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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터플러스

I Dreamed a Dream_바이올리니스트 조진주

 

 

I Dreamed a Dream

 

치열하지만 자유롭게, 아름답지만 강하게 자신의 길을 걷는 바이올리니스트 조진주. editor 이민정

 


 

 

 

 

 

뛰어난 표현력과 매력적인 음색, 섬세한 프레이징으로 전세계 주목을 받고 있는 바이올리니스트 조진주는 2014년 인디애나폴리스 국제 콩쿠르 우승과 함께 바흐상, 로맨틱 협주곡상을 수상했다. 그녀의 재능은 사실 어린 시절부터 시작됐다. 예원학교 수석 입학 후, 미국 클리블랜드 음악원에서 폴 켄터 교수와 유학 중 2006년 몬트리올 국제 음악 콩쿠르 1위 수상과 더불어 관중상을 수상하며 국제적 이목을 끌기 시작했는데, 당시 몬트리올 타임즈 아거스 지는 17세의 그녀에게 “부정할 수 없는 카리스마와 깊이, 그리고 깊은 서정성과 가슴을 어루만지는 부드러움은 등골을 서늘하게 만든다”는 평을 내린 바 있다. 이후 2010년 부에노스 아이레스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 1위 및 오케스트라상, 2011년 윤이상 국제 콩쿠르 2위, 2012년 앨리스 숀펠드 국제콩쿠르 1위 수상 등 세계적인 콩쿠르에서 연이어 우승하였다. 하지만 그녀가 더욱 빛나는 이유는 무대 밖에서도 특별한 행보를 보이고 있어서다. 조진주는 음악을 통해 아름다움과 새로움을 창조하고, 음악적 견문을 넓히기 위한 도전을 멈추지 않는 바이올리니스트다. 솔로이스트로서 켄트 나가노, 마이클 스턴, 제임스 개피건 같은 유명 지휘자들과 협연하는 것은 물론 클래식을 쉽게 접하지 못하는 병원, 호스피스 요양원, 학교에 찾아가 자선음악회를 진행한다. 미국 클리블랜드에 ‘앙코르 챔버 뮤직 캠프’를 설립하여 음악감독을 맡아 학생들에게 실내악의 기본과 감정적 연주를 가르치기도 한다. 또 신문과 월간지에 글을 기고하며 자신의 생각과 철학을 표현하기도 한다.

 

그런 그녀가 이번에는 자신의 이야기를 음악으로 들려준다. 조진주의 VOICE 시리즈는 아티스트가 이 시대를 향해 진정한 자신의 예술적 목소리를 내고자 하는 의지를 담아 만든 프로그램. 지난 2014년 VOICE I을 통해 극한의 상황(1,2차 세계대전) 속에서 탄생된 인간의 본질을 파고드는 작품을 선보였다면 이번에 선보이는 VOICE II에서는 ‘지난 밤, 꿈속의 이야기’라는 부제로 자신의 어린 시절의 추억을 보여준다. 1부에서는 멘델스존과 슈만의 바이올린 소나타, 2부에서는 강렬하면서도 아름다운 소품집을 선보일 예정이다. 소품집은 크라이슬러가 편곡한 폴디니의 작품, 이자이가 편곡한 생상스의 작품을 제외하면 모두 바이올리니스트였던 작곡가로부터 탄생한 곡이다.

 

지난 밤-꿈 속의 이야기’라는 부제가 인상 깊은 <VOICE Ⅱ> 공연을 앞두고 있습니다. 리사이틀을 한달 정도 남긴 요즘, 우리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남겨주실 계획이신가요?

이번 리사이틀의 프로그램은 제가 처음으로 ‘음악은 정말 멋진 것’이라는 생각을 했던 게 언제였을까 생각하며 만들었어요. 그래서 메시지가 있다기보다는 음악에 대한 저의 마음과 사랑으로 가득 채웠다고 하는 편이 더 정확할 것 같아요. 그래서 개인적인 애착이 많이 가는 공연입니다.

 

프로그램도 흥미롭지만 프로그램에 붙은 설명 또한 굉장히 귀여웠습니다. ‘어린 시절 카세트 테이프가 늘어지도록 즐겨 들으며 바이올린과 사랑에 빠지게 만들었던, 그러나 연주를 하며 절망을 느꼈던 곡들’. 이번 리사이틀이 열린 음악회 같다면 굉장히 즐겁겠다라는  생각을 잠시 했습니다.

이 공연의 모든 곡들은 제가 처음 들었을 때 정말 즉각적으로 탄성을 지르며 멋지거나 아름답다고 생각했던 곡들이에요. 비에니아프스키(Wieniawski)의 스케르초 타란텔라 같은 경우, 독거미에 물려 춤을 멈출 수 없다는 재미있는 이야기에 매료되면서도 처음 해보는 비르투오조 곡이라 꽤 애를 많이 썼던 기억이 나요. 정말 억울하기도 했어요. 이렇게 연습을 많이 해야 하는데 곡은 5분밖에 안되다니! 그런데 사실 저는 카세트 테이프 세대는 아니에요. (하하) CD가 튈 때까지 들었습니다!

 

어느 인터뷰에선가 ‘5세 때부터 경쟁 속에서 살았다’는 기사를 읽은 기억이 납니다. 하늘의 재능을 얻은 음악가의 어린 시절처럼, 꼬꼬마 조진주 역시 음악적 소양이 풍부한 배경 속에서 조숙한 시간을 보냈나요?

전혀 아니에요. 저는 음악가 집에서 태어나지도 않았고 재능이 엄청난 것도, 노력파도 아니었어요. 단지 호기심이 많았고 책을 많이 읽었는데 음악만큼 지금까지 호기심을 자극하는 것을 아직 만나지 못했어요. 어릴 때 저의 큰 자랑이 방 한 벽이 바닥부터 천장까지 다 책장이었다는 사실이에요.  그 만큼 책 읽는 건 정말 좋아했어요. 예원학교 입시 때는 몰래 만화방에 너무 많이 가서 엄마랑 많이 싸웠죠.

 

이번 공연은 피아니스트 이타마르 골란과 함께 합니다. 지난해 미국에서 함께 공연했던 걸로 알고 있는데, 그 인연이 이번 공연까지 이어진 건가요? 이타마르 골란은 바이올리니스트 조진주에게 어떤 음악인으로 다가왔는지도 궁금합니다.

음… 이타마르는 정말 특별한 예술인이에요. 감당할 수 없을 만큼 큰 에너지가 무대에서는 엄청난 힘으로 다가오죠. 마치 폭풍 속에 휩쓸리는 느낌이랄까요. 말로 설명할 수 없을 만큼 제 자신에게서 새로운 것을 발견하게 해주는, 예술적인 에너지가 남다른 사람이에요. 사석에서는 연주자로서의 편견 없이 대해주는 흔치 않은, 다정한 사람이기도 하고요.

 

한국 클래식 아티스트로서의 행보가 조금은 특별합니다. 많은 음악적인 도전 속에서 새로운 것들을 추구하는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글쎄요. 저의 활동이 남들과 다른 부분이 있을까요. 제 생각에는 대부분 연주자들이 자신의 색깔에 맞는 도전을 나름대로 해나가고 있는 것 같아요. 그냥 새롭고 멋진 것, 또는 재밌는 것을 대할 때 크게 생각하지 않고 제 감정과 본능에 충실하다 보니, 다르게 보이는 부분이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음악가로서 많은 예술적 고민을 하고 스스로의 답을 찾아가는 과정은 다들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인디애나폴리스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를 통해 스케줄이 굉장히 빽빽해졌다고 하셨는데, 다양한 연주 활동 가운데 잊을 수 없는 의미 있는 공연은 무엇이었나요?

아무래도 카네기 홀에서 몇 차례 연주했던 것이 큰 의미가 있었죠. 동경하는 수많은 연주자들이 연주했던 무대에서 연주하는 것은 감동이 클 뿐만 아니라 음향이 정말 버터 안으로 들어간 것처럼 부드러우면서도 반응은 빠른, 그야말로 황홀한 공간이었어요. 그 공간에서 연주를 세 차례나 했다는 것 자체가 큰 영광이고 연주할 때마다 큰 영감을 받았죠. 또 이번에 함께하게 된 이타마르와의 첫 연주도 기억에 많이 남아요. 제가 음악 감독을 맡고 있는 앙코르 실내악 페스티벌의 3번째 시즌에 함께 하게 되었는데 그때 에벤느 콰르텟의 비올리스트였던 마티유 헤르조그(Mathieu Herzog, 오는 2월에 통영에서 함께 연주하게 되었답니다!), 그리고 이타마르와 무대를 나눈 것이 음악적으로 큰 전환점이 되었었어요. 앙코르의 아티스트들과 곧 한국에 함께 오게 되어서 제가 느꼈던 감동을 한국의 관객과도 함께 할 수 있게 될 것 같아 기대하고 있어요.

 

글쓰기에도 천부적인 재능을 타고 난 것 같아요. 다시 태어나 연주를 하는 것과 글을 쓰는 것. 둘 중 선택할 수 있다면 무엇을 택하실 건가요? 

아니 바야흐로 21세기인데, 골라야 하나요? 다시 태어나면 둘 다 더 열심히 하겠어요!

 

요즘 클래식 외에 몰입하고 있는 일이 있나요?

사실 요즘은 제 직업과 다시금 사랑에 빠져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음악에 특히 더 몰입하고 있어요.  비소설을 조금씩 읽고 있고, 새로 관심을 가지게 된 건 식물키우기입니다. ‘연쇄살화마’에서 식물원 언니로 거듭나기 위해 책도 읽고 유튜브도 보면서 화분 세 개를 열심히 키우고 있어요. 강아지 ‘미소’도 이제 점점 나이가 들어서 맛있는 거 재밌는 거 많이 해주려고 하구요.

 

캐나다 맥길대학교에서 학생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열정적인 연주처럼 학생을 대하는 일 또한 굉장히 뜨거울 것 같습니다. 스스로 ‘어떤 선생님’이라 생각하시는지요?

유난스럽고 학생들한테 집착하는 선생님! 학생들이 연주할 때 제가 너무 떨려요. 미칠 것 같아요. 그래서 대기실에 가서 막 “너 손목 굽히고 해야 된다!” “노래하면서 해야 된다!” 막 이래요. 학생들이 “선생님 그만 좀 하시라”고 그러던데 생각을 해봐야겠어요.

 

치열한 20대를 보내고 30대의 문을 연지 얼마 되지 않습니다. 조진주의 30대는 어떤 나날이 펼쳐질까요.

아무튼 재미있을 것 같아요. 요즘은 일하는 게 너무너무 재미있어요. 그리고 미래에 대해서 너무 많이 생각하면 현재를 즐기지 못하는 것 같아요. 30대에 대한 계획보다는 그냥 지금을 재미있게 살고 싶어요.

 

여전히 콩쿠르를 준비하며 경쟁의 한가운데서 홀로 싸우는 동료 혹은 후배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요?

콩쿠르는 다 ‘운빨’이니까 너무 치열하게 하지 말라고 얘기해주고 싶어요. 의미두지 말고 아무 생각 없이 하라고요. 그리고 1차나 2차에서 떨어지면 미련 가지지 말고 여행이나 실컷하고 오라고, 그게 재미있는 추억이 된다고요.

 

바이올리니스트 조진주가 다른 젊은 음악가와 다른 지점이 있다면 그건 ‘자유’가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사실 저는 더 자유롭고 싶어요, 만약 상대적으로 자유로워 보인다면 그건 아마 제가 재미있거나 흥미가 생기는 일이 있으면 겁이 나기도 전에 일단 지르고 보기 때문일 거에요. 그리고 사실 좀 무신경하고 뻔뻔한 편이라 남들 감정에 무심해요. 개인적으로는 그것이 저의 단점이기도 하지만 일을 할 때는 타인의 시선에 둔감할 수 있는 저만의 무기이기도 한 것 같아요. 똑같은 일을 3번, 4번, 5번 실패했을 때를 생각해 보면 분하기는 했어도 창피하다는 생각은 별로 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결과에 도달하는 프로세스라고 생각을 했기 때문에 그냥 계속 하고 있는 것 뿐이에요.

 

음악인으로서 커다란 비전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끝까지 연주자로서 살아남는 것!

 

 

Attention, Please

<조진주&이타마르골란 VOICE II-지난 밤, 꿈속의 이야기>

일시 2019년 12월 11일 20:00

장소 예술의전당 IBK챔버홀

가격 R석 6만원|S석 4만원

문의 02-737-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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