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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터플러스

The Brand New_뮤지컬 <쓰릴 미> 배우 양지원, 이해준, 김현진, 구준모, 김우석, 노윤

 

The Brand New

 

배우 양지원, 이해준, 김현진, 구준모, 김우석, 노윤. 12년간 1300번의 공연에 없었던 새로움을 사할 뮤지컬 <쓰릴 미>의 새로운 얼굴들.

editor 김은아 photographer 구은영 stylist 김선미 hair&makeup 김원숙


 

양지원

 

지난해에 출연했던 <천사에 관하여;타락천사>라는 작품을 보고 오디션 제의를 받았어요. 당시에 연기했던 발렌티노라는 캐릭터는 리차드와 닮은 부분이 있는데, 스태프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했다고 해요. 저는 처음부터 끝까지 극을 이끌어가고, 반전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네이슨에게 더 흥미를 느꼈어요. 양지원의 ‘나’는 이기적이고 집착이 강한 모습으로 만들어보고 싶어요. 언뜻 보면 ‘그’가 더 악하고 범죄를 주도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저는 네이슨의 행동에서 인간 내면 깊은 곳에 도사리고 있는 악을 느껴서 무섭기까지 했거든요. ‘나’는 ‘그’를 사랑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오로지 자신의 만족을 위해, 자신에게 신적인 존재가 필요했기 때문에 그에게 집착했다고 느껴졌어요.

이전에도 <쓰릴 미>가 유명하다는 사실은 알았지만, 이번에서야 처음 대본을 읽어보았는데 엄청난 힘이 담겨있더라고요. 드라마와 넘버 모두에서 신선한 충격을 느꼈어요. 두 인물의 심리전과 치밀한 계획, 섬세한 감정이 긴장의 끈을 놓지 않게 해서 흡입력이 굉장히 높은 작품이에요. 치열한 심리전 속에 감정의 밀도를 높게, 섬세하게 인물을 그리고 싶어요.

저는 작품이 결과적으로 무엇을 말하는지를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쓰릴 미>는 사랑이 이기심과 탐욕, 소유욕에 의해 어떻게 변질되고, 그 결과가 얼마나 끔찍하고 비참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극인 것 같아요. 우리가 살면서 어떻게 사랑을 해야하는지, 진짜 사랑의 본질은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는 작품이 되었으면 합니다.

 

 

이해준

 

일단 비주얼적으로 완벽하게 캐릭터를 보여주고 싶어요. 누가 봐도 실제 리차드를 만났다면 이랬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 수 있도록요. 스타일이나 의상, 말투, 행동까지 철저히 준비할 생각이에요. 다이어트에도 좀 더 신경쓰고요. 리차드는 외모만 봐도 누구보다 매력적이고 뛰어나 보여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알고 보니 리차드가 네이슨보다 몇 개월이지만 더 어리더라고요. 형을 가지고 놀고 괴롭히는 모습이나, 끊임없이 새로운 걸 원하고 신선한 자극을 추구하는 모습이 어쩌면 아이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저는 모험과 도전을 좋아하는 편인데, 제가 가진 매력이나 장난스러움과 캐릭터와의 교집합을 찾아내 저만의 리차드를 만드는 데 반영하고 싶어요.

모든 오디션이 긴장되지만 <쓰릴 미>는 유독 더 떨었던 것 같아요. ‘남자 2인극’하면 모두 <쓰릴 미>를 떠올리잖아요. 관객들에게 오랫동안 사랑 받은 작품이기도 하지만, 출연했던 배우들이 계속해서 참여하는 것 또한 남다른 매력이 있기 때문이라고 봐요. 여러 번 참여한 선배 배우들은 할수록 새롭다고 하시더라고요. 최선을 다해 준비해서 지금까지 쌓아온 작품의 역사에 누가 되지 않도록 하려고 해요. 전부 새로운 캐스트로 꾸려지는 이번 공연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있지만, 결과는 까봐야 아는 거고, 저는 자신이 있습니다.

저에게도 <쓰릴 미>는 늘 원했던, 또 오래 기다려온 작품이에요. 그래서인지 큰 선물을 받은 것 같은 요즘이에요. 그만큼 소중한 기회인만큼 최선을 다하고 싶어요. 그래서 반대로 관객들에게 선물처럼 느껴지는 공연으로 되돌려드리겠습니다.

 

김현진

 

공연을 보기 전부터 주변에서 저에게 잘 어울리는 작품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이미지가 잘 맞는다고요. 밖에서 까불대고 말이 많은 것 같지만 사실 저와 진짜 친한 사람들 앞에서는 오히려 차분하고 말이 없는 편이거든요. 극중에서 ‘나’를 설명하는 부분에서 비슷한 묘사가 나오기 때문에 저를 떠올린 것 아닌가 싶어요. 작품을 보면서 받은 인상도 참 정적이라는 점이었어요. 잔잔한 호수가 생각난다고 할까요.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사건 자체는 다이내믹한데, 풀어내는 방식은 그렇지 않거든요. 인물들의 감정도 두 사람이 주고받는 대사보다 그 사이 사이의 침묵에서 드러나는 것들이 더 많고요.

이번 공연의 본격적인 연습에 앞서서 일단 제 스스로가 작품에 가지고 있는 편견을 내려놓으려고 해요. <쓰릴 미>라는 제목을 들었을 때 으레 떠오르는 이미지 같은 것들이요. 모든 점에서 새롭게 시작하는 프로덕션인 만큼 연출님, 음악감독님께서도 새로운 느낌의 디렉션을 주실 것으로 기대하고, 동료 배우들과도 처음 시작하는 마음으로 맞춰나가려고 해요. 특히 저는 <마이 버킷 리스트>를 통해 2인극을 경험한 적이 있는데, 두 배우가 서로에게 집중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더라고요. 온 무대를 오롯이 두 사람이 책임져야 하니까요. 연습 기간 동안 대화를 많이 나누면서 호흡을 맞춰나갈 생각입니다.

<쓰릴 미>는 저에게 터닝포인트가 되어줄 것 같아요. 의상만 봐도 벌써 달라진 분위기를 실감하죠. 그동안 주로 귀엽고 어린 역할을 맡아왔기 때문에 주로 후드티, 야구점퍼를 입었는데, 이번 공연의 준비를 위해서 원없이 정장을 입고 있거든요. 배우 김현진의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구준모

 

오디션을 준비하면서 고민이 많았던 것이 스스로가 ‘나’와 ‘그’ 중 어느 쪽에 가까운지를 모르겠더라고요. 어떻게 보면 두 배역을 모두 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지만, 캐릭터가 분명하지 않다는 단점으로 비칠 수도 있었죠. 양날의 검이랄까요. 결국 오디션에서는 연기와 노래의 톤을 바꾸고 단정했던 옷차림을 헝클어뜨리는 식으로 변화를 주어서 두 가지 캐릭터를 모두 보여드렸죠. 심사위원들께 선택지를 드린다는 마음이었는데 리차드로 불러주셨네요.

밝게 웃을 때의 얼굴에는 ‘그’의 느낌이 전혀 없는데, 외모의 굵은 선이나 덩치를 보면 잘 어울리는 것 같기도 하고. 그래서 지금은 제 안의 어떤 모습을 좀 더 강조하고, 어떤 모습은 잠시 넣어두어야 리차드를 잘 표현할 수 있을까에 대한 부분을 머릿속으로 정리하고 있어요. 이를테면, 은근 까칠할 순간이 있다거나, 하나의 일에 일희일비하지 않는 ‘멘탈’이 센 성격 같은 부분. 완전히 새로운 인물을 창조하기보다는 제 안에 있는 이런 모습들을 끌어모을 생각이에요.

저는 2007년 <쓰릴 미> 초연으로 작품을 처음 보았는데, 아직도 그날 극장의 공기가 생생히 기억날 정도로 엄청난 충격을 받았어요. 계원예고 동문인 최재웅 선배가 출연하는 공연이라 단체 관람을 갔었던 것인데, 다음날부터 학교에서 하루 종일 <쓰릴 미> 이야기만 했던 추억이 있어요. 당시 모든 남학생들의 로망이었기에 이번 작품에 제가 출연한다는 소식에 동기들이 난리가 났죠, 하하.

캐스팅이 발표되었을 때 “구준모가 리차드에 어울릴까?”하는 의구심을 가진 분들이 많더라고요. 어느 정도 부담은 있을지 몰라도 걱정은 없어요. 저는 관객들의 의아함을 해결해드리고 싶은 목표가 분명히 있거든요.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은 마음이랄까요. “궁금하시죠? 제가 보여드리죠, 구준모의 리차드는 어떤 것인지!”

 

 

김우석

 

<쓰릴 미>는 저에게는 말 그대로 ‘스릴’ 같은 작품이에요. 오디션 합격 소식을 들었을 때 행복함과 감사함만큼 압박감과 두려움도 컸거든요. <쓰릴 미>가 두 번째 작품인데다가 데뷔작이었던 <레드북>에서는 앙상블을 맡아 주로 합창을 담당했으니까요. 주변에서도 모두 놀랐어요. “네가 <쓰릴 미>를?” “할 수 있겠어?” 아무래도 공연 경험이 많지 않다 보니 나온 반응들이겠죠.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긴장이 더 될 수밖에 없어요. 물론 기분이 좋은 것만은 아니고, 때로는 속이 부글부글 끓기도 하지만 틀린 말은 아니니까요. 무대에서 결과로 잘 보여드린다면 이런 말을 들었던 과거는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네이슨과 잘 어우러졌다’는 말 한마디면 충분히 보상이 될 것 같아요.

요즘은 네이슨과 저 사이에 닮은 부분이 무엇이 있는지 생각을 많이 하고 있어요. 연습을 진행해나가면서 생각이 바뀔 수 있지만, ‘나’를 빠르게 제 것으로 만들고 싶어서요. 더불어 작품 속의 굵직한 사건들- 살인이나 집착, 또는 사랑이라는 감정에 대해서도 왜 그럴 수밖에 없었을까를 이해해보려 노력하는 중이에요. 그렇지만 앞선 공연들의 영상은 보지 않으려고 해요. 제가 스스로 찾아나갈 부분을 최대한 발견해낸다면 새로운 매력을 보여줄 수 있는 배우라는 인상을 남길 수 있지 않을까요. 사실 그런 평가보다도 제 스스로 후회 없이 노력했다고 느낄 정도로 최선을 다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이번 공연에서의 목표 중 하나는 저에게 취해있지 않는 것이에요. <쓰릴 미>는 상대 배우, 피아노가 조화를 이룰 때 완성되는 작품이니까요. 오래 전 뮤지컬 <인터뷰>를 관람하고, 배우 세 명과 피아노 한 대만으로 긴장감을 만들어내는 것에 놀랐던 기억이 나요. 이번 작품 역시 두 명의 배우와 피아노 한 대만이 무대에 오르는데, 여러 조합의 배우들과 음악이 어떤 다양한 색을 낼 수 있을지 많은 기대가 됩니다

 

 

노윤

 

오디션에 합격 소식을 들었을 때 ‘나’일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오디션을 2차까지 봤는데 두 번 다 네이슨의 대사와 노래만 했거든요. 그래서 지금까지와는 다른 느낌의 캐릭터를 연기할 기회가 드디어 온 건가 싶었죠. 알고 보니 리차드였지만요. 평소에 주변에서 “너는 무조건 ‘그’다”라는 말을 많이 들어서 <쓰릴 미> 합류를 알리면서 ‘나’ 역을 맡게 됐다고 장난도 많이 쳤는데 그때의 표정들이란… 하하. 이번 작품은 <트레이스 유> <해적>에 이은 세 번째 2인극이에요. 앞선 작품들을 통해 깨달은 게 있다면 무대 위에서 믿을 건 상대 배우밖에 없다는 거예요. 내가 힘이 되어주어야 할 때는 의지할 수 있도록 하고, 도움이 필요할 때는 눈빛으로 신호를 보내야죠. 두 명의 합이 조금이라도 흐트러지면 조율되지 않은 악기가 되기 십상이거든요. 특히 <쓰릴 미>는 두 인물의 대사가 빽빽하지 않은데도 인물들이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충분히 전달될 만큼 대본이 탄탄한 작품이에요. 이를 바탕으로 파트너와 무대 위에서 어떻게 자유로워질 수 있을지 기대가 됩니다.

스무 살을 막 지난 리차드는 지금까지 맡았던 배역 중 가장 제 실제 나이와 가까운 캐릭터이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아직은 그가 어떤 친구인지 쉽사리 단정 짓지 않으려고 해요. 지금껏 <쓰릴 미>를 거쳐온 쟁쟁한 선배들이 웬만한 시도는 다 해보셨을 테니까 마음 편히 먹고, 대본 안에 있는 리차드를 착실하게 알아간 다음 저만의 것을 찾아나갈 생각이에요.

제가 무대에 선지 이제 2년이 되었고, 앞으로 훨씬 더 오랜 기간을 배우라는 이름으로 살아갈 텐데 언제나 <쓰릴 미>를 떠올리면 웃음이 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겁니다. 극 자체는 에너지 소모가 만만치 않더라도 동료들과 호흡하며 아름답게 마무리한, 멋진 기억으로 남기를 바랍니다.

 


<Epilogue>

 

“안녕하세요… 하하… ” “형님… 이라고 불러도 되죠?”

스튜디오에 모인 여섯 남자의 기류가 심상치 않았다. 영 어색한 이들의 인사말을 듣고 있자니, 마치 번화가에서 우연찮게 소개팅하는 커플의 옆 테이블에 앉은 듯한 기분이 들었다. 알고 보니, 시어터플러스의 커버 촬영 현장은 <쓰릴 미>의 배우 6명 전원이 참석한 첫 번째 자리였다. 공식 연습을 시작하기 전인데다가, 공연 프로필 사진 역시 개인컷 위주로 진행되는 까닭에 서로 모일 일이 없었던 까닭이다. 그러나 <쓰릴 미>팀이 주는 소속감 덕분일까. 혹은 캐스팅 발표를 보고 먼저 인스타그램 팔로우부터 한 친화력 덕분일까. 촬영을 시작한지 몇 분도 채 되지 않아 호형호제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2017년 10주년 기념 공연을 마지막으로 휴식기를 가진 <쓰릴 미>가 2년만에 무대에 오른다. 작품은 2007년 한국 초연 이후 11번의 프로덕션에 걸쳐 총 1300회의 공연을 올리며 관객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았던 뮤지컬. 이번 공연은 지금까지 한 번도 참여하지 않았던 연출가(이대웅)와 음악감독(이한밀), 배우들로 새로운 프로덕션으로 꾸려진다. 창작진은 물론 무대와 의상까지 전부 다르게 제작될 예정이다.

<쓰릴 미>는 대학로 ‘스타 탄생’의 요람이라는 점에서도 이번 캐스트에 눈이 쏠리고 있다. 신예였던 김무열, 강하늘, 장승조, 전성우, 이재균 등은 <쓰릴 미>를 통해 드라마와 영화에 캐스팅되며 배우로서의 존재감을 키웠고, 윤소호, 문성일, 정욱진, 강영석, 이상이 등 현재 대학로에서 믿고 보는 배우로 활동하는 배우들 역시 이 작품을 통해 발돋움했다. 이처럼 오랜 세월 동안 많은 사랑을 받은 작품인 만큼, 이번 공연에 참여하는 배우들의 각오는 남다를 수밖에 없다. “행복한 만큼 부담도 크다”거나, “이름 세 글자를 확실히 각인시키겠다”는 다짐까지, 연습을 앞둔 여섯 명의 언어는 달랐지만 완벽한 ‘나’와 ‘그’로 무대에 서겠다는 굳은 의지에 깃든 비장함에는 차이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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