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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터플러스

DREAMS COME TRUE_국립극장 음악극 <합★체>

DREAMS COME TRUE

쌍둥이로 만난 이성민과 박정혁이 그려내는 유쾌하고 따뜻한 성장기.
바닥에 떨어져도 다시 튀어 오를 수 있는 나만의 ‘좋은 공’을 찾아 마음의 힘을 키워가는 여정을 통해 움츠러든 모든 이들에게 위로와 웃음을 전한다.
editor 조은화


국립극장에서 창작 초연되는 음악극 <합★체>는 ‘맨홀’, ‘다윈 영의 악의 기원’ 등 수작을 내놓은 박지리 작가를 등단시킨 첫 작품이자 사계절문학상 대상수상작인 소설 ‘합체’를 원작으로 한다. 저신장 아버지를 둔 쌍둥이 ‘합’과 ‘체’의 성장담을 그리는 작품으로 유난히 작은 키를 키우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좌절해도 다시 일어날 수 있는 힘을 키우는 과정을 담았다. 이번 공연은 장애인 관객의 관람에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배리어 프리 공연으로 진행한다. 배리어 프리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며 자막과 음성해설을 갖춘 공연은 이전에도 있어왔지만 이번 <합★체>는 특별하다. 극 중 배역인 라디오 DJ ‘지니’가 해설자로 등장해 무대변화와 등장인물이 놓인 상황, 내면을 음성해설로 들려준다. 수어 통역은 배우들과 함께 무대를 누비며 수어뿐 아니라 안무, 표정 등 입체적인 표현을 선보인다.
준비과정을 담기 위해 연습실을 찾았다. DJ 지니는 무대의 뒤편에 자리를 잡고 다양한 의성어와 의태어를 활용해 듣는 재미를 증폭시켜주었다. 또한 수어 통역 배우들은 연기와 노래에 자연스럽게 녹아든 시각언어로 농인은 물론 수어를 모르는 관객도 음악을 볼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하고 있었다. 청각과 시각의 풍성함을 극대화하는 효과로 작용해 ‘확장된 배리어 프리’를 선보이는 것. 하나의 배역을 두 사람이 동시에 연기하는 것에 어려움도 있어 보였다. 한 몸처럼 움직이며 동선이 충돌하지 않도록, 호흡을 맞출 수 있도록 집중해야 했다. 연습 도중에도 잠시 멈춰 위치와 타이밍 등 디테일한 요소들을 정하고 다시 한 번 같은 장면을 반복하며 여느 때보다 많은 약속들로 공연을 채우고 있었다. 누구도 배제되지 않고 모든 사람들이 편하게 볼 수 있는 공연을 만들기 위해 여러 가지 가능성을 모색하는 배우들과 연출진. 깊은 고민과 다양한 접근 방법으로 준비한 공연 <합★체>로 관객 모두에게 다정한 위로를 건넨다.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이성민 합 역할을 맡은 이성민입니다.
박정혁 체 역할을 맡은 박정혁입니다. 쌍둥이를 연기하고 있는데 실제로 동갑내기 고등학교 동창이에요.
이성민 10년 전부터 서로의 존재를 알고 있었어요.
박정혁 학교다닐 때도 닮았다는 얘기를 들어서 쌍둥이로 무대에 서게 됐다는 소식을 듣고 반가웠죠. 똑같이 입혀놓으니까 정말 비슷하더라고요.

합과 체는 어떤 인물인가요?
이성민 의사를 꿈꾸는 모범생 합은 묵직한 면모로 중심을 잡을 줄 아는 캐릭터입니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어려운 환경에서 자랐기 때문에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을 도와주고 싶어해요.
박정혁 두 사람은 마치 물과 불 같아요. 합은 차분한 성격이지만 체는 키에 대한 콤플렉스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불 같은 성격이에요.

캐릭터와 실제 성격이 비슷한가요?
박정혁 계도사님께 ‘33일간 계룡산에서 수행을 하면 키가 클 거다’ 라는 말을 듣자마자 부랴부랴 짐을 싸서 떠나는 장면이 있어요. 목표를 이루기 위해 무조건적으로 돌파하는 추진력이 저와 체의 교집합인 것 같아요.
이성민 말을 아끼고 덤덤하게 표현하는 성격이 비슷해요. 그런데 저는 공부에 관심이 크지 않았고 운동을 정말 좋아하거든요. 합에 비하면 활동적인 편이에요.

배리어프리로 준비된 공연에 대해 자세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박정혁 수어통역, 자막, 음성해설 등 다양한 방법이 준비되어 있어요. 저희 작품의 음성해설은 특별히 가상의 라디오 DJ ‘지니’라는 캐릭터를 통해 구현됩니다. 또 사전에 예약을 받아 무대의 촉감이나 의상, 소품들을 만져볼 수 있는 터치투어도 제공하고 있어요. 국립극장 홈페이지와 유튜브에서는 작품 소개와 예매방법을 자막과 수어 통역이 담긴 영상으로 안내받을 수 있습니다.

합_이성민

신경써야 할 부분이 많을 것 같아요.
이성민 처음에는 수어 통역 배우들과 같은 동선을 쓰는 것 자체가 버거웠어요. 제가 편한 대로 움직일 수도 없고 특정 각도에서 동작이 가려지지는 않는지 확인할 것들이 많았어요. ‘체’의 옆에도 통역 배우분이 계시니 네 명이 함께 움직여야 하거든요. 하지만 통역을 넘어 또다른 합과 체로 등장하기 때문에 안무와 감정이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돼서 재미있는 요소들이 많아요.
박정혁 무장애 공연이라는 취지에 잘 맞춰가고 있는지 끝없는 검열도 필요해요. 혹시 모르고 넘어가는 부분이 있거나 잘못된 정보를 전달하고 있지는 않은지 확실하게 짚고 넘어가려고 끊임없이 고민하며 노력하고 있어요.

쌍둥이로 연기하며 호흡은 잘 맞나요?
박정혁 합이 형이라 그런지 제가 하는 이야기들을 정말 이해심 깊은 형처럼 잘 들어줘요. 고마워. (웃음)
이성민 오랜만에 만났을 때는 어색했지만 공유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마음이 가더라고요. 같이 닭가슴살도 먹고 대화도 많이 해요.

식단관리를 같이 하나요?
박정혁 배우들 전원이 닭가슴살 생활을 하고 있어요. 살을 빼야 하는 캐릭터가 아닌데도요. (웃음)
이성민 정혁이가 끼니 때는 정말 철저하게 식단관리를 하는데 쉬는 시간이 되면 자꾸 과자를 먹어요. 차라리 저처럼 세끼 다 챙겨 먹고 운동을 하면 될 텐데요.
박정혁 연습 중 서있는 시간이 길기 때문에 ‘과자 하나 정도는 먹어도 되겠지’ 하는 보상심리가 생겨요. 그렇지만 식사는 정말 닭가슴살과 샐러드만 먹고 있습니다.
이성민 저는 오디션 때 7kg 감량을 약속했어요. 3kg 정도만 더 빼면 될 것 같아요.

초연이다 보니 각자의 해석이 중요할 것 같아요.
박정혁 원캐스트이기 때문에 제가 보여드리는 모습이 ‘체’의 이미지로 형상화 되는 것에 부담이 있어요. 원작의 인물처럼 표현되지 않으면 어떡하지 하는 걱정과 색다른 체를 보여드림으로써 내가 정답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 자부심이 동시에 들어요.
이성민 각자의 의견을 최대한 많이 나눌 수 있는 게 초연의 장점이에요. 처음에는 맞는 방향을 찾는 것이 힘들었지만 원활한 소통에서 나온 다양한 방안들을 하나씩 시도해보고 있어요. 지칠 때도 있지만 괜찮은 결과물을 내보였을 때 큰 힘이 나서 욕심도 생기고 즐거워요.

체_박정혁

작품에서 말하는 내면의 탄력도를 키울 수 있는 동력이 있나요?
박정혁 초연이기 때문에 밤새 만들었던 장면이 완전히 사라지기도 하는 과정들이 반복되며 힘이 빠지기도 하지만 서로가 서로를 공처럼 튕겨주며 탄력적인 분위기가 형성됐어요. 아무 말이나 던졌는데 상대가 툭 받아쳐줬을 때 예상치 못한 결과물이 나오더라고요.
이성민 함께 하는 동료들이 큰 힘이 돼요. 그리고 관객분들이 저희 공연을 봐주 신다고 생각하면 더 큰 열정을 불태울 수 있죠.

마음에 남는 장면이 있다면요?
이성민 체가 키가 커지는 훈련을 하기 위해 합을 계룡산으로 끌고 가는 장면이 있어요. 산 속 동굴에서도 공부를 하고 있는 합에게 ‘왜 그렇게 공부만 하냐?’ 라는 질문을 던져요. 그런 질문을 한다는 건 이전에 두 사람 사이에 대화가 없었다는 걸 보여주는 거죠. 친한 친구도 없고 말수도 적어서 평소에 입을 꾹 다물고 있던 합이 동굴 속에서 처음으로 자신의 속마음을 드러내는 장면이 굉장히 소중해요.
박정혁 ‘좋은 공’ 장면이요. 좋은 공이라는 건 비싼 브랜드의 공이 아니라 크기도 적당하고 탄력도가 있어서 다시 튀어 오를 수 있는 나만의 공이거든요. 관객들도 각자의 상황을 대입해서 느낄 수 있는 점이 분명히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배우로서 목표가 궁금합니다.
이성민 제 목표는 지치지 않고 계속 연기를 사랑하는 거예요. 연기에 대한 애정이 있다면 어떤 일이 닥쳐도 끝까지 해낼 거라고 생각해요.
박정혁 처음 합류 당시 제가 해야 하는 공연이라고 생각했어요. 돌아가신 이모께서 다리가 불편하셔서 제 공연을 보러 오실 수 없었거든요. 배리어프리 공연인만큼 아픔을 알고 있는 제가 체의 역할을 한다는 건 운명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해요. 저 또한 공연을 통해 많은 위로를 받기 때문에, 보는 사람들에게 위로와 따뜻함을 드리고 싶어요.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나요?
이성민 꿈과 희망을 전달하고 싶어요. 키가 클 수 있다는 희망을 버리지 않고 계룡산으로 떠나 수련하는 체의 모습을 보며 저의 꿈과 희망은 무엇인지, 어떤 일을 할 수 있을지 생각하며 마음을 다져가고 있어요.
박정혁 장벽에 막혔을 때 돌파하는 것만이 답이 아니고 넘어가거나 돌아가는 다른 길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알려드리고 싶어요. ‘자신만의 길을 찾아라’ 라는 메시지가 잘 전달됐으면 해요. 많은 준비를 한 만큼 모든 분들이 더 편한 공간에서 다양한 도움을 받으며 공연을 즐기신다면 더 바랄 게 없다는 마음입니다.

음악극 <합★체>
기간 2022년 9월 15일-2022년 9월 18일
시간 평일 19:30 주말 15:00
장소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가격 R석 4만원 | S석 3만원
문의 02-2280-4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