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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터플러스

솔직담백 강영석_연극 <조지아 맥브라이드의 전설> 배우 강영석

솔직담백 강영석

 

배우 강영석이 <조지아 맥브라이드의 전설>을 앞두고 올 한해그리고 지난 이십 대에 대해 말했다특유의 꾸밈 없는 화법으로.
editor 김은아 photographer 도진영

 


해 강영석은 그야말로 쉬지 않고 달렸다. <그날들>의 상구, <알앤제이>의 학생2, <어나더 컨트리>의 데비니쉬, <차미>의 진혁, <히스토리 보이즈>의 데이킨까지다섯 개의 세계에서 저마다 다른 모습으로 노래를 하고발을 구르고소리를 치고결코 미워할 수 없는 능글맞은 웃음을 지었다. 2019년을 보내는 마지막 작품 연극 <조지아 맥브라이드의 전설>에서는 평범한 가장에서 드래그 퀸으로 변신하며 스스로를 새롭게 발견하는 케이시로 무대에 설 예정이다없는 말을 지어내는 것심플한 것을 화려하게 치장하는 것에 도통 재주가 없는 강영석과의 대화를 최대한 꾸미지 않고 담백하게 풀어놓으려 한다. ‘강영석 스타일대로.


 
<조지아 맥브라이드의 전설>은 초연극이라 가려진 부분이 많다시놉시스 정보도 부족하다.
잘 말해야 하는데케이시라는 인물의 서사다우연한 기회에 드래그(drag·여장)을 하게 되는데 이를 둘러싼 마음가짐의 변화가 나온다작품을 준비하며 드래그를 공부하는데 혼란이 왔다드래그를 하는 사람 사이에서도 기준이 달라서우리는 하나의 장르로 생각하기로 했다발라드나 록처럼남자도 예쁘게 꾸미고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뒤에 케이시가 어떻게 될 것인가는 보시면 될 것 같다.

평범한 남자였던 케이시가 왜 드래그를 시작하는 건가.
일하는 클럽에서 우연히 대타를 서게 되어서 여장을 하는데 처음에는 심하게 거부감을 느낀다그렇지만 가정 사정이 좋지 않아 돈을 벌어야 하니 아내 몰래 드래그를 계속하게 된다결국 들키지만스스로 고민도 하고다른 드래그 퀸에게 조언도 받으면서 결국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깨닫는 성장기다.

결국 케이시는 무엇을 깨닫나.
결국 드래그가 좋다는 거다다른 사람이 되어 관객들 앞에서 공연을 하는게아내가 질문한다. “왜 하필 드래그냐케이시는 이렇게 답한다. “나는 예쁘게 꾸미고 다른 사람들 앞에서 쇼를 하는 게 좋다창피하지 않다그렇다고 내가 게이이거나 당신을 사랑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대본을 받고 이 대사를 처음 읽었을 때 울컥했다.

어떤 점이 마음을 건드렸나.
공감이 확 됐다내가 배우를 하는 것이 바로 이런 이유가 아닌가 생각했다다른 사람이 되는 게 좋아사람들 앞에서 공연하는 게 좋아사람들이 날 봐주는 게 좋아그러니까 내가 드래그를 사랑하는 걸 인정해주면 좋겠어케이시의 이 마음이 딱 배우들의 마음 아닌가 싶다그래서인지 대본을 처음 읽었을 때 이 장면이 가장 좋았다사실 저는 딱히 반대에 부딪힌 적은 없어서 차차 깊게 알아가려고 한다.

다른 인터뷰에서 사랑받고 자랐고 배우가 되는 데도 반대가 없었다고 한 걸 봤다다양한 경험이 중요한 배우로서는 이런 순탄함이 오히려 핸디캡일 수도 있을 것 같은다.
안 그래도 예전에 연기 선생님께 여쭤본 적이 있다. “저는 너무 행복하게 잘 지내왔는데 역경을 표현할 때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합니까라고일상에서 느끼는 작은 감정을 극대화해서 느낄 수 있는 훈련을 하라고 하셨다그래서 그런 훈련을 하려고 노력한다곱씹어봤을 때 이 장면에서 비슷한 게 뭐가 있지이를테면 엄청난 슬픔을 표현해야 할 때예전에 슬펐던 순간의 감정을 가져와 극대화시키는 식으로그래서 반대로 감정과잉이 될 때가 있는 것 같다.

연습에서 가장 어렵게 느껴지는 건 뭔가.
높은 힐을 신고 춤을 배우는 중인데 진짜 힘들다평소에 쓰지 않던 근육을 쓰게 만든다골반과 어깨가 엄청 아프다부츠는 생각보다 편하다굽이 7~8츠 정도 되긴 하는데앞에도 굽이 있어서그거 전문 용어가 있던데… , ‘가보시’! 쇼가 많지는 않지만그 사이에 확실하게 보여줘야 한다그래서 춤이 중요하다케이시가 처음 하게 되는 곡이 빠담빠담인데 에디트 피아프의 영상을 많이 보며 연습하고 있다.

드래그는 평소에 흔히 접할 수 있는 소재는 아니다어떻게 접근했나.
배우들과 이태원에서 드래그퀸 쇼가 열리는 곳을 세 번 갔다성별이 다 없어지고 다들 오픈마인드로 신경쓰지 않고 놀더라출연자는 물론이고 관객들도 무대에 올라가고 그런다. ()상이가 올라가서 춤추고 그랬다완전 다른 문화였고 신선했다한번은 이태원에서 유명한 드래그퀸을 소개받아 그 분이 운영하는 가게에 갔다가서 힐도 신어보고 옷도 입어보고정말 유쾌한 분인데그게 드래그를 즐기는 사람들만의 에너지인 것 같기도 하다기분이 좋아지게 만드는그런 에너지를 잘 전달하고 싶다.

경험한 문화나 만나본 사람들 중에서 캐릭터에 반영해야겠다고 생각한 부분이 있나.
두 개 정도 있다일단 일상이 디스다그냥 말해도 되는 걸 돌려서 재미있게 말한다비유도 엄청 많고욕도 많이 하는데 기분이 나쁘지 않은 욕이다그리고 하나는 에너지템포가 엄청 빠르다말을 우다다다’ 한다고 할까재미있는 게드래그를 하면 에너지가 저절로 나오기도 하나 보더라이번 공연 프로필 사진을 찍을 때 트레이시 역 배우들이 여장을 했는데, ()창주 형, ()광일 형이 옷을 입고 화장을 하니까 그렇게 된다고 하더라말투도 묘하게 바뀌고그 말을 듣고 연습실에서 가발과 의상을 입어봤는데 느낌이 이상하더라강영석이 없어지는 기분이 들었다신기했다.



작품이 주는 메시지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케이시 중심으로 생각한다면 후 엠 아이’, 그러니까 나는 누구인가를 찾아가는 극이다성 정체성이라기보다는 내가 좋아하는 것가지고 있는 것에 대한근데 이런 걸 정확하게 아는 사람이 있을까있다면 좀 부럽다계속 바뀌지 않나저도 아직 제가 누군지 잘 모르겠다계속 찾아봐야 할 것 같다.

최근에 스스로에 대해 새롭게 깨달은 게 있다면 말해 달라.
최근에는 딱히 없는 것 같다정신 없이 바쁘게 살다 보니까.

바쁜 걸 좋아하는 것도 강영석의 정체성 중 하나인가.
쉬면 게을러지는 타입이다한 2-3주일 쉬어본 뒤로 한 번도 안 쉬었다그때 아무 것도 안하더라.누워서 게임하다가 핸드폰 보고밥먹고자고가끔 술 마시러 가고그렇게 게으른 모습이 꼴보기 싫다아무 것도 남은 게 없을 때의 허탈감도 싫다스스로 몰아쳐야 부지런해지는 스타일인 것 같다.

그럼 어떻게 시간을 보낼 때 만족스럽나.
공연 연습 했을 때그리고 작품의 첫 공연을 잘 끝냈을 때그때 기분이 가장 좋다.

올해 작품들이 남긴 것들을 하나씩 짚어보자.
<그날들>의 상구는 작품의 분위기 메이커다연습실에서부터 웃겨야 된다더블캐스트였던 박정표 형은 정말 웃긴다근데 나는 잘 안되니까 등에서 땀나고 얼굴은 빨개지고원래 부끄러움이 많은 스타일이 아닌데 이때는 엄청 쑥스럽더라연출님이 재미가 없어” 그러시면 잠시만 기다려주세요했지만 속으로는 어떡하지 싶었다공연은 너무 재미있게 잘 마쳤지만 연습할 때는 엄청 스트레스를 받았다결과적으로는 그 덕분에 배우로서 한꺼풀 벗고 성장한 것 같다. <어나더 컨트리>에서는 <그날들>에서 느꼈던 걸 가져와서 했다. <차미>는 진짜 재미있게자유롭게 했다연출님이 고삐를 풀어주신 덕분에 무대 위에서 실제 내 모습을 가장 많이 보여드렸다하면서 재미있는 작품이 있고 하고 나서 재미있는 작품이 있는 것 같다.

그 두 편의 차이가 뭔가.
할 때 힘든 공연이 있다막 울고 감정적으로 힘든 작품원래 유쾌한 걸 좋아하는 편이라 그런가그런데 이런 작품은 공연이 딱 끝나면 기분이 정말 좋다신나는 공연을 했을 때보다 기분이 상기되어서 밤에 잠도 잘 안 온다반대로 신나는 건 내가 막 까불고 들어가면 지친다작품이랑 완전 반대인 셈이다신기하다.

올해 했던 작품으로 돌아가 보자. <알앤제이> <히스토리 보이즈>는 어땠나.
<알앤제이>도 참 열심히 했다정말 힘든 공연이다감정적으로 전부 쏟아내야하고 소리도 많이 지르고그걸 해냈다는 자체가 뿌듯하다또 극단적인 감정을 많이 써야했는데덕분에 뭔가 방법을 알아낸 것 같다. 2막에서는 내가 한 시간 내내 울더라그게 되더라스킬이라기보다는 그렇게 할 수 있는 내 마음의 상태몸의 상태를 알게 된 것 같다. <히스토리 보이즈>의 데이킨은 지금까지 해본적 없는 역할이다멋있고 치명적인 역할내가 섹시랑은 거리가 먼 사람이라 어려웠다거기다 치명적이고 멋있어야 하는데고등학생이지않나. 18살이 멋있어봤자 얼마나 멋있겠나 싶은 생각도 들고그래서 좀 장난을 쳐도 되나?’ 싶었는데 연출님이 별 말씀 안 하시길래 그렇게 했다그렇게 나온 게 내가 한 데이킨이다그래서인가 애새킨이라고 부르시는 분들도 있었다.

의도한 거였나.
그렇게 하려고 한 건 아닌데내가 그런 게 부족한 것 같다섹시함좀 치명적이고 섹시해져야할 것 같다어떻게 해야 생길지 모르겠다일단 중량감이 있어야 할 것 같고사람이 너무 가벼우면 보기 싫지 않나운동을 해야하나맨날 귀여울 수도 없고연애를 해야하나어떻게 만나지일단 나이를 좀 먹어야할 것 같다서른 넘으면 나오지 않을까.



<조지아 맥브라이드의 전설>은 20대의 마지막 작품이기도 하다. 10년을 돌아보면.
본의 아니게 열심히 살았던 것 같다게을러지기 싫어서특히 2015년부터는 한달 이상 쉰 적이 없는 것 같다.

누구보다 성실한 것 같은데 자꾸 게으르다고 한다혹시 군대를 해병대로 다녀왔나.
의경이었다원인이 뭔지는 모르겠는데저희 동네 애들이 그렇다대치동에서 살았는데 거기서는 막 논다는 친구들도 영어학원 다니고 수학학원 다니면서 논다학구열의 틈에서 자라서 그런지 해야하는 것은 해야한다는 마인드가 있는 것 같다나도 학원 끊이지 않고 다녔다아유지금 생각하면 돈 아까워 죽겠다.

다른 두 명의 케이시 박은석·이상이는 어떤 장점이 있나.
<히스토리 보이즈때부터 은석 형에게 좋은 영향을 많이 받고 있다되게 특이한 게 연습할 때 보면 잘 안 한다핸드폰 보고 있고근데 딱 나와서 하면 대사도 다 외우고 있고 진짜 잘한다분명히 집에서 대본을 엄청 보고 있는 거다우리 몰래그리고 특이한 생각을 많이 한다관점이 남다르다그리고 상이는 진짜 열심히 한다엄청 푹 빠져서 연습하는 스타일이더라케이시가 자작곡을 부르는 장면이 있는데 자기가 노래도 만들어왔다연출님한테 뺀찌’ 먹었지만나는 그 노래도 좋았다조만간 완성시켜서 발표했으면 좋겠다.

그런데도 왜 관객은 강영석의 공연을 선택해야 하나.
이런 거 왜 물어보나팀을 와해시키려는 건가… 여장을 했을 때몸 선이 제일 내가 슬림하고 예쁘게 나오지 않을까상이는 활배랑 승모근이 아주 발달되어 가지고그거 말고… 모르겠다나 이런 거 말 못한다아잇… 춤 연습 열심히 하고 있다멋지게 쇼를 만들어서 보여드리겠다.

창작진이 배우 강영석을 찾는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나.
유연하게 잘 하는 거 아닐까예전에 내 장단점에 대해 생각해봤다장점은 못하는 게 없다단점은 뛰어나게 잘 하는 게 없다는 거다두루두루 다 하지만 막 엄청난 건 없는근데 종합적으로 보면 장점이라고 생각한다예전에 한 교수님이 만능 엔터테이너의 기질이 있다고 말씀해주셨다조화롭다고그래서 쓰는 것 아닐까뭘 해도 안 어울리는 게 없는 것 같다배우로 살아가는데 있어서 이건 좋은 무기라는 생각이 든다.

공연이 왜 좋나.
내가 왜 공연을 좋아하는지 생각해본 적이 있는데아까 말한 <조지아 맥브라이드의 전설>의 대사가 그 이유인 것 같다또 하나를 꼽자면 말을 조리있게 하는 편이 못 되는데공연은 대사를 다 주지 않나내가 해야할 말들을그 말을 하고 싶은 말이 되도록 만드는 게 재미있다하고 싶지 않아도 하고 싶게 만들어서 내뱉는 그 모순이랄까그 작업이 재미있다공연하면 좋다평생 하고 싶고타의로 못하게 되는 상황이 오지 않고서는 계속 할 것 같다.
 

ATTENTION PEASE!
연극 <조지아 맥브라이드의 전설>
기간 2019년 11월 27일-2020년 2월 16일
시간 평일 20:00 | 토 15:00 19:00 | 일 14:00 18:00
장소 대학로 유니플렉스 2관
출연 박은석, 강영석, 이상이, 성지루, 백석광, 신창주, 송광일 외
가격 R석 5만5천 | S석 4만5천
문의 02-3485-8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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