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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터플러스

뜨거운 인생들_뮤지컬 <알로하, 나의 엄마들>

뜨거운 인생들

 

서울시뮤지컬단이 선보이는 창작뮤지컬 <알로하, 나의 엄마들>이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으로 무대를 옮겨 더 큰 감동을 선사한다. 조선을 떠나온 사진신부들의 이주와 정착 이야기를 통해 전하는 희망과 용기의 메시지.


더 크게, 더 새롭게

2022년 11월 초연 이후 관객과 평단의 호평 속에서 8개월 만에 다시 돌아온 뮤지컬 <알로하, 나의 엄마들>이 업그레이드된 무대로 관객들을 사로잡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한층 커진 무대다.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의 무대를 최대한 활용하면서 장비와 세트를 보강했다. 특히 이번에 처음 도입한 두 개의 회전무대와 적극적으로 활용한 영상은 대극장에 걸맞은 극적인 연출에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여기에 서사에 맞춰 변화하는 아름다운 조명과 디테일한 소품까지 더해져 규모에 맞는 무대가 완성되었고, 변화된 무대에 맞춰 스토리와 음악, 안무 및 동선 역시 보완되어 작품과 캐릭터에 대한 몰입도가 높아졌다.

새로운 배우들과 기존 출연했던 배우들, 서울시뮤지컬단 단원들의 만남도 눈여겨볼 만하다. 의병 활동을 한 아버지를 잃고 힘겹게 살아가는 양반집 딸 ‘버들’ 역에는 지난 시즌에 이어 서울시뮤지컬단의 이혜란이 다시 무대에 올라 보다 깊은 연기를 선보이고 있으며, 뮤지컬 <호프>, <스핏파이어 그릴> 등에서 에너지 넘치는 연기를 선보여 온 이예은이 새롭게 합류했다. 뮤지컬 <사랑의 불시착>, <리지>에서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뮤지컬 팬들에게 눈도장을 찍은 우주소녀 유연정이 같은 역으로 무대에 서고 있다. 시집간 지 몇 달 만에 남편과 사별한 후 새로운 인생을 살고자 하와이로 건너간 ‘홍주’ 역에는 지난 시즌 같은 역으로 인상 깊은 연기를 선보인 이수정과 서울시뮤지컬단의 정은영이 다시금 밝고 활기찬 에너지를 보여준다. 또한, 뮤지컬 <일라이>, <넥스트 투 노멀> 등 다양한 작품에서 뛰어난 가창력과 돋보이는 연기로 관객들에게 인정을 받으며 만능 엔터테이너로서의 자리를 견고히 한 헬로비너스 출신의 이서영이출연하고 있다. 무당의 손녀로 태어났지만, 무당 팔자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송화’ 역에는 초연에서 같은 역으로 활약한 주다온과 우주소녀 박수빈이 캐스팅되었다. 주다온은 최근 뮤지컬 <미드나잇: 액터 뮤지션>, <어린 왕자> 등 활발한 활동으로 대학로 대세 배우로 인정받고 있으며, 우주소녀의 메인보컬인 박수빈은 이번 작품으로 뮤지컬에 처음 도전한다. 또한 <작은 아씨들>에서 ‘베스’ 역으로 출연하며 신입단원답지 않은 매력을 여실히 보여줬던 서울시뮤지컬단의 서유진이 2년 만에 무대로 돌아와 ‘송화’ 역을 맡게 되었다.

한인 이민자들의 역사를 되돌아보다

올해는 하와이 이민 120주년이자 재외 한인들의 구심점 역할을 하는 재외동포청이 공식 출범한 해이기에 이 공연이 더욱 뜻깊다. 1920년대를 배경으로 한 <알로하, 나의 엄마들>은 조금 더 나은 삶을 위해 조국을 떠났지만, 먼 하와이에서 고된 노역을 견뎌야 했던 이민자들의 역사를 다루고 있다. 그들은 강인한 정신력으로 자녀들을 키워냈고, 가정을 이끌어 갔다. 이런 한인 가정의 중심에는 700여 명의 ‘사진신부’가 있었다. 하와이로 떠난 조선 남자들이 고국에서 짝을 찾기 위해 사진을 보내고 신부를 하와이로 불러들이는 방식의 ‘사진결혼’이 성행했고, 이렇게 결혼한 여성들을 사진신부라고 불렀다. 원작 소설은 바로 이 사진신부들의 이야기에서 버들과 홍주, 송화라는 인물을 탄생시켰다. 우리가 기억해야 하는 역사에 극적 상상력을 더한 것이다. 뮤지컬은 주체적이고 발랄한 소녀들이자, 강한 생명력을 지닌 엄마들의 연대기라는 탄탄한 원작 기반 텍스트에 눈과 귀를 즐겁게 하는 무대와 음악을 더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이이야기를 전한다. 낯선 땅에서 한인이라는 자긍심을 잃지 않고 꿋꿋이 살아간 재외동포들의 기록들은 100년이 지난 지금도 우리의 심금을 울리며, 희망과 용기의 메시지를 남기고 있다. 힘든 상황 속에서도 주체성을 잃지 않고 자신의 꿈을 향해 힘찬 발걸음을 내딛는 세 여성의 서사를 그려낸 뮤지컬 <알로하, 나의 엄마들>은 우리네 어머니의, 어머니의, 어머니를 떠올리게 하며 또한 우리 자신을 돌아보게 한다. 남녀노소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따뜻한 이야기를 만나고 싶다면, 올여름 이 작품에 주목해 보자.

ATTENTION, PLEASE
뮤지컬 <알로하, 나의 엄마들>
기간 2023년 7월 15일-2023년 8월 19일
시간 (7월) 수·금 19:30|토14:00, 19:00|일 15:00 (월, 화 공연없음)
        (8월)화·목·금 19:30|수 15:00|토·일 14:00, 19:00 (월 공연없음)
        (단, 8/6(일) 14:00, 8/15(화) 15:00 1회공연 진행)
장소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가격 가격 R석 10만원|S석 8만원|A석 5만원|B석 3만원
문의 02-399-17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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