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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터플러스

베토벤을 위하여_피아니스트 김다솔

베토벤을 위하여

 

피아니스트 김다솔에게 베토벤은 어떤 존재일까지난 2017년부터 선보이는 <베토벤의 시간 ’17’20> 세 번째 해를 맞은 그가 자신의 생각을 촘촘하게 펼쳐 보였다.
editor 이민정


<베토벤의 시간 ‘17’20>은 베토벤 서거 190주년을 맞은 2017년부터 탄생 250주년이 되는 2020년까지자그마치 4년 동안 이어지는 무대다앞서 2016년과 2017피아니스트 김다솔은 스위스 클라비어 콤팍트(Klavier Kompakt) 페스티벌에서 이미 베토벤 소나타 전곡을 두 해에 걸쳐 완주한 바 있으며이어진 뉴욕 머킨홀에서의 데뷔 리사이틀은 전석 매진을 기록했을 뿐 아니라 거장다운 건반 장악력이라는 극찬을 얻기도 했다현재 유럽에서 자신의 활동 영역을 넓혀가는 그에게 베토벤에 대해그리고 자신에 대한 몇 가지 질문을 보냈다작곡가가 악보 위에 세밀하게 악상기호를 적어놓은 것처럼 김다솔의 답변들은 원고지 위에 또박또박 연필로 써내려 간 고백 같았다.

 

ⓒJino Park

 

2017년부터 선보이고 있는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전곡 시리즈의 다섯 번 째 무대에 오르게 됩니다긴 시간 동안 진행하면서 새롭게 느끼고 배운 점이 있을 것 같습니다.
피아니스트로 이번 프로젝트를 준비하는 동안 작곡가 베토벤의 음악을 한층 더 깊이 있게 탐구 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졌어요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전곡 시리즈를 시작하기 전에 이미 많은 소나타 작품들을 연주해왔지만 이번 시리즈를 통해서 작품들을 조금 더 큰 책임감을 가지고 공부 할 수 있었죠. 4년간 7회 공연을 거쳐 마무리되는기획자와 연주자 서로간의 신뢰를 필요로 한 큰 프로젝트이기 때문에 이런 기회가 저에게 주어졌다는 것이 굉장히 감사한 마음이고요.
 
처음 시리즈를 시작할 때의 2년 전과 지금곡에 대한 느낌이나 해석이 많이 달라졌나요이번 프로그램을 준비하면서 베토벤에 대해 새롭게 깨달은 점도 있을 텐데요.
무려 32개의 작품으로 구성된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전곡을 다루며 늘 놀라는 점이 정말 한 작곡가가 쓴 게 맞는지 의문이 들 정도로 굉장히 다르다는 거에요신념을 가지고 최고의 작품을 적어 내기 위해 노력을 쏟아 부은 베토벤의 시간이 모든 작품에서 나타나죠베토벤이라는 작곡가를 늘 좋아하고 존경해왔지만이번 시리즈를 해나가며 그를 향한 감탄이 하루하루 더 커지고 있어요베토벤은 참 대단한 작곡가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그로 인해 그의 음악을 다시 듣게 되고더 올바른 자세로 작품을 다루게 되었어요이번 시리즈를 통해 베토벤의 작품을 더 잘 소화해내는 연주자가 되었다고 믿어요.
 
바흐의 골드베르크 전곡을 드라마틱하게 구성했던 것처럼 베토벤도 면밀하게 구성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클래식 연주로는 꽤 긴 2시간 동안 진행되는데요관객을 위한 구성의 포인트는 무엇인가요?
베토벤 음악의 다양한 면을 들려드리고 싶어요한 작곡가의 여러 작품을 들려드리는 자리에서 아름답다고 느끼는 부분들이 분명 있을 것이고처량하다 혹은 슬프다고 느끼는 부분들도 있을 것이며마치 연주자가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인가라고 외치는 듯 절망스러운 절규가 느껴지는 부분들도 있을 거예요작품을 잘 모르셔도 돼요감상하시면서 베토벤의 음악을 통해 스스로 어떤 분위기와 감정이 다가오는지 느껴주신다면 즐거운 시간이 되실 겁니다.
 
누군가 베토벤 소나타는 노래하는 느낌이라고 하고또 누군가는 대화하는 느낌이라 하더군요피아니스트 김다솔은 어느 쪽에 가깝다고 느끼나요?
베토벤이 직접 ‘노래하듯이라고 적은 작품도 있고곡의 템포만 적혀있고 굉장히 기악적인 작품들도 있어요작품마다 성격과 매력이 굉장히 다르기 때문에 저는 베토벤의 음악은 어떤 느낌이라고 단호한 대답을 드리기가 힘든 것 같아요피아노라는 악기의 무한한 매력을 느끼게 해주는 작품을 적어낸 쇼팽심플한 멜로디와 화성을 통해 아름다움과 슬픔이 동시에 공존하는 작품을 적어낸 슈베르트가 있다면 베토벤은 예를 들어 자연과 같이 인간보다 힘이 더 강한 존재를 음악을 통해 표현하고자 했던 작곡가로서 음악의 위대함을 믿었던 사람이었죠저에게는 음악의 위대함대단한 존재성을 가장 잘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작품을 적어낸 작곡가 중 하나가 베토벤이라 말씀드리고 싶어요.
 
베토벤 외에 관객에게 연속성 있게 들려주고 싶은 레퍼토리가 있나요.
당시 베토벤을 굉장히 존경했던 작곡가가 슈베르트입니다베토벤 소나타 전곡을 해오면서 슈베르트가 많은 영향을 받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어요의도치 않게 베토벤 작품을 통해 슈베르트 작품을 조금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된 시간이 되었어요참 감사하게도 말이에요앞으로 슈베르트의 피아노 작품들을 깊이 있게 다룰 계획이에요.

 

ⓒBonsook Koo

 

프로필을 보니 11세에 피아노 교육을 받기 시작했다고 적혀 있었어요피아노라는 악기와의 인연은 어떻게 시작했으며 피아니스트로 성장하는데 가장 큰 기여를 한 이는 누구인가요.
외동으로 자라며 혼자 지내는 시간이 너무 많은 것을 걱정하신 어머니가 동네 음악학원을 등록해주셨어요제 피아노 역사의 시작입니다그저 취미생활로만 다루던 피아노가 너무 좋아져서 저의 직업이 된 거죠늦게 시작한데다 중학생이 되어서야 제대로 된 교육을 받기 시작했어요어떻게 보면 다행인 것이 주위에 음악을 직업으로 하는 사람이 없었어요누군가가 너무 늦었다고 알려줬으면 아마도 욕심을 내지도 않았을 텐데 말이죠어려운 가정 형편에 음악을 공부한다는 게 사치처럼 들렸을 텐데도 믿음과 지원을 주신 어머니가 물론 가장 큰 역할을 했어요무대에 오를 기회를 주신 많은 분들그리고 많은 것을 배우게 해준 선생님들도 있어요제가 음악적으로 가장의지를 하는 분은 라이프치히 국립 음대의 게랄드 파우트 교수님이세요제가 독일 유학을 와서 처음 배우게 된 선생님이기도 하고하노버 국립음대에서 공부를 마치고 현재 다시 선생님께 배우고 있어요 15살 나이에 만나 지금까지 함께하는 인연으로저의 음악적 취향과 장단점을 가장 잘 아시는 분이고누구보다 솔직한 비평을 하시기도 하죠. 2006년 이후로 선생님의 의견이 들어가지 않은 작품을 무대에 올린 적이 없어요.
 
이제 겨우 서른 한 살. 20대의 김다솔과 30대의 김다솔은 어떻게 다른가요또 어떻게 달라질까요.
하나의 인격체로 단점을 발견했을 때 부정하고 고쳐 나가려고 했던결국 나 스스로가 아닌 다른 사람이 되고 싶어 했던 모습이 20대의 김다솔이라면이제는 자신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김다솔이 된 것 같아요스스로에게 더 솔직하고 그로 인해 더 안정된 인격체가 되어가고 있는 기분이랄까요피아니스트로서 아직 무한히 발전해야 하고 때로 길을 잃기도 하겠지만인간 김다솔은 제법 안정된 것 같아 뿌듯해요. 10년 전에는 피아노 앞에 앉아서 무엇을 어떻게 연습을 해야 더 발전 할 수 있을까 갈피를 못 잡을 때가 있었는데이제는 어떻게 해야 할 지가 보이거든요연습할 시간이 늘 부족하다고 느낄 정도로요어제보다 오늘 연주를 더 잘하는 피아니스트가 되고 싶어하는 것은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함 없어요이 마음을 잃지 않고 작고 큰 깨우침을 매일 얻으며 살아가고 싶습니다더 훌륭한 피아니스트로 발전된 김다솔이 되어야겠지요.
 
공연이 열리는 금호아트홀연세와의 인연이 상당합니다이곳에서 열리는 공연은 더욱 특별할 것 같아요.
유럽에서 연주 활동을 시작한 지 2년이 지날 때 즈음에 걸려온 전화 한 통으로 시작된 인연이었어요저를 주목하는 사람이 한국에는 없다고 생각했던 터라 놀랍고 반가운 마음이었죠. 2011년 라이징 스타 시리즈 리사이틀에서 금호아트홀에서 첫 공연이 있었고같은 해부터 금호아시아나솔로이스츠 멤버로, 2013년 금호아트홀의 첫 상주음악가로도 활동했어요. 2011년부터 매년 독주회와 실내악 무대로 찾은 금호아트홀은 저에게 있어 마음이 따뜻해지는 무대지요피아니스트 김다솔에게 믿음을 가지고 있는 금호아트홀이기에 저도 발전을 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해드리고 싶은마음이 있어요그래서 금호아트홀 무대에 오를 때는 더 긴장하기도 하지요지난 5월 광화문에서 연세대학교 신촌캠퍼스로 자리를 옮긴 금호아트홀연세에서는 첫 공연이었기에 그에 따른 설렘도 있었습니다.
 
가끔 피아니스트 아닌 다른 길을 생각해본 적이 있나요? ‘내가 음악인이 되지 않았다면 어떤 모습으로 성장해 있을까’ 하는.
잘 상상하지 않는 판타지에요상상이 잘 되지 않는다고 할까요중독성과 충동적인 면이 다분한 성격이라 피아니스트가 아니었다 하더라도 분명 어떻게든 제가 좋아하는 일을 찾았을 거라고 생각해요무대에 오르는 사람으로서 어쨌든 퍼포먼스와 관계된 일을 하지 않았을까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또 반대로 어느 한 분야를 연구하는 저의 모습도 어색하지 않게 다가와요어느 한 분야 혹은 일에 미쳐있는 사람일 것은 분명하다고 상상됩니다.
 
김다솔에게 피아노는 무엇인가요.
떨어져 있으면 보고 싶고함께 할 때면 즐겁고 행복해요같이 있으면 절대로 심심하지도 않고요완벽을 추구하는 피아니스트로 무대에서 함께하는 피아노도 좋지만집에서 혼자 엉망으로 연주할 때의 즐거움 또한 얼마나 큰지 모르실 거에요이기적인 발언일 수도 있지만 저의 의견과 감정하나의 인격체로 느낄 수 있는 모든 것을 가장 자유롭고 솔직하게 표현할 수 있는 존재가 된 것 같아요.
 
어떤 음악가가 되고 싶은가요.
죽기 전에는 한 번쯤 만족하는 무대를 경험하게 될까의문을 가짐과 동시에 늘 발전하는 음악가가 되고 싶은 마음이 앞서다 보니 결국 그러지 못할 수 있겠다생각이 들기도 해요저를 내세우기 보단 음악의 위대한 존재를 존경하고 표현하는 음악가가 되고 싶습니다더 좋은 음악을 들려드릴 수 있는 피아니스트로 발전하는 지금의 시간을 토대로 미래에 제 능력이 되는대로 같은 길을 걷고자 하는 젊은 음악가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고요. ‘좋은 사람훌륭한 음악가가 된다면 참 행복할 것 같아요.
 

 

Attention, Please
<베토벤의 시간 ‘17’20: 김다솔 피아노>
일시 12월 19일 20:00
장소 금호아트홀연세
문의 02-6303-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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