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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터플러스

도전하는 즐거움_배우 김리

도전하는 즐거움

여성 음악인들을 위한 뮤지컬 경연 프로젝트 <미스 뮤지컬>을 기획한 배우 김리. 그는 “성별을 나누자는 게 아니에요. 그저 기회가 없는 사람들에게 기회를 만들어주고 싶은 거죠.”라고 말한다. 
editor 나혜인


ⓒNa Hye in

<팬텀싱어2> 당시 왜 여성 4중창단은 뽑지 않느냐는 질문에 김형중 피디는 “시기상조”라고 답했다. 이후 다시 남성 출연자들로만 구성된 <팬텀싱어3>이 제작되었고, 뒤 이어 남성 뮤지컬 배우들만을 위한 <더블 캐스팅>이 탄생했다. 이쯤 되면 의문이 생긴다. 여성 전문 음악인을 위한 시기는 언제 찾아오는 것일까라는 순수한 궁금증. <프로듀스 101><미스트롯>을 떠올려 봐도 여성 경연 프로그램이 경쟁력 없다고 보기엔 어폐가 있는데 말이다. 그리고 여기에 김리는 “없으면 내가 만들면 되지!”라는 발랄하고 대담한 발상을 내놓는다. 이름하여 <미스 뮤지컬>. 이는 김리의 유튜브 채널 ‘김리와 함께하리’에서 진행되는 온라인 뮤지컬 경연 프로젝트로, 매 영상이 SNS에 화제를 일으키고 200명이 넘는 지원자가 쏟아졌다.

시작부터 반응이 폭발적이었어요. 이런 반응을 예상하셨나요?
저도 이렇게까지 반응이 좋을 줄은 몰랐어요. 그냥 번뜩이는 아이디어였거든요. ‘내가 한 번 해볼까?’라고 생각하면서 이게 과연 될까 싶기도 했어요. 그래도 일단 부딪혀 본거죠. 막상 시작하고 나니 시행착오를 겪기도 했는데, 천천히 시간을 두고 진행해보려고 노력 중이에요.

오디션을 진행해야겠다고 마음 먹은 계기가 있을까요.
<팬텀싱어>를 처음 봤을 때 시즌2나 시즌3 정도가 되면 당연히 여자 버전이 나올 거라고 생각했어요. 만약에 하게 되면 나도 꼭 나가야겠다는 생각도 있었고요. 그런데 시즌3까지도 기회가 없는 거예요. 그 뒤에 나온 <더블캐스팅>도 마찬가지로 남자만 지원할 수 있었잖아요. ‘왜 여자들에게는 기회조차 주지 않지?’ 라는 생각이 들었죠. 조금 억울했어요. 사실 여자 배우들이 설 무대가 많지 않거든요. 그러다 보니 관객들이 여자 배우를 선호하지 않나 라는 막연한 생각도 했었어요. 하지만 개인 유튜브를 시작하면서 댓글을 통해 관객들이 여자 배우의 노래를 듣고 싶어하고 그들의 역량을 보고 싶어한다는 걸 알게 됐어요. 그래서 프로그램이 생기길 기다리는 것보다 제가 만들기로 한 거죠.

오디션은 어떤 식으로 진행되는지 궁금합니다.
제가 1차로 16명을 뽑았고 심사위원분들이 2차로 심사를 보실 예정이에요. 관객 투표를 바로 진행할까 라는 생각도 있었지만, 진행 일정이 너무 빠듯할 것 같아서 심사위원 평가 후에 투표를 진행하려고 해요. 심사위원은 이범재 음악감독님과 안혁원 PD님, 나머지 한 분은 배우예요. 배우분들은 계속 바뀔 예정이고요. 심사위원에 저는 포함되지 않습니다. 저는 MC!

예상치 못했던 손유동 배우가 협찬으로 이름을 올렸던데, 어떤 협찬을 제공해주시나요?
본인이 먼저 이야기를 꺼내길래 홍보를 도와주겠다는 건가 했어요. 그런데 금전적으로 도움을 주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상금은 제 사비로 진행할 계획이지만, 어떤 게 돈이 많이 들어갈까 생각 중이에요.(웃음)

오디션을 위해 크라우드 펀딩식의 모금을 하고 싶다는 댓글도 있었어요.
저는 이 프로젝트가 이번으로 끝나지 않고 계속 새로운 시즌을 거듭했으면 하는 마음이 있어요. 이번이 <미스 뮤지컬 시즌1>이 라고 생각하거든요. 다음 시즌에는 크라우드 펀딩으로 진행할 수도 있겠죠. 그래도 지금은 제가 할 수 있는 만큼 해보고 싶어요. 하지만 추후에도 팬분들에게 모금을 받진 않고 광고나 후원을 받는 쪽으로 하고 싶어요.

관객들이 기대할 만한 포인트가 있을까요?
제가 이번에 오디션 영상들을 쭉 보면서 느낀 바가 있어요. 영상을 보는 것만으로 밝은 에너지가 느껴질 수 있다는 것. 노래를 조금 못해도 느껴지는 에너지에 더 마음이 가기도 했어요. 저도 심사라는 걸 처음 해보는 거잖아요. 지원자들의 영상을 쭉 보는데 나도 오디션 영상을 이렇게 찍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지금 딱 떠오르는 한 분이 계신데 그분이 1등하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어요. 어마어마한 분이 지원해주셨거든요. 우리나라에 이렇게 잘하는 사람이 있을까 싶을 정도. 본명을 말할 순 없는데 보시는 분들도 놀라실 거예요.

영상을 보면서 자극도 받으실 것 같아요.
사실 제가 어제 새벽까지 심사를 하면서 울었어요. 희한하게 눈물이 나더라고요. 지원자분들이 열심히 해주시는 것에 감동을 받기도 했고, 제가 이 오디션을 진행할 수 있게 해주신 것에 감사하기도 했고. 지원동기를 보면 이분들에게는 기회가 없던 거였거든요. 간절함이 느껴지다 보니까 눈물이 났어요. 또 한편으로는 다들 잘하시니까 배우의 입장에서 ‘나 큰일 났다!’ 이런 생각이 들기도 했죠.

ⓒNa Hye in

이번만큼은 기획자로 나서는 것이지만, 오디션을 계기로 관객에게 첫발을 내딛는 분들처럼 뮤지컬 배우로서의 처음은 어떠셨을지 궁금해지더라고요.
고등학교 3학년 때 <마리아 마리아>를 보고 처음으로 뮤지컬 배우의 꿈을 갖게 됐어요. 이후 대학에 가서 일본 극단 사계와 인연을 맺고 일본에서 <위키드>를 처음으로 봤는데, 엘파바 역을 너무 해보고 싶은 거예요. 일본어를 전혀 하지 못하는데도 그 작품 하나만을 바라보고 극단에 들어갔죠. 후에 한국에 들어와서 활동을 이어가기 시작했어요.

뮤지컬 배우로 계속 나아갈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제겐 재미가 우선인 것 같아요. 뮤지컬 말고는 재미가 없어요. 소위 말하는 돈 버는 일도 해봤는데 제가 그런 것에 재미를 못 느끼 더라고요. 이렇게 하나씩 작품을 하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게 좋아서 계속 하고 있는 것 같아요.

오디션 관련 영상들이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되고 있죠. 유튜브를 가장 다양하게 활용하고 계신 배우 중 한 분이신 것 같아요어떻게 시작하게 되셨나요?
저는 원래 인스타그램 같은 SNS도 잘 못 다뤄요. 먼저 유튜브를 시작한 동생이 제게도 권하더라고요. 언니가 가진 콘텐츠가 좋은 것 같다, 편집이랑 촬영을 다 해줄 테니 해보지 않겠냐고 했죠. 처음엔 배우로서 유튜브를 하는 게 맞는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많았어요. 너무 많은 것을 보여주는 게 아닐까, 약간 신비주의 같은 모습도 있어야 할텐데.(웃음) 그런데 생각하다 보니 제 작품을 보지 않은 관객들은 김리라는 배우를 잘 모를 것 같은 거예요. 공연을 즐겨보는 사람이 아닌 경우엔 김리라는 사람이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겠죠. 결국 사람들에게 저를 보여주는 창구로 써봐야겠다고 생각해서 시작하게 됐어요.

곧 뮤지컬 <코드네임>으로 찾아오시기도 하잖아요. 온라인 스트리밍 공연으로 더 많은 관객과 만날 텐데 어떤 작품인지 소개해 주세요.
제2차 세계대전 시절 암호 해독을 하던 여성들의 이야기예요. 이것도 어떻게 보면 저희 오디션과 관련이 있네요. 그 당시에도 남자들에게 더 많은 기회가 주어졌거든요. 저는 엘라 한 역을 맡게 됐어요. 기억력이 굉장히 뛰어난 천재성을 갖고 있는 인물이에요. 앞서 이아름솔, 조연정, 이휴 배우랑 낭독으로 선보였던 공연인데, 이번 본공연에는 이휴 배우 말고 이세령 배우가 함께 하게 됐어요. 대면 공연이 아닌 비대면 온라인 공연으로 만나게 되어 아쉬운 마음도 있죠.

배우, 콘텐츠 기획자 등 다방면으로 활동하고 계신데 직업을 떠나 어떤 사람이 되고 싶으신가요.
저는 평생 제가 재미를 느끼는 것만 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이기적인 말처럼 들릴 수도 있겠지만, 저는 제 즐거움을 위해서 살거든요. 새로운 게 재미있어 보이면 도전해보고. 연기에 재미를 잃으면 배우를 그만둘 수도 있겠죠? 그런데 지금은 연기가 제일 재미있어요.

앞으로 <미스 뮤지컬>이 어떻게 기억되셨으면 좋겠나요?
단순히 ‘여자들의 뮤지컬’로 보기 보다는 ‘자신의 꿈을 위해 노력 하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구나.’라고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물론 남자를 위한 프로그램을 해달라는 분들도 계세요. 그분들 말씀처럼 <미스터 뮤지컬>을 진행할 수도 있겠죠. 하지만 남자를 위한 프로그램은 굳이 제가 하지 않아도 이미 많아서 현재에만 집중하고 싶어요. 저의 의도랑은 다르게 편가르기처럼 흘러가고 있나라는 걱정은 있어요. 하지만 저는 성별을 나누자는 게 아니에요. 그저 기회가 없는 사람들에게 기회를 만들어주고 싶은 거죠.

오디션에 함께 해주실 분들께 하고 싶은 말이 있으실까요?
제가 영상 마지막에 항상 쓰는 말이 있어요.
“내일의 주인공은 당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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