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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터플러스

해에게서 소년에게_뮤지컬 <모차르트!> 배우 박강현

 

해에게서 소년에게

 

뮤지컬 <모차르트!>로 자신의 필모그래피를 성실하게 채워나가는 배우 박강현.
 
editor 이민정 photographer ROBIN KIM stylist 마연희(M Style) hair 김환 makeup 김범석 place 미사리 리버(@misari_river)


화이트 탑은 DYS(디와이에스), 팬츠는 일몰_임형진

 

새로운 경험을 작품의 원천으로더 나은 사람이 되는 동력으로 삼는다는 박강현에게 촬영팀은 기다렸다는 듯이 새빨간 수트를 입히고피아노 위에 올라가보라 제안하고무질서한 풀숲에 드러눕게 했다내리쬐는 자외선을 온몸으로 받아내면서도 그는 소년처럼 씩 웃으며 말한다. “아주 새롭고 아주 강렬하네요.”
10주년 기념 공연으로 돌아오는 뮤지컬 <모차르트!>는 한국 초연 당시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을 연일 매진시키며 그 해 각종 뮤지컬 시상식에서 총 11개 부문을 석권한 작품이다드라마틱한 스토리탁월한 연출아름다운 음악화려한 무대미술과 의상 등 뭐하나 빠지지 않은데다 <모차르트!>를 거쳐간 많은 배우들이 한 단계 성장했다고 입을 모은 작품이라 누가 모차르트를 할 것인가는 어느 때보다 궁금했다드디어 최종 캐스팅으로 박강현이라는 이름이 올랐다이미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배우이기에 모두가 환영하는 것은 물론 그의 작품을 한번도 보지 않은 이들조차 박강현의 모차르트를 잔뜩 기대하는 분위기다. “아직도 배울 게 천지인데요.”라고 부끄러워하면서 자신 또한 이러한 흐름을 눈치챘기에 그는 더없이 감사한 동시에 부담과 걱정이 앞선다시대를 풍미한 천재 뮤지션으로 머리와 가슴을 채우고 있는 박강현과 작품에 대해일상에 대한 얘기를 나눠보았다.  

 
뮤지컬 <웃는남자>가 한창 진행 중일 때 <모차르트!> 출연 소식을 들었습니다어떻게 10주년 기념 공연에 참여하게 된 건가요.
오디션을 봤는데 운 좋게 합격해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새로운 넘버새로운 캐릭터새로운 사람들…. 새로운 작품을 시작할 때는 늘 설레고 벅찬 마음이 있어요.
 
지난 인터뷰를 보면 새로운 도전’ ‘새로운 경험이라는 얘기를 많이 하세요.
사실 모든 게 새로워요.(웃음지금까지 야외에서 촬영한 적이 거의 없었던 것 같은데 이러한 경험들이 저라는 사람의 새로운 무언가를 만들어준다고 생각하거든요
 
<모차르트!>는 언제 처음 보셨나요.
2010그러니까 초연 때 봤어요학생 때라 공연을 많이 보러 다니던 시기가 아니었고누가 모차르트를 했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로 뮤지컬에 관심이 있던 때가 아니었어요군대 가기 전에 친구가 티켓 생겼다고 해서 3층 꼭대기에서 봤었죠무대 위 배우들이 면봉처럼 보이더라고요그럼에도 굉장히 화려해서 인상적이었어요.

 

박강현이 출연하는 <모차르트!>는 딱 한 달 남았더라고요.
큰일났네요.

작품을 위해 책이나 영화 등 참고한 레퍼런스가 있나요.
영화 <아마데우스>와 예전에 모차르트 관련 연극을 본 기억도 나요생각할수록 이 분이 어떤 사람이라고 단정짓기가 참 어렵더라고요아무래도 이 분의 업적어떤 상황에서 취했던 행동들을 바탕으로 제 머릿속의 상상과 합쳐서 만들 수밖에 없는데모차르트는 아무리 봐도 가늠하기가 힘들어요사실 침울한 성격이었다 한들 저는 무대에서 조금 다르게 표현해도 상관 없잖아요여러 가지를 상상하며 찾아가고 있습니다.

새로운 캐릭터를 만났을 때 자신에서 출발한 뒤 캐릭터와 자신의 교집합을 찾는다고 하셨어요이번 캐릭터와 박강현의 교집합은 무엇이었나요.
이번에는 다르게 접근하고 있어요. ‘로 접근하지 않고 그 인물을 저한테 가져보는 방법을 시도하고 있어요정답은 없는 거니까 여러 방법을 시도하면서 더 좋은 방향으로 가보고 싶어서요그래서 더 혼란스러운 걸까요.(웃음공연 자체도 도전적인 작품인데 캐릭터에 접근하는 방법 도한 도전이 되어 버렸습니다!

운명자유에 대한 갈망끝없는 내적 갈등… 작품 속 모차르트를 표현하는 단어입니다박강현의 모차르트는 어떤 모습일까요.
새로움에 목말라 하고항상 갈구하는 것 같아요다양한 작품을 하다 보면 아무리 그 역할에 몰입해도다른 작품의 나와 완벽한 타인이 될 수는 없잖아요그럼에도 저는 다르고 싶어요연습을 하다보니 <웃는남자>의 그윈플렌과 모차르트가 겹치는 지점을 발견했어요다른 사람은 모를 수 있는 부분인데도비슷하게 하고 싶지 않은 욕심이 있어요모차르트의 아픔을 관객이 이해할 수 있게 만들되 한편으로는 그의 선택과 행동들이 정확하게 이해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이에요조금 어려운데그는 특별한 사람이기 때문이에요왜 모차르트가 특별한가를 저의 행동과 말로 설득시키는 것이 아니라모차르트의 선택에 대해 관객들에게 생각과 여운을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랄까요.

작품을 보는 입장에서도 기승전결이 분명한 작품보다 생각하게 만드는 작품을 선호하나요?
그렇죠하지만 일단은 재밌어야 해요재미는 집중력을 만드는 엄청난 요소에요.

작품 속 모차르트는 시대를 앞서가는 아티스트그 시대의 록커 같은 존재로 표현되어 있어요음악 역시 록 스타일이면서 음역대 또한 엄청나고요.  
넘버가 정말 많아요이 작품을 통해 지구력을 배우고 있어요처음부터 끝까지 힘을 유지하려면 분배를 잘해야 해요제가 흥분해서 처음에 다 써버리면 뒤에서 쓰러질지도 몰라요지금도 어리지만 좀더 어릴 때는 열정만 가지고 무조건 부딪쳐야 했어요이제는 체력적인 부분에서 좀더 영리하게 계산할 필요가 있는 것 같아요.  

이 작품은 좋은 넘버로도 유명하죠. ‘황금별’ ‘나는 나는 음악’ ‘내 운명 피하고 싶어’… 박강현의 마음을 가장 움직이는 곡은 무엇인가요.
나는 나는 음악이요일단 노래가 너무 좋고그 장면에서 어린 아역과 함께 등장해요천재인 동시에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하고 열망하는 모습이 짠하기도 하고요노래와 장면 모두 아름다워요.

아드리안 오스몬드 연출이 2020년 버전 <모차르트!>를 두고 가장 성공적인 스토리텔링이 될 것 같다고 말씀하신 바 있어요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지난 시즌의 대본을 본 적이 없어서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장면 사이사이를 세심하게 다듬었다고 들었어요뮤지컬은 시간 제한상 어쩔 수 없이 갑작스런 전개가 이어지기도 하는데 이번 작품은 인물들의 관계왜 이 캐릭터가 여기서 등장하고 이런 선택을 했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해소됐다는 거죠매끄럽게 연결되었으니 전체적인 완성도 또한 높아지지 않았을까요.

<킹키부츠>를 제외하면 출연하신 작품이 비교적 어두워요감정적으로 좀 힘들지는 않나요.
제가 아직 선택하는 입장이 아니라서 주어진 작품을 하다보니 그렇게 됐네요무거운 작품을 더 선호하는 것은 아니지만 제가 현실에서 느껴보지 않았던 감정을 느낄 때의 뿌듯함은 커요이 작품이 아니라면 느껴보지 않을 감정들이요이 또한 배움이라고 생각해요.

이 작품을 통해서는 배우 박강현의 어떤 부분이 성장할 것 같나요.
역시나 무대 위에서의 지구력이 아닐까요한번 무대에 오르면 거의 나가는 일이 없는데 어찌 보면 오히려 편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무대 뒤에서 한참 있다가 올라가면 가끔 긴장이 떨어지기도 하니새롭게 주어진 시간들을 잘 즐겨봐야죠.

작품을 하지 않을 때는 어떻게 시간을 보내나요.
뭘 좀 많이 봐요영화드라마

집에서 잘 나오지 않나 봐요.
원래 잘 나오지 않는데 코로나19로 더 안나왔어요덕분에 영화를 엄청 봤지요아무 생각 없이 푹 쉬는 것도 좋겠지만 연기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뭐라도 봐야 안도감이 생겨요강박일까요.

 

 

 
박강현의 수식 중에 배우로서 폭풍 성장이란 단어가 많아요팬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것을 실감하나요.
제가 작년 연말에 콘서트를 했을 때 정말 많은 분들이 와서 축하해 주셨어요내가 참 분에 넘치는 사랑을 받는구나 싶었는데 일상에서 확 와닿을 정도로 실감 나는 건 아니에요콘서트 때 춤을 췄는데 제게 마이너스가 되는 것 같아 이제 안추려고요.(웃음일년 정도 배워서 자신있게 춰볼까요
 
지금까지 연극은 딱 한 작품 <나쁜 자석>을 했어요작은 무대가 그립지는 않나요.
제가 졸업한 성균관대학교 연기과에서는 뮤지컬이라는 커리큘럼이 없었어요수업 시간이나 장면 발표 때 고전 연극을 주로 했었죠뮤지컬과는 달랐던 카타르시스가 아직도 기억나요배우들과 관객이 느끼는 분위기가 일체할 때 공연장 전체에 감돌았던 분위기가 정말 묘했어요. <나쁜 자석때 무대에서 원없이 소리를 질렀던 기분 좋은 경험도 있고요대극장이든 소극장이든 저는 무대가 한없이 두려우면서 재미있어요.
 
무대에 오르기 직전에는 직전에는 무슨 생각을 하나요.  
내가 할 수 있을까아이 모르겠다 하는데 정신 차리고 보면 무대 위에요중압감에 시달릴 때는 꿈도 꿔요공연하다가 머릿속이 새하얘지는 꿈무대에 올랐는데 와이어리스 마이크를 안차고 있는 꿈… 다행히 실제 관객의 눈에 띌만한 아주 큰 실수는 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배우라는 직업은 어쩔 수 없이 삶의 영역을 많이 침범합니다배우는 직업일까요삶 자체일까요.
… 직업이겠죠저는 직업으로 생각하지 않으려는 것 같아요물론 일적으로 생각하면 책임감이 더 생길지도 모르겠지만공연을 앞두고 느끼는 부담감을 저는 열정으로 지워버리곤 했어요사람들의 관심과 사랑을 먹고 자라는 직업이라 부담으로 다가올 때가 많은데 그럼에도 배우라는 일은 제게 큰 보람을 주고 너무 좋으니까요.
 
평소에 좋은 선배들에 대한 얘기를 종종 하십니다도움을 받았다거나 잊지 못하는 선배는 누구인가요.
제가 만난 모두에요저는 누군가 좋지 않은 행동을 하면 하지 말아야겠다’, 좋은 행동을 보면 나도 해야겠다’ 기억하고 흡수하려 노력하기 때문에 특별한 한 사람을 꼽을 수는 없어요제가 누군가를 해바라기처럼 따르는 스타일도 아니고요언젠가 화장실에 이런 문구가 붙어있더라고요. ‘세상에서 가장 현명한 사람은 모든 이에게서 무언가를 배울 수 있는 사람이다’. 모든 사람을 평등하게 바라봐야 한다는 탈무드의 명언을 되새기려 노력합니다.
 
요즘 방송에서 <팬텀싱어>가 한창입니다. ‘미라클라스의 멤버로서 방송을 보면 어떤 기분이 드나요.  
출연하는 이들이 얼마나 힘들고 치열한지를 아니까 그저 편하게 보아지지는 않아요오히려 저는 제 방송을 거의 안봤어요방송이 나올 시간에 저는 선곡을 하고 있어서이기도 했지만 민망함이 더 컸으니까요그런데 저희 멤버에 김주택 바리톤이 있어요정말 노래 잘 부르는 세계적인 스타거든요그 형은 언제나 자신의 부른 곡을 계속 듣더라고요그만 들어도 될 것 같은데도 계속 들으며 고칠 점을 체크해요정말 좋은 배울점이라 생각해서 그 뒤로 저도 따르고 있습니다.
 
말씀대로 만나는 분들의 배울 점을 잘 흡수하시네요.
그쵸?(웃음)
 
배우 박강현이 생각하는 뮤지컬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음악음악이 나오는 순간 듣는 사람의 마음 속에 마법을 심어줘요음악을 만든 사람음악을 하는 사람음악을 듣는 사람 사이의 아름다운 교감을 만들어주죠작곡을 하는 사람은 음을 적는 게 아니라 감정을 적는다고 생각해요음악은 감정이다!
 
어떤 배우로 기억되고 싶은가요.
제가 엄청 대단한 사람이 아니잖아요. ‘박강현도 하는데 나도 할 수 있지 않을까’ 많은 이들에게 용기를 줄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화이트 탑은 엑스페리먼트(XPERIMENT), 스트라이프 팬츠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ATTENTION, PLEASE
뮤지컬 <모차르트!> 10주년 기념 공연
기간 2020년 6월 16일-2020년 8월 9일
시간 19:00 화·목|15:00 20:00 수·금|14:00 19:00 토 |15:00 일(월 공연 없음)
장소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문의 02-6391-6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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