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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터플러스

말하지 않아도_뮤지컬 <안나, 차이코프스키> 에녹&최수진

말하지 않아도

차이코프스키의 음악을 만난 배우 에녹과 최수진이 우리에게 건네는 위로.

editor 조은화 photographer 김진호 place 갤러리카페 모짜르트


러시아의 위대한 작곡가 차이코프스키의 일생을 무대 위에서 만난다. 창작 초연되는 뮤지컬 <안나, 차이코프스키>는 19세기 러시아를 배경으로, 민족주의를 주장하는 이들의 비방을 받으면서도 자신의 음악적 소신을 지켰던 차이코프스키와 그의 작곡을 돕는 문학잡지 편집장 안나가 음악 작업을 하며 응원과 위로를 나누는 이야기다. 발레 <호두까기 인형>과 오페라 <예브게니 오네긴> 속 음악과 드라마가 워낙 아름답기에 어쩌면 이 작품 역시 꿈과 낭만이 가득할 거라 상상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차이코프스키의 작품 속 세상과 실제 러시아의 상황이 오간다는 설정, 현실과 환상의 공존, 비밀을 품은 상징적인 언어들, 숨어있는 메시지 등 작품을 설명하는 키워드를 보면 선뜻 이해하기 쉽지 않다.
차이코프스키와 안나 역을 맡은 배우 에녹과 최수진 역시 웃으면서 동의했다. 그럼에도 충분히 공부를 마치고 난 다음날 자신있게 시험지를 받아든 학생처럼, 작품을 얘기하는 반짝이는 눈에는 자신감, 치열함, 뜨거움, 열정이 담겨 있었다.

처음 선보이는 <안나, 차이코프스키>는 어떤 작품인가요.
최수진 차이코프스키의 일생에 허구의 서사와 인물을 더해 예술에 대한 깨달음과 사랑의 열병을 이야기하고 있어요.
에녹 전쟁 속 시대가 예술가에게 요구하는 것들로 인해 각기 다른 선택을 하는 인물들이 등장합니다. 같은 상황에 내몰린 안나와 차이코프스키가 서로를 이끌어주며 더 나은 방향으로 탈피하는 모습을 볼 수 있어요.

작품 속 차이코프스키는 어떤 인물이라고 생각하나요.
에녹 아직은 캐릭터와 친해지는 중이에요. 실제 인물의 특징을 극대화하는 것이 함께 하는 배우들과 스태프들과 논의했던 점이에요. 극 중 차이코프스키는 진취적이지 못하고 수동적인 면모를 보여줘요. 속은 타지만 겉으로 토로하지 못해 답답함을 느끼기도 하고요. 사랑하는 사람과 자신의 작품을 대할 때도 적극적이지 못한 태도를 보이는 모습을 부각하면 어떨까 얘기를 나누었습니다.
최수진 안나는 머릿속 생각을 시로 표현할 수 있었던 사람이에요. 차이코프스키와의 첫 만남에서는 대범하지만 위트있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해요. 안나는 원래 그의 음악을 사랑했던 사람이기 때문에 함께 작업하게 됐을 때 굉장히 기쁘거나 벅차오르는 감정을 느낄 수도 있어요. 하지만 들뜨기보다 굉장히 자연스럽게 동료로서, 조력자로서의 역할에 들어가는 모습을 보여주죠. 장면들이 설득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캐릭터가 어떤 심지를 가지고 살아왔는지가 확고하게 나타나야 할 것 같아요. 등장만으로도 어떤 인물인지 파악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차이코프스키와의 만남을 통해 결핍을 채우고 성장 하며 변화해가는 과정을 겪을 것 같아요. 그런 지점들이 어떻게 드러나고 채울 수 있을지를 많이 고민하고 있어요.
에녹 안나의 직업이 편집장이거든요. 글을 쓰고 편집해서 다른 사람 글까지 검토하고 출판을 할 정도의 사람이라면 생각이 깨어 있고 진취적이기도 하겠죠. 그리고 전쟁이라는 사건이 주는 변화도 있어요. 시대적인 배경 때문에 여자로서 힘든 점도 분명히 있을 테고 사상적으로도 부딪히는 부분들이 있었을것 같아요.

안나의 서사적 키워드는 극복인가요?
최수진 극복도 있지만 작품의 주된 서사를 이루고 있지는 않아요. 인물들 사이의 상호작용에 포커스를 두고 있어요.
에녹 저와 같이 악보와 노래, 작품을 만들면서 함께 성장하는 그림들이 있어요.

서로가 서로에게 가지는 의미가 클 것 같아요.
에녹 제게 안나는 철저하게 갇혀 있던 것들을 꺼내 줄 수 있는 사람인 것 같아요. 차이코프스키가 낮게 여겼던 스스로의 예술과 가치를 확장시켜주는 사람이에요. 작업 과정에서 아픔을 공유하고 위로를 나누며 끝까지 저를 이끌어 주고 이전까지 쌓아왔던 갈등과 고뇌를 승화해 주는 사람이에요.
최수진 차이코프스키는 음악으로 안나에게 살아갈 원동력과 힘을 줬어요. 시대가 안나를 압박하지만 그의 음악을 통해 견딜 수 있었는데 관계를 쌓은 후에는 오히려 입장이 바뀌게 돼요. 힘을 잃은 차이코프스키를 격려해주고 리드하게 되죠. 상대의 예술을 통해 채웠던 갈증을 다시 차이코프스키에게 돌려주는 일련의 과정들이 관객들에게 위로로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서로가 서로에게서 감정과 힘을 주고받는 모습이 두드러지니까요.
에녹 차이코프스키는 안나를 통해 다시 음악을 쓸 힘을 얻게 되고 안나는 그렇게 탄생한 음악으로 자기의 글을 쓸 수 있게 돼요. 서로에게 큰 시너지가 생기는 관계예요.

차이코프스키 음악을 평소에도 좋아하나요?
에녹 한때는 정말 좋아했죠. 저는 클래식을 많이 듣게 된 계기가 차이코프스키예요. 정서와 음악적 구성들이 너무나 편안하게 다가오면서 감동을 주더라고요. 자연스럽게 당대의 다른 음악도 듣게 됐죠.

작품에 더 각별한 애정을 느끼나요?
에녹 언젠가는 제 손으로라도 차이코프스키를 뮤지컬로 만들고 싶은 생각이 있었죠. 굉장히 기구한 삶을 살기도 했고 혼자 많은 상상을 한 적도 있어요. 그래서 대본을 받았을 때 뒤도 안 돌아보고 하고 싶다고 말했어요.

차이코프스키는 유명한 작곡가잖아요. 넘버를 기대해봐도 좋을까요?
최수진 도입부만 들어도 아는 곡들이 있을 거예요.

어렵지는 않나요?
최수진 저는 너무 어려워요.
에녹 듣기에는 쉬울지 모르겠지만 부르기는 정말 힘든 곡들이에요. 듣자마자 알 수 있는 익숙한 차이코프스키의 음악에 시어로 된 가사가 얹어진 곡도 있고, 처음 듣는 낯선 음악도 있어요. 편곡과 가사를 곱씹어 보면 정말 많은 고민을 하셨겠구나 싶어요. 하지만 노래를 부르는 입장에서는 도약이 많고 변박도 잦아서 리듬잡기가 정말 어려워요.
최수진 그리고 엄청 높아요. 일부러 더 높게 쓰고 싶었다고 하시더라고요. 이정도의 고음은 처음 들어보는 것 같아요. (웃음)

목관리가 중요하겠네요. 나만의 비법이 있나요?
에녹 여러 작품을 하다 보면 비법을 터득하게 돼요. 우리는 무대에서 늘 100% 를 보여주고 싶거든요. 보여드릴 수 있는 것을 최대한 발휘하기 위한 노하우를 끝없이 찾는 것 같아요. 배우는 같은 극을 여러 번 연기하지만 관객들은 매번 가장 극대화된 감정을 느낄 수 있어야 하니까요. 저희는 끊임없이 공연을 해야 하기 때문에 그날 그날 컨디션을 확인하고 좋은 상태를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는 목을 충분히 스트레칭하고 가습에도 신경 써요. 만약 심각하게 좋지 않다고 느껴지면 바로 병원을 가야 해요. 병원과 친해져야 합니다.
최수진 사실 제 성대는 계속 써야 좋은 컨디션을 유지해요. 예전에 작품 세 개의 공연과 연습을 함께 한 적이 있는데 체력적으로는 무척 힘들고 어려웠지만 목 하나만큼은 멀쩡했어요. 목소리를 내지 않으면 오히려 잠기니까 쉴 수가 없는 거예요. 만약에 하루이틀 집에서 말을 하지 않고 있었는데 다음 날 공연이 있으면 일부러 노래를 할 정도예요. 굳이 관리를 하는 게 있다면 올바른 방법으로 말하고 잠을 잘 자는 것? 워낙 물을 많이 마셔서 가습기도 필요 없어요.
에녹 너무 부러워요.

안나의 모티브가 된 안나 아흐마토바의 작품을 읽어 봤나요?
최수진 시대 배경이 달라서 크게 참고하지는 않았어요. 다만 아흐마토바가 사랑에 대해 이야기하는 문장이 무척 아름답고 절절해서 취향과 잘 맞았고 좋았어요.

<안나, 차이코프스키>는 처음 봤을 때 쉽게 와닿는 작품은 아닐 것 같기도 해요.
최수진 대부분의 창작이 그렇듯 처음 받은 대본을 기반으로 연습이 진행될수록 배우들, 연출진 분들과 대화를 하며 더 좋은 방향으로 발전이 돼요. 어려운 작품이지만 계속해서 보충되는 과정이 끝나면 이해도를 높일 수 있을 것 같아요.
에녹 처음 받은 대본과 다같이 모여서 접한 대본은 완전히 다른 모습이었어요. 아마도 극장의 규모와 음악적 구성들을 생각하면서 접근하는 방향이 달라졌을 것 같아요. 물론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와 맥락은 통하고 있지만요. 극의 구조와 이야기를 풀어내는 방식이 처음과는 다른 작품을 본 듯한 느낌이었어요. 그래서 지금도 작품이 가지고 있는 여러 요소들을 잘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을 열심히 고민하고 있어요.

캐릭터와 스스로의 비슷한 점이 있나요?
에녹 맡은 캐릭터의 특징들을 확대해서 생각하거나 행동의 이유를 추측해보게 돼요. 제게도 차이코프스키가 가지고 있는 소심함과 예민함이 당연히 존재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제 모습을 투영시켜서 보게 되는 것 같아요.
최수진 지금보다 어렸을 때는 나와의 공통점에 집중했어요. 그래서 나 같지 않으면 이해하기 힘들고 어렵게 느껴질 때가 있었죠. 지금은 제 안에도 다양한 모습이 있다는 걸 알게 된 것 같아요. 다양한 상황들을 맞닥뜨리고 저와는 다른 사람들을 만나면서 몰랐던 면모들을 발견해요. 갈수록 경험이 쌓이다 보니 새로운 캐릭터를 만났을 때도 납득할 수 있게 됐어요.

작품을 준비하고 올리는 과정에서 더 예민해지기도 할 것 같아요.
에녹 뮤지컬은 협동이 필요한 작업이잖아요. 점점 나이를 먹어가며 서로 설득하고 타협하는 부분에 있어서 노련함이 늘어가는 것을 느껴요. 여전히 예민한 면이 있지만 시간상, 여건상 포기해야 되는 것들을 빠르게 포기할 줄 알게 됐죠. 작품에서 요구하는 디테일을 따라가려고 노력하는 시간들을 통해서 다듬어지고 있는 게 아닐까요.
최수진 ‘상황이 주어졌을 때 상대는 이렇게 생각하는구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 저 역시도 그런 적이 있다는 걸 비춰볼 수 있어요. 무대 위에 올라 목소리를 내고 연기를 하는 직업이기 때문에 분명히 예민한 점이 있죠. 하지만 함께하는 사람들과의 협동과 타협이 너무 중요하기 때문에 날을 세우는 것보다는 유연한 태도로 ‘그럴 수 있지’ 하고 받아들이려고 해요.

갈수록 본인의 다양한 면모를 발견하겠군요.
에녹 스스로를 파악하는 것은 물론이고 타인에 대한 이해도도 높아지는 것 같아요. 다재다능하고 특별한 사람들과 함께 작업하며 상대에게 공감하려고 노력하기도 하고, 또 여러 작품을 통해서 하고자 하는 이야기도 결국 ‘사람’에 대한 이야기니까요.

캐스팅 라인업이 굉장히 탄탄해요.
최수진 함께하는 사람들이 너무 좋아요. 김소향 배우와도 얘기를 나눴는데 자랑스럽고 믿음직스러운 마음이 무척 커요. 다들 본인의 끼와 재치, 센스를 120% 보여줄 수 있는 사람들이어서 엄청난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어요. 에너지가 있기 때문에 좋은 작품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럼 그 틈에서 자신의 장점은 뭐라고 생각하나요?
에녹 굉장히 실력 있는 배우들과 같은 역을 맡았기 때문에 오히려 부족함을 느끼죠. 그래서 어떻게든 잘해야 한다는 걱정과 부담감이 커요.
최수진 그런데 비주얼이 진짜 작곡가같지 않아요? 싱크로율이 잘 맞는 거죠.
에녹 감사합니다.(웃음) 아직은 저의 차이코프스키를 찾아보는 중이라서 조심스럽기도 하고 관객분들께서 보시고 특별함을 찾을 수 있도록 열심히 해서 좋은 모습 보여드려야겠다는 마음이에요.
최수진 안나 세 명 중 언니와 동생 사이의 중간이 저예요. 최서연 배우는 막내의 밝고 통통 튀는 모습이 있다면 김소향 배우에게는 굉장한 깊이가 있어요. 그래서 각자의 특징들을 중간에서 쏙쏙 잘 가져가고 싶어요.

예술가들의 생애를 다룬 작품은 많죠. <안나, 차이코프스키>의 다른 점은 무엇인가요?
에녹 전에 연기했던 다른 예술가들을 곱씹어 보면 절대 빠져서는 안 되는 요소가 ‘사랑’이라고 생각해요. 다만 인물들의 표현법에 있어서, 또는 예술가의 작품에 녹여내는 방식에 있어서 다른 점이 있는 것 같아요. 어떻게 접근하느냐의 차이죠. <안나, 차이코프스키>에서는 현실이 아닌 작품 속의 환상을 이용해서 감정을 연출해요. 그래서 다른 극과 비교했을 때 특별한 표현 방법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작품에서는 어떤 사랑을 말하고 있나요?
에녹 사랑에는 여러 종류가 있다고 생각해요. <안나, 차이코프스키>에서는 개인적이고 이성적인 사랑도 말하고 있지만 전쟁이라는 거대한 소용돌이 속에서 복합적인 감정을 느끼기도 해요. 하지만 자신의 마음을 끝까지 입 밖으로 꺼낼 수 없어서 힘들어하죠. 하고 싶은 말을 음악으로나마 전달하는 방법이 주목해야 할 포인트가 될 것 같아요.
최수진 사랑이 개개인의 힘이 되고 행동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는 걸 얘기하고 싶은 것 같아요. 인간이 삶 속에서 무언가를 원하고 이뤄낼 때도 사랑이 있어야 하고 결국 사랑이 인간을 움직이도록 만든다는 것이 표현됐으면 좋겠어요.

직접적으로 제시하지는 않나요?
에녹 직설적인 게 없어요. 상징적이지만 이해할 수 있도록 전달하는 게 저희에게 요구하는 부분인 것 같아요. 갇혀 있던 저를 안나가 꺼내주는 순간들도 직접적이지는 않아요. 차이코프스키는 자기의 작품 안에서도 자기 변명을 표출하면서 작품 속으로 숨으려고 하거든요. 그런데 안나가 그런 점들을 잘 다듬어서 작품 안에 녹여내서 자아와 생각을 발현시킬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역할을 해 줘요.

그럼 두 분께 사랑은 무엇인가요?
최수진 정말 할 얘기가 많죠. (웃음) 얼마 전에 삶 속에서 모토가 되는 얘기를 들었는데 사랑하기로 결정하는 것이 사랑이라고 하더라고요. 내 안에서 갑자기 호감이 생겨서 좋아하게 된 것이 아니라 대상이나 조건이 받쳐지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저 사람을 사랑해야 한다, 사랑할 것이다 라고 결정을 내리고 그 감정을 유지하는 게 사랑이라고요. 쉽지 않은 일이지만 정말 그래요. 누군가를 사랑하기로 마음을 먹고 함께 가겠다고 결정하는 건 쉽게 품은 마음으로 할 수 있는 건 아닌 것 같아요.

결정하지 않았지만 갑자기 찾아오는 게 사랑이라는 생각도 드는데 에녹 배우는 어떤가요?
에녹 수진 배우의 말처럼 결정에 의한 것도 중요한 것 같아요. 하다 못해 반려 동물을 기를 때도 끝까지 책임지겠다는 결정에서부터 출발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연인 간 사랑의 바탕이 되는 신뢰도 그 사람을 믿겠다고 내린 결정이고요. 그렇지만 마음가짐에 따라서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지는 것 같기도 해요. 어떤 심리학 책에서 ‘사랑은 그 사람의 정신적 성숙을 위해 끝없이 노력하고 도와주는 것’이라는 말을 읽었어요. 내가 아니라 그 사람이 살아갈 삶의 풍요로움을 위한다는 말이었는데 어느 정도 공감을 했죠. 질문처럼 어쩔 수 없는 감정이라는 말도 공감이 돼요. 마음이 가고 생각나는 걸 어쩌겠어요. 그리고 죽을 만큼 힘들면 포기해야 하는 것도 어쩔 수 없죠. 그래서 더더욱 의지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놔줘야 할 때 그럴 수 있는 의지랄까요. 나중에 이 질문을 받으면 또 다른 대답을 할지도 몰라요.

두 분은 스스로 사랑이 많은 사람인 것 같나요?
에녹 솔직히 겁나는 부분이 있어요. 경험에 의한 두려움이죠. 그래서 다른 감정들에 비해서 사랑이 더 크게 보이고 무섭기도 해요.
최수진 예전에는 제가 사랑이 많은 사람이라고 생각했어요. 누군가를 자신보다 더 위하며 헌신하고 최선을 다했던 경험이 있으니까요. 그런데 끝까지 사랑하기로 결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 혼자인 거 아닐까요? 나는 아직 그 정도의 대단한 사람은 되지 않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요. 요즘은 남녀를 떠나서 동물, 자연, 인류까지 사랑을 모토로 살면 다 되는 거 같아요. 그럼 대부분의 상황을 이해할 수 있고 신뢰도 쌓이고 모든 가치들이 따라오는 것 같아요. 그렇게 되기 위해 노력하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에녹 한 마음으로 잘 모아서 좋은 작품 올릴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습니다.
최수진 줄거리보다는 저희가 전하고 싶은 심상들을 함께 느끼고 나눠 가질 수 있기를 바랍니다. 각자가 품고 있는 치열함을 투영해서 봐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ATTENTION, PLEASE
뮤지컬 <안나, 차이코프스키>
기간 2022년 9월 3일-10월 30일
시간 평일 20:00 | 토 15:00 19:00 |
일·공휴일 14:00 18:00 (월 공연 없음)
장소 대학로 유니플렉스 1관
가격 R석 8만8천원 | S석 6만6천원 | A석 4만4천원
문의 02-6498-04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