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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터플러스

나를 잊지 말아요_연극 <엘리펀트송> 배우 곽동연

나를 잊지 말아요

 

이번 달 ‘시어터’의 주인공은 연극 <엘리펀트 송>에 남다른 애정을 가진 배우 곽동연이다. 2년전과 같이 마이클 역으로 무대에 선 그는 유희경의 <당신의 자리>에서 작품과 마이클에 대한 흔적을 발견해냈다.
editor 김은아


 

지난 <엘리펀트 송>의 마지막 공연 때 이미 시즌 참여를 결심했다고 들었다. 이유가 무엇인가.
당시 연극 무대에 서는 것도, 마이클처럼 밀도 있고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캐릭터를 만나는 것도 처음이었다. 그러다 보니 도전보다 안정을 선택하느라 시도하지 못했던 것들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또 2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뒤 나의 해석이 어떻게 달라질 지도 궁금했다. 꼭 다시 할 것이라고 믿고 있었기 때문에 그동안 테크닉적으로 정서적으로 어떻게 다르게 풀어나갈 수 있을지를 틈틈이 고민하기도 했다. 실제로 이번 공연을 준비하다 보니 이전과 색다르게 다가오는 단락도 있고, 전반적으로 해석의 폭이 넓어진 것 같다.

 

이번 공연에서 이전과는 다르게 더욱 피부로 와닿는 장면이 있다면 무엇인가.
이번 공연에 새로 생긴 독백이 있다. 영화에 삽입된 독백을 무대로 가져온 부분인데, 이 대사를 공연에 넣을 것인가에 대해 연출님과 줄다리기를 엄청 많이 했다. 첫 공연 전날까지 결정이 되지 않았을 정도로. 개인적으로는 마이클이 8년간 정신병원에서 어떤 대우를 받으면서 살아가고 있었는지를 보여주면서, 8세·15세가 아닌 23세로서 현재의 아픔을 표현할 수 있는 대사라고 생각해서 꼭 들어가길 바랐다. 마지막 리허설 때 연출님이 “정 그러면 한번 보여줘라” 하시기에 혼신의 힘을 다해 연기했고, 결국 대사를 관철시켰다.

 

무대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것 같은데 2년 사이에 다른 작품에 참여하지 않은 이유는.
사실 많은 작품에서 제안을 받았지만 솔직히 <엘리펀트 송>만한 대본이 없었다. 정말 마음에 와닿아서 온전히 이해하고, 애정이 생긴 작품에만 매진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그래서 <엘리펀트 송>을 기다린 거다. 이 작품을 사랑하는 건 내가 일등이라고 자부한다. 나중에 판권도 살 생각이다.

 

이렇게까지 <엘리펀트 송>을 사랑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나에게 선물 같은 작품이었다. 연극 무대에 서게 만든 작품이자, 좋은 사람들과 프로덕션에서 훌륭한 대본으로 작업할 수 있던 덕분에 힘든 기억이 하나도 없다. 배우로서도 그렇지만 관객으로서도 욕심내지 않을 수 없는 대본이라고 생각한다. 시사하는 바가 있으면서도 오락성이나 대중성을 전혀 해치지 않는, 그야말로 흠 잡을 데가 없는 훌륭한 상업극이라고 생각한다. 애정이 클 수밖에 없다.

 

 

 

 

마이클의 캐릭터에 곽동연 개인이 투영된 부분이 궁금하다.
다른 배우들에 비해 공격적인 말투가 있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 원하는 걸 쟁취하고자 할 때 불 같이 밀어붙이는 성향이 반영된 것 같다. 마이클 만큼 강한 정도의 결핍을 겪은 것은 아니지만, 사람에게 받을 수 있는 희망과 절망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느껴본 것 같다. 워낙 어릴 때부터 자취를 시작해서인지 때로는 심한 외로움을 겪곤 했다. 그때 이를 위로해주는 이가 있다는 행복, 혹은 그 사람이 떠나갈 것 같은, 내 곁에 없다는 절망감 같은 감정을 얄팍하게나마 느끼지 않았나 싶다.

 

그렇게 사랑한 공연의 대사를 처음 읊은 연습 첫날의 기분은 남달랐겠다.
지난 대본을 펼친다는 건 영화와 드라마에서는 한 번도 할 수 없는 경험이라 재미있었다. 지난 공연에서 악으로 깡으로 몰아붙였던 그 대본을 펼치는 순간 기분이 묘하면서도 행복했다. 지난날 이루지 못한 숙제를 다시 할 수 있다는 기쁨이랄까. 무대 용어도 모르고, 대사도 외워야해서 적응 시간이 많이 필요했던 지난 공연과 달리 이번에는 순수하게 연기에 집중할 시간이 많아서 해보고 싶은 만큼 다양한 시도를 해볼 수 있었다. 아마 내게는 마지막 <엘리펀트 송>일 다음 공연에서는 마이클을 어떻게 사랑하고 연기할 수 있을지 벌써 기대된다. 왜 마지막이냐고? 이 작품을 사랑하는 후배들에게도 기회를 주어야할 것 같다. 하하.

 

  • 곽동연 마이클이 읽어주는 시는 시어터플러스의 유튜브 채널 시어터TV에서 확인하세요!
    https://www.youtube.com/watch?v=yDf92Bx-n_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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