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Image Alt

시어터플러스

더 나은 미래를 위한 변화_정동극장 김희철 대표이사

더 나은 미래를 위한 변화

얼마 전 신년 기자간담회를 통해 발표한 올해의 운영계획은 지난 몇 년 동안 정동극장이 보여줬던 보폭과 조금 달랐다신선했고 다채로웠으며 역동적이었다. 25주년을 맞은 정동극장의 가까운 미래가 궁금하고변화에 대한 기대감도 생겼다이 흐름의 중심에는 새로 취임한 김희철 대표이사가 있었다.
editor 이민정 photographer 도진영


쾌적한 살림집이 되기 위해 한옷을 짓기 전 댓돌을 쌓아 높게 만들 듯지난 해 새로 취임한 김희철 대표이사는 정동극장의 발전을 위해 공공극장의 정의부터 다시 살폈다그리고 스물다섯정동새로운 도약무한의 꿈이라는 슬로건에 걸 맞는 다양한 운영 변화와 기업 운영을 발표했다. 20년 동안 진행됐던 정동극장의 대표적인 전통상설공연을 종료하고 연극뮤지컬오페라콘서트 등 장르의 변화를 주겠다는 것파트너십을 통한 공동 기획으로 보다 유연한 제작방식을 선보이겠다는 것정동극장 소속 예술단을 정식으로 운영하겠다는 것공공역할의 기능을 확대하여 시민을 위한 문화 프로그램으로 다가서겠다는 것인프라 확장을 위해 재건축을 추진하겠다는 점 등이다취임한지 5개월 동안 직원들과 머리를 맞대 기획하고 마라톤의 여정 같은 계획들을 착실하게 수행하기 시작한 김희철 대표이사에게 좀더 자세한 내용을 들어보았다.

 
지난해 정동극장 취임 후 이곳에 대해 어느 정도 파악한 후 가장 변화가 필요한 부분은 어디라고 판단했나.
정동극장 혹은 부서의 취약점은 생각해본 적이 없다그전에 만들어진 조직에 대한 운영시스템을 갖추고 있었을 테니까다만 조직의 정체성과 목표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성에 변화를 주기 위해서는 그에 맞게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고 생각했을 뿐이다정동극장의 모든 이들은 사실 내가 소속되어있던 있던 어떤 극장보다 훌륭하다고 생각한다일을 진행하면서 다른 그룹과 협의하는 과정을 보면 일에 대한 에너지가 대단하다는 것을 느낀다하고자 하는 의지에너지전반적인 노하우도 뛰어난데특히 해외 마케팅 능력은 국내 어느 공공극장에서 가지지 못한 최고의 장점이다.
 
‘25주년 기자간담회에서 공공극장으로의 역할을 강조했다대표이사님이 생각하는 공공극장의 기능은 무엇인가 
세금을 내는 시민들국민들이 활발하게 예술활동을 즐기고 제공받고그것을 통해 그들의 정서와 문화적인 부분들을 충족해줄 수 있는 공간이다그런 의미에서 정동극장은 단일극장 하나로만 되어있기 때문에 좋은 공연을 제공할 수 있겠지만 예술의전당이나 세종문화회관처럼 공연 이외에 전시나 다양한 어트랙티브한 문화를 제공하지 못한다정동극장은 작은 규모지만 세금으로 운영되는 곳이다지난 몇 년 동안 정동극장이 특정 장르에 대한 소프트웨어적인 의미로만 존재했다면 이제는 하드웨어적인 부분이 중심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생각했다공공극장이라는 공간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이상적으로 만나많은 이들이 즐길 수 있는 환경이 갖춰져야 하기 때문이다.
 
극장장에서 대표 이사로 바뀐 것뿐인데 올드한 이미지가 순식간에 없어진 느낌이다어떤 면에서는 권위를 내려놓겠다는 다른 표현으로 들리기도 한다.
과연 공연장의 고객은 누구일까관객은 물론 이곳을 대관하는 기획사무대에 올라가는 배우작품을 만드는 크리에이터들과 스태프도 가치 있는 고객이라고 생각한다우리 극장 식구들도 내부 고객이다이들 모두의 가치를 종합해서 최대한 잘 끌어주는 역할이 우리의 할 일이다이런 측면에서 극장장이라는 타이틀은 다소 제한적인 느낌이 들었다우리끼리만 이 안에서 움직이는 것보다 대외적으로 많은 이들과의 협업이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명칭을 바꿨다.
 
개인적으로 전통상설공연의 종료는 아쉬움도 크다서울 어디에 가도 완성도 높은 우리의 공연을 만나기 힘들었기 때문이다여러 의견들의 조화로 이뤄낸 결정이었겠으나 내부적인 반발이나 부딪힘은 없었는지 궁금하다.
무려 20년 동안 해왔기 때문에 내부에 계시는 분들에게 전통상설공연은 당연한 거라 생각했을 것이다오자마자 결정한 건 아니다일주일 동안 업무보고를 받으면서 우리가 나아가야할 방향에 대한 나름대로의 개념이 수립됐다정동극장의 설립 목적은 공연문화예술의 진흥과 발전전통예술의 계승과 발전인데 그 동안 후자에 치우져 왔던 운영방식에 변화를 주어 양쪽의 균형을 맞춰야한다고 판단했다그리고 시스템을 바꾸려면 바로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오랜 시간 지켜보고 많은 사람과의 대화와 관계를 통해서 조금씩 변화를 주는 경우도 있지만 인간은 편안함을 추구하는 본성이 있어서 자칫 매너리즘에 빠져 주저앉을 수 있어서다제일 먼저 내부적 공감대를 만들기 위해 몇 가지의 원칙을 정한 뒤 60여 명 되는 직원들 한 명씩과 일대일 면담을 했다해야 할 업무도 있으니 두 달 정도 걸리더라직원들예술단원들마다의 이해관계가 다르기 때문에 이들 모두와 소통하면서 내 생각을 다시 정리하기도 했다지금은 최소 60-70% 이상 공감대가 형성했다고 생각하고 나머지는 앞으로 더 협의해 나갈 것이다이사회는 물론 문화체육관광부의 설득도 중요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어떻게 설득했나.
둘러서 얘기를 잘 못하고 굉장히 직선적으로 얘기하는 편이다솔직하게 정체성에 변화를 줘야한다그래서 극장 증축도 해야 한다논리와 명분과 목적이 분명하기 때문에 직접 말씀 드리고 설득했다무엇보다 내가 이 분야에 전문가니 결과로서 봐줬으면 좋겠다라고.(웃음나는 내가 벌인 일에 끝까지 책임을 지겠다라는 생각을 늘 가지고 있다.
 
연극뮤지컬대중콘서트오페라 등 다양한 공연 라인업을 보고 한편으로는 정동극장의 정체성을 찾기가 더 까다로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우리가 했던 전통 상설공연만 전통일까생각한다면 전통을 표현하는 방식은 굉장히 다양하지 않을까정동극장에게 전통의 의미는 정말 중요하고극장을 운영하는 큰 축이다이 축을 스스로 무너뜨릴 필요는 전혀 없다전통이라는 소재 자체가 진부하고 대중적이지 못하다는 의미가 아니다우리가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를 포기하는 것도 아니다전통과 다양한 장르의 밸런스다예를 들어올해 처음 올리는 작품은 판소리와 현대무용이 결합한 <적벽>이다.
 
명배우 시리즈로 송승환 배우개관 25주년 기념공연으로 발레리나 김주원을 선택한 이유도 궁금하다.
우리와 밀접한 분들을 모니터링했다김주원 발레리나의 경우, 2007년 아트 프런티어를 통해 정동극장 무대에 선 경험이 있다여전히 새로운 작업에 대한 꿈과 이상이 있고 적극적으로 도전하는 분이라, 25주년을 맞이한 정동극장과의 방향이 잘 맞는다고 생각했다송승환 배우는 개인적으로 친밀하다존경하는 공연계의 형님이라 오래 전부터 함께 뭔가를 하고 싶었다마침 연극 출연에 의지가 있으셔서 의기투합이 됐다. <난타>라는 공연이 만들어졌을 때 정동극장에서 장기공연했던 추억도 있다.
 
14분의 예술단원은 상설공연 대신 어쩌면 전보다 더 활발하게 움직이고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야 할 것 같다.
우리 예술단의 캐릭터정체성을 만드는 일이 중요하다전통상설공연이 완료되고 시대적 변화에 의해 정규직원으로 편입이 되면서 이제는 전과 다른 형태의 운영 체계를 갖춰야 할 필요성이 있다예술단 역시 달라지는 환경에 대해 우리는 다른 단체와 무엇이 다르고 어떻게 해야할까규모와 예산이 적은 가운데 어떤 역할과 차별성을 둬야 할 것인가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다.
 
대극장 600소극장 300석 규모의 새로운 공간에 대한 포부가 놀라웠는데 정동극장의 나아갈 방향을 들으니 복합문화공간으로의 꿈을 실현시키기 위해 재건축 추진은 필수라는 생각이 든다.
25년 전에 설계했기에 지금의 다양한 예술적 가치를 충족시켜주기 위해서는 다소 모자란다고 판단했다인프라의 확대는 새로운 고객 창출의 기본이다멀티플렉스가 생기기 전 우리는 대한극장이나 단성사에 갔다멀티플렉스라는 인프라가 생기면서 한 자리에서 다양한 영화를 골라볼 수 있는 것은 물론 다양한 문화를 즐긴다신규 고객들을 어마어마하게 창출한 것이다작품은 지속적으로 만들어지게 되고작품을 양성하고 인큐베이팅하는 양질의 상업적 자금들이 대량으로 유입되면서 산업 전반이 발전하는 것이다결국 그 지역에 엄청난 문화적 역할문화적 창출새로운 예술의 탄생인큐베이팅산업화그에 맞는 아티스트들의 활동 무대동시에 신규관객의 유입은 공연장이라는 인프라에서 시작된다나라에서공공기관에서누군가가 해야 할 일이 아닐까그리고 그 누군가가 지금 우리가 된 거다앞으로의 과정들이 녹록하지 않겠지만 헤쳐나갈 것이다.

 
대단히 워커홀릭이신 것 같다솔직히 이런 분이 조직이 리더가 되었을 때 직원들은 힘들다.
충무아트센터에 있을 때 함께 일하는 후배들에게 늘 이런 얘기를 했다이곳은 세종문화회관이나 예술의전당처럼 어마어마한 규모를 가진 것도 아니고 엘지아트센터처럼 대기업의 서포트를 받을 수도 없는지역에 새롭게 생긴 신생극장이다직장을 통해 먹고 사는 일은 너무 중요하지만 내 존재감은 가치와 의미에서 생기지 않을까내 명함을 누군가에게 주었을 때 충무아트센터에 계세요?” 얘기를 듣는 자긍심과 프라이드를 가져야 최소한의 삶의 의미가 생기지 않겠냐고이런 얘기를 하면서 나 역시 똑같이 생각하게 됐다나와 내 가족이 궁극적으로 먹고 살기 위한 일이라면 이것을 통해 나는 나의 어떤 가치를 만들어야 할 것인가내가 속해 있는 곳의 비전과 목표에 깊게 연관되어 있다고 생각한다나 외에 다른 사람들이 이 가치를 알아줘야 하지 않을까같은 연대를 가지고 나간다면 일하면서 힘든 부분이 좀 달라질 거라 생각한다.
 
충무아트센터에서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을 제작하고 성공시킨 프로듀서의 이력이 있다충무아트센터가 공연제작극장으로 도약하는 발판이 됐는데그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이곳에서도 제 2 <프랑켄슈타인>같은 창작 공연을 기대해도 될까.
너무 당연하다하지만 환경의 차이는 분명 있다충무아트센터에서는 개관부터 시작해서 13 6개월 근무했다극장의 정체성을 어떻게 가지고 갈까 하는 부분들을 하나부터 열까지 만들었던 사람으로당시 극장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뮤지컬이라는 장르에 선택과 집중을 했다서울뮤지컬페스티벌도 기획했고, ‘블랙앤블루라는 뮤지컬 창작지원사업도 만들어서 운영했다그러다가 이곳이 블루스퀘어나 디큐브아트센터샤롯데씨어터 등 민간 뮤지컬 전용극장과의 지속적인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대극장에 올라가는 콘텐츠 자체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이 나오기까지 기획 3제작 2년이 걸렸다공연은 크고 작음에 관계 없이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게 아니다정동극장에서 나는 임기직이기 때문에정해진 이 기간 내에 작품을 만들어 낼 수 있을까를 늘 고민한다그럼에도 이미 새로운 작품을 시작했다적어도 내년에는 신작 뮤지컬을 올릴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나는 여건과 환경을 만드는 정도지만 실제 작업은 직원과 크리에이터들이 하니까.(웃음)
 
개인적인 꿈을 꿀 시간이 없을 것 같다.
지금까지 나는 나의 꿈과 조직의 꿈을 일치시켜 왔다솔직히 개인의 꿈을 별로 생각해 보지 않았다지금은 정동극장에 있으니 이곳에서 나의 모든 에너지를 쏟아붓고 정동극장의 꿈을 실현시키고 싶다.


*기사의 저작권은 ‘시어터플러스’가 소유하고 있으며 출처를 밝히지 않거나 무단 편집 및 재배포 하실 수 없습니다. 해당 기사 스크랩 시, 반드시 출처(theatreplus.co.kr)를 기재하시기 바랍니다.
이를 어기는 경우에는 민·형사상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