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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터플러스

[TMI] 죽고 싶지만 글은 쓰고 싶어_뮤지컬 <팬레터>

죽고 싶지만 글은 쓰고 싶어

 

뮤지컬 <팬레터>에는 세 명의 주인공이 등장한다천재 작가 김해진그를 동경하는 학생 정세훈 그리고 세훈이 만든 상상 속 인물 히카루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뮤지컬은 사랑에 대한 갈망과 동시에 창작에 대한 고통을 견디는 작가의 치열한 삶을 보여주는 작품이다하지만 이 기사는 투 머치 인포메이션(Too much information, TMI). 몰라도 되는 지식만 제공한다.
editor 김석준


펭하! 어려도 알아요

“네 생각은 그렇구나애가 뭘 알겠니.” 해진은 세훈이 어리기 때문에 사랑에 대해 잘 모를 거라고 확신한다하지만 그건 해진의 편견이다세상엔 나이는 어려도 인생을 잘 아는 사람아니 펭귄도 있기 때문이다아직 열 살밖에 되지 않은 펭수는 남극에서 온 펭귄이다정확히는 스위스를 거쳐서 한국으로 헤엄쳐 온 펭귄그는 겨우 열 살이지만 직장인들이 울컥하며 공감할 만한 어록을 만들어냈다. “내가 힘든데힘내라고 하면 힘이 납니까아니죠그쵸그러니까 힘내라는 말보다 저는 사랑한다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그중에는 해진이 귀담아들을 만한 명언도 있다. “어른이고 어린이고 나이가 중요한 게 아닙니다이해하고 배려하고 존중하면 되는 거예요.” 이래도 애가 뭘 알겠냐고 말할 수 있을까해진이 형.
 

 

초면에 사랑합니다

“어떻게 만나지도 않은 사람과 사랑에 빠질 수 있어요?” 세훈이 묻는다그런 세훈에게 해진은 글만 보고도 어떤 사람인지 알 것 같다고 털어놓는다당연히 가능하다많은 네티즌들이 30년 전의 영상만 보고 한 남자와 사랑에 빠졌다그 주인공은 바로 가수 양준일이다. 90년대에 짧게 활동하다가 사라진 그에게 2019년의 사람들이 붙여준 별명은 ‘시대를 앞서간 천재’. 요즘 유행이라고 해도 믿을 만한 트렌디한 패션무대 위를 즐기는 세련된 몸짓과 표정을 보고 사람들은 ‘90년대의 GD’라고도 불렀다아쉽게도 현재 양준일은 음악 활동을 하지 않는다하지만 중요한 건 인간 양준일의 매력이다앞으로의 계획을 묻는 질문에 딱히 계획이라는 걸 세우지 않으며 순간마다 최선을 다한다고 답했다그나마 있는 계획은 겸손한 아빠이자 남편이 되고 싶다는 말을 덧붙이면서.

 

인간들은 궁금한 것도 많지

“딱 세 송이가 피었었는데 창호지 밖까지 향기가 그득하더라.” 난의 향기가 좋았다는 태준의 이 말에 시인 수남은 즉흥적으로 한 편의 시와 같은 멋진 문장을 만들어낸다. “피어나는 난 향기는 사랑하는 이의 표정 같아서 숨길래야 숨길 수가 없으니.” 사랑하는 이뿐만 아니라 고양이의 표정도 숨길래야 숨길 수가 없다세상엔 고양이의 표정을 구분할 수 있는 능력자들이 있기 때문이다캐나다 겔프대학 동물행동학자들은 과학저널 <동물 복지>를 통해 고양이 표정 능력자들의 정체를 밝혔다. 85개국의 6,300명에게 20개의 고양이 영상을 보여주고 기분을 맞추는 실험을 한 것인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약 50%의 확률로 맞춘 것에 반해, 15개 이상을 맞춘 능력자들이 있었다이들은 대부분 여성이었다한 가지 슬프면서 재미있는 사실은 실제로 고양이를 기르는지 얼마나 오래 길렀는지와는 이 능력이 관계가 없다는 것이다고양이의 표정을 읽지 못하는 집사들에게 심심한 위로의 말을 전한다.

 

 

커피와 불륜 사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답답한 시대/불륜과 스캔들은 우리의 기쁨/희망이 어디 있겠습니까.” 일제강점기경성의 젊은 사람들은 희망을 잃고 불륜과 스캔들같이 자극적인 것에 관심을 가진다가십을 좋아한다고 하니 한 가지 얘기해주겠다그들이 아주 흥미 있어 할 만한 불륜이 1727년 브라질에서 있었다불륜의 주인공은 브라질 군인 팔헤타와 프랑스 총독 부인이다놀랍게도 이 불륜은 진실된 사랑이 아닌 각본대로 꾸며진 것인데더 놀라운 건 국가 차원에서 기획된 작전이었던 것이다브라질에는 커피나무가 없었고커피 수입도 금지된 시대였기에 구할 방법이 없었다이런 이유로 프랑스 총독 부인을 유혹해 씨앗을 얻는다는 간절하고도 괴상한 작전을 짠 것이다팔헤타는 부인을 만날 때마다 커피에 대한 사랑을 (거짓으로)고백했고커피에 대한 무한한 그의 (거짓된애정에 감동한 부인은 꽃다발을 주는 척하며 몰래 커피씨앗도 함께 건네줬다꼭 사람 마음 가지고 장난을 쳤어야 했을까붓뚜껑 속에 씨앗을 숨겨오는 방법도 있는데.

 

 

편지 기다릴게, 미스터 킴

해진과 히카루는 꾸준히 편지를 주고받으며작가와 팬 그 이상의 관계로 발전해나간다비록 한 번도 만난 적은 없지만 말이다그 둘 만큼이나 편지를 세상 요란하게 주고받는 두 사람이 있다국적도 다르고나이 차이도 많은 두 남자트럼프와 김정은이다국가와 민족을 초월한 펜팔을 두고 일각에서는 팬레터 외교라고도 할 정도다먼저 편지를 보낸 건 김정은이었다트럼프가 갑작스레 정상회담을 취소하며 “마음이 바뀌면 언제든 전화나 편지 달라고 말했고 김정은이 정말 편지를 보낸 것이다여기서 끝난 것이 아니다트럼프는 지난해 김정은에게 크리스마스 카드를 보냈고다시 김정은이 회신했으며 또다시 트럼프가 답장을 하기도 했다이토록 각별한 사이라니심지어는 애칭마저 있다트럼프는 김정은을 귀엽게 로켓맨이라고 불렀고김정은은 그를 미국의 늙다리 미치광이라고 불렀다여기서 잠깐 영어 표현 하나미국의 늙다리 미치광이는 영어로 ‘the mentally deranged U.S dotard’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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