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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터플러스

넘어진 자리에서 피어난_뮤지컬 <마리 퀴리> 정인지

넘어진 자리에서 피어난

 

좌절을 딛고 이룬 인생의 성취그러나 그 성취가 또다시 예상치 못한 고통으로 이어진다면 어떻게 대응할 수 있을까뮤지컬 <마리 퀴리>는 실패가 없어서가 아닌이를 딛고 일어났기에 위대한 인간의 삶에 대한 이야기다타이틀 롤을 맡은 배우 정인지가 김소연 시인의 시집 <수학자의 아침>에서 이 고통이 이룬 성장을 읽어내려갔다.
editor 김은아 photographer 도진영


뮤지컬 <마리 퀴리>는 재공연이지만 초연과 많은 부분이 달라진다고 들었다.
드라마는 물론이고 넘버도 한두 곡만을 제외하고 새롭게 바뀌었다초연 멤버들이 마리 퀴리와 라듐이라는 소재 말고는 모든 것이 다르다는 우스갯소리를 할 정도다함께하는 배우와 연출진이 창작에 대한 의욕이 넘쳐 매일 아이디어를 쏟아내고 발전시키는 폭발적인 상황이다무대에 한 번 오른 공연을 전면 수정하는 것은 쉽지 않은데창작진 모두가 마리 퀴리라는 인물을 진심으로 사랑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한다매일 연습을 서로에게 박수를 보내며 마무리하고 있다작품 또한 이전보다 훨씬 더 풍성해질 것으로 기대한다.

뮤지컬에서의 마리 퀴리는 어떤 인물인가.
마리는 라듐 같은 사람이다라듐이라는 원소는 외부의 자극 없이 스스로의 힘으로 폭발한다여러 인물과 상황을 겪으며 성장하기도 하지만그보다 자신만이 가진 에너지가 대단한 사람이다그 에너지를 집념으로 바꾸어낸 인물이다.

캐릭터를 연기해야 하는 배우로서마리를 사랑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완벽한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다사람들과의 관계를 맺는 차원에서 바라보자면 모자란 점이 많은 사람이기도 하다미사여구 같은 인사치레도 할 줄 몰랐으니까라듐 발견이라는 업적도 열악한 환경에서 수많은 좌절을 겪으며 이루어냈다소르본 대학의 유일한 여성으로서 여자화장실도 없는 환경냉난방도 되지 않는 헛간 같은 연구실에서 몇 년간의 실패 끝에도 포기하지 않았기에 가능한 일이었다마리 퀴리라는 인물을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마리 퀴리의 라듐처럼 정인지에게도 발견해내고 싶은 성취가 있을까.
예전에는 무엇을 해야할까를 고민했는데 요즘에는 그 질문이 어떻게 해야할까로 바뀌었다그것이 어떤 역할이든작품이든무언가를 성취하는 그 자체가 아니라 어떻게 하고 싶은가를 찾는 것이다또한 어떤 말을 하는 사람이 되고 싶은가에 대해서도 고민한다대단한성취를 이루더라도 나의 말과 행동이 그에 어울리지 못하다면 무슨 소용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초희(<난설>), 테레즈(<테레즈라캥>), 자야(<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까지 유독 실존 인물을 연기한 경우가 많았다.
마리는 지금까지 연기한 실존인물 중 가장 자료가 많은 인물이다검색창에 이름만 쳐도 방대한정보가 쏟아진다덕분에 인물을 좀 더 다각도에서 입체적으로 바라보게 된다동시에 지난 작품에도 이렇게 자료가 많았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뮤지컬 <마리 퀴리>를 어떤 작품이라고 설명하고 싶은가.
돌이 다이아몬드가 되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라고 말하고 싶다. 10t 이상의 돌을 깎아내야 0.1g의 라듐을 발견할 수 있다고 한다그만큼 엄청난 인고의 시간을 거쳐 마리가 스스로를 깎아 다이아몬드로 만드는 과정을 담고 있는 극이다.

마리 삶의 여러 장면 중에서 가장 잘 그려내고 싶은 부분이 있다면.
라듐을 발견한 순간의 기쁨보다는 좌절을 마주할 때의 장면들을 잘 표현해내는 것이 숙제다마리는 삶 속에서도극 중에서도 수많은 실패를 겪는다아무리 위대한 사람이라도 실패에 의연하지 못한다앞서 말한 것처럼 마리는 완벽한 사람이 아니었기에 실패에 대처하는 방법도 능숙하지는 않았다그가 좌절을 맞닥뜨렸을 때의 반응에 대해 많이 고민하고 있다.

정인지가 실패를 대하는 방식은 어떤가.
예전에는 스스로를 많이 다그치는 편이었는데어느 순간 돌아보니 아무도 내 기분을 돌봐주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그래서 스스로를 보호해주기로 결심했다. ‘인지야너 잘하고 있어대견해실패해도 괜찮으니까 해보자’ 하고 나를 격려하면서만약 역사 속으로 들어가 마리를 만날 수 있다면 그에게도 같은 말을 해주고 싶다정말 멋있고 잘하고 있다고실패해도 괜찮다고 지지를 보내주고 싶다갑자기 울컥한다작품을 보러 오시는 관객들에게도 이와 같은 응원의 메시지가 가 닿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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