칫 올드해질 수 있는데 그의 음악은 쉽게 귀에 익게 만들면서 굉장히 세련됐다고 할까요어렵게만 하면 또 부르는 입장에서 힘들 수 있는데 그 적절함이 전 너무 좋아요. 50%는 믿고 갈 수밖에 없는 작곡가에요.
 
초연재연삼연 모두 출연하는 유일한 배우로 <드라큘라>에 대한 사랑이 남다를 것 같아요.
뮤지컬은 매회 긴장이 안될 수는 없는데그 긴장감을 저를 집중하게 만들고 각성하게 만들어요세 번째라고 정체되어 있는 모습을 보여주면 안 되니까 어느 정도 부담은 있고요그만큼 관객을 납득시킬 수 있는 노래와 연기를 선보여드리고 싶어요사실 개인적으로 제가 했던 작품 모두를 사랑하지만 딱 하나를 뽑으라고 한다면 아직까지는 <드라큘라>거든요그리고 이번 공연이 열리는 샤롯데씨어터에도 기대가 커요. 10년 동안 한 번도 서 보지 못한 무대에요관객과의 거리가 짧아서 더욱 생동감 넘치는 무대가 되지 않을까얼마나 화려하고 멋질까생각만 해도 설렙니다우리나라 뮤지컬의 다섯 손가락에 들고 싶은 마음으로 임하겠습니다
 
너무 많은 것을 이룬 김준수에게도 꿈이 있다면.
무언가 일적으로 달성하고 싶은 건 전혀 없어요제 분수에 맞게 해오던 것들을 아무 탈 없이관객들과 소통할 수 있는 자리를 오랫동안 마련하고 싶고요주연이든 조연이든크든 작든 관계없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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