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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터플러스

Finally, IVY_뮤지컬 <아이다> 아이비

 

Finally, IVY

 

아이비가 오랜 시간 공들인 끝에 찾아낸 것에 대하여.
editor 김은아 photographer 장원석 stylist 조윤희 hair 한지선 makeup 홍현정

 


뮤지컬 <아이다>는 어떤 장애물도 막을 수 없었던 연인들의 운명적인 사랑이야기다주인공인 아이다와 그의 연인 라다메스의 시점에서 바라본다면그러나 이야기의 초점을 암네리스에게 맞추면 이야기는 더없는 비극이다결혼 직전자신의 약혼자가 다른 사람과 사랑에 빠졌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심지어 그 여인은 자신이 유일하게 친구라고 여겼던 아이다그러나 암네리스는 자신의 슬픔과 분노를 꿋꿋이 받아들인다아이러니하게도 그 지극한 고통이 그를 성장시킨다철없는 공주는 비로소 한 나라의 통치자로서의 오롯한 자격을 스스로에게 부여한다이 잔인한 성장기는 작품 속에서만 존재하는 것은 아닌 듯싶다무대 공포증과 자신감부담감으로 고통스러웠던 시간을 견디고마침내 한 걸음 앞으로 내디딘 아이비의 시간은 이와 꼭 닮아있으니까. ‘상처는 별이 된다는 어떤 노래의 가사처럼자신의 아픔을 별로 만들기 위해 아이비가 정성스럽게 보낸 시간에 대해그리고 그 곁을 지켜준 반려견 두두의 사랑스러움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번 공연을 마지막으로 뮤지컬 <아이다>가 영원히 막을 내리게 됩니다마지막 프로덕션이라는 특별한 의미를 가진 공연에 마지막 암네리스로 참여하게 된 소감이 궁금해요.
이번 작품이 끝나면 <아이다>를 볼 수 없다니 믿을 수 없어요좀 더 사랑을 받아야 하는 작품인데… 특히 식민지의 아픔과 한을 아는 우리만이 느낄 수 있는 감동과 희열이 있는 작품이잖아요마지막 시즌을 함께하는 배우로서의 프라이드가 생길 것 같아요.

<아이다>에는 2016년 공연에 이어 두 번째 출연이에요. 3년 만에 이집트로 향하는 마음이 마음이 남다를 것 같아요.
남다를 수밖에 없죠아이비는 <아이다>와 함께 성장한 배우라고 할 수 있거든요저에게 무거운 짐을 지어주었던 작품이니까요오랜만에 친정’ 신시컴퍼니와 함께하는 작업이기도 하고요.

지난 공연 때 무대 공포증을 앓았다는 인터뷰를 읽었어요. ‘무거운 짐이라는 말도 아마 이와 무관하지는 않겠죠.
지난 공연을 어떻게 했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을 정도로 긴장을 많이 했어요암네리스는 제가 처음으로 맡은 진지한 역할이었거든요공연 초반에는 발랄한 공주의 모습으로 나오지만극 후반에는 한 나라의 여왕에 걸맞는 카리스마를 보여줘야 하잖아요사실 관객으로서는 <아이다>를 너무나 감명 깊게 보았지만암네리스는 제가 할 수 있는 역할이라고 생각한 적이 없었어요.

아이비의 암네리스를 사랑했던 관객들이 들으면 깜짝 놀랄 것 같은데요무엇이 그렇게 긴장하게 만들었나요.
대한민국에서 암네리스하면 정선아를 떠올리는 분들이 많을 거예요저 역시 선아가 출연하는 <아이다>를 두 번 봤는데그녀 자체가 암네리스라는 생각을 했죠그러다 막상 제가 암네리스를 맡게 되니까 정말 좋으면서도 부담이 너무 크더라고요과연 내가 선아의 공연에서 느꼈던 감동과 카타르시스를 관객들에게 줄 수 있을까 하는 생각 때문에요이런 걱정들 때문인지개막 직전 리허설을 진행하는데 말 그대로 온몸의 시스템이 멈추더라고요극도의 공포심을 경험하고 나니 한동안 무대에 서는 것이 무서웠어요.

지금 와서 그때를 돌이켜보면 어떤 생각이 드나요.
스스로에게 너무 엄격한 잣대를 세운 것 같아요뮤지컬 관객들은 특별한 날비싼 가격을 지불하고 극장에 오시잖아요그 점이 항상 마음의 부담이었어요. ‘틀리면 안 된다’ ‘관객을 실망시키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스스로를 몰아세웠어요사실 저는 뮤지컬배우로서 자질이나 실력이 뛰어나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어요지금까지 올 수 있었던 건 운이 좋아서가 아닐까 싶었죠그래서 이런 생각을 전환하기 위해 많이 노력했어요나는 충분히 잘하고 있다나는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노래를 잘 한다스스로에게 말을 걸면서 공연 모니터를 많이 했죠무대 공포증이 생긴 이후로 노래 부르는 것이 두려웠는데팬미팅을 콘서트 형식으로 해보기도 하고버스킹 공연도 준비하는 중이고요노래에 대한 새로운 재미를 찾으려고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어요.

이야기를 듣다 보니 다시 <아이다>를 선택하는 데에는 큰 용기가 필요했을 것 같아요.
아니요꼭 한번 다시 해보고 싶기는 했어요너무 긴장해서 기계적으로 연기한 건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나 완벽히 표현하지 못했다는 죄책감이 있었거든요관객들에게 미안한 마음도 있고요지금은 얼른 작품을 시작하고 싶어요잘할 수 있을 것 같은 희망이 생겼거든요이번 공연에 대한 궁금증도 크고새로 합류하는 전나영최재림 배우와의 호흡도 기대되고요이번에는 제대로 공주병에 걸린 채로 재미있게 해보고 싶어요.

올해 아이비의 암네리스는 어떻게 만들어갈 생각인가요.
표현을 조금 절제하고우아한 모습으로 그리고 싶어요태생부터 공주인 사람처럼요, ‘있는 집‘ 자제는 명품을 두르지 않아도 고급스러운 느낌이 있잖아요그런 인물로 만들고 싶어요그래서 요즘 부자 언니들을 좀 섭외 중이에요(웃음). 애티튜드나 말투나 눈빛 등을 배울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요무엇보다 제가 성숙해진 만큼 캐릭터에도 달라진 모습이 보였으면 좋겠어요.



다시 한 번 <아이다>를 만나기까지 3년 동안 다양한 캐릭터로 관객들을 만났어요배우 아이비를 가장 많이 성장시킨 작품은 무엇인가요?
우선 <지킬 앤 하이드>를 통해서는 노래 실력이 좋아진 것 같아요루시의 넘버들이 워낙 어렵고 힘을 많이 써야하는데, 1년 내내 불렀으니까요(웃음). 사실 전 목소리가 밝고 가볍다고 생각해서 처음 오디션 콜이 왔을 때 죽어도 안 한다고 그랬었어요그런데 작품을 하면서 소리에 대한 연구도 많이 하고조승우·홍광호·박은태 같은 훌륭한 배우들의 노래와 연기를 가까이 지켜보면서 많은 것을 배웠죠. <혐오스러운 마츠코의 일생>이나 <레드북같은 중극장 작품을 통해서 관객과 호흡하는 법에 대해서 알게 되었어요특히 <마츠코>는 연기적으로 까다로운 작품이어서 배우로 많이 배웠고요.

실제 자신의 모습과 닮아있는 캐릭터혹은 정반대의 캐릭터 중에서 어떤 배역이 좀 더 편하게 느껴지나요?
저는 꾸미는 걸 잘 못해요그래서 실제 제 모습과 비슷한 역할만을 해왔는데그러다가 마츠코루시그리고 에스더(<벤허>)를 만났죠처음에는 어색했어요특히 <벤허때요공주 같은 역할만 맡던 아이비가 갑자기 하녀가 되어서 주인님~” 한다면 과연 관객들이 받아들여줄까 싶었죠저는 미스캐스팅이라는 이야기를 듣는 게 정말 무섭거든요다행히 관객분들이 좋은 평가를 주셨어요지금은 저와 완전히 다른 모습의 캐릭터로 사는 것을 하나의 놀이로 받아들이고 즐기게 된 것 같아요.

그러고 보니 얼마 전 발매된 <벤허> OST에도 아이비의 목소리가 담겼어요.
창작진에서 저를 불러주셨을 때 놀랐지만좋은 경험이었어요. OST 제작비가 크다 보니 뮤지컬 넘버가 앨범으로 남는 건 정말 드물잖아요저도 뮤지컬을 9년 했는데 이번이 첫 녹음이니까요한국어로 된 뮤지컬 사운드트랙에 대한 아쉬움이 늘 있었는데 <벤허>로 꿈을 이룬 셈이죠평생 좋은 추억이 될 것 같아요나중에 할머니가 되어도 젊은 날의 목소리를 간직할 수 있는 거니까요.

뮤지컬 넘버를 엮어서 아이비만의 앨범을 내보는 건 어때요?
안 그래도 요즘 여러 가지 시도를 해보려고 생각중이에요그동안 앨범을 낼 자신이 없어서 망설이고 있었는데음원을 내고 싶어서 곡도 받고 있고요후회하지 않도록 최대한 많은 시도를 해보려고요마음 속에서 두려움을 많이 쫓아내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내면이 한층 단단해졌다는 느낌이 들어요그사이 어떤 시간을 보냈는지 궁금해지네요.
지난 1년 동안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어요생각해보면 2010년에 뮤지컬을 시작한 뒤로는 공연과 방송을 병행하느라 쉴 새가 없었어요제가 진짜로 원하는 게 뭔지 귀 기울일 틈조차 없었죠그래서 일부러 여유롭게 시간을 보냈어요건강한 취미를 만들기 위해 요리 자격증도 땄고처음으로 운동에도 재미를 붙였어요몸을 단련하니까 정신도 같이 단련되더라고요무엇보다 올해 초부터 심리학에 관련된 책도 많이 읽고카운슬링도 받으면서 내면적으로 많은 변화가 있었어요깊숙한 곳에 있는 진짜 나를 만나게 된 시간이라고나 할까요마치 마음을 깨끗하게 청소한 느낌이 들어요이렇게 몸과 마음이 최고로 건강한 상태로 <아이다>를 만날 수 있다는 것이 참 좋아요너무나 설레고 있어요.

이런 긍정적인 변화에 귀여운 두두도 한 몫을 했겠죠?
신기하게도 저의 삶이 변화되기 시작한 시기와 두두를 만난 시기가 맞아떨어져요매니저의 지인이 임시 보호중인 강아지라며 동영상을 보게 되었는데 진짜 요만한 애기더라고요겨우 3개월 밖에 되지 않았는데 두 번이나 파양이 됐다는 말을 듣고 한 번 만나고 싶다고 부탁한 것이 지금의 인연으로 이어졌어요두두는 제 삶의 큰 기쁨이자 위로 같은 존재예요우리 두두는 CNN 뉴스에도 출연한 월드스타랍니다한국의 강아지 유치원을 취재하던 카메라에 간식 먹는 두두의 모습이 제대로 찍혔죠.

의미있는 1년을 통해 충만해진 아이비는 이전의 아이비와는 어떤 다른 모습을 보여줄까요.   
예전에는 사실 자아성찰을 하기보다는 가볍게되는대로 살자는 주의였어요그런데 지난 1년을 보내면서 항상 스스로를 살펴보는 훈련을 하고처음으로 일기도 쓰기 시작했어요이런 점이 무대 위에서의 모습에도 분명 반영될 것이라고 생각해요캐릭터에 더 집중할 수 있을 것 같고어떻게 하면 나의 성격과 장점을 살려서 더 설득력있게 표현할지에 대한 답을 찾을 것 같아요더욱이 <아이다>니까요첫사랑을 다시 만난 기분이라고 할까요처음 뮤지컬을 시작했을 때의 그 뜨거운 마음을 회복했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아이비가 지금 이 시점에 꾸는 꿈이 궁금해요.
일뿐만 아니라 인생에 있어서도 목표가 생긴 것 같아요이제 마흔을 바라보는 나이인데탐욕스러운 사람이 되지 말자는 생각이에요후배들을 이끌어주고 베풀 수 있는 여유를 가지고 싶어요뮤지컬배우로서 이걸 반드시 이뤄내겠다는 욕심은 전혀 없어요점차 나이가 들면서 주인공을 맡지 못할 수도 있잖아요특히 그동안 맡아온 아름답고 젊은 공주 같은 역할은요그렇지만 그것조차 너무나 자연스러운 과정이잖아요욕심을 부리면서 좌절하기보다는 편안하게 받아들이면서 살아가고 싶은 것이 지금의 꿈이자 바람이에요.
 

ATTENTION PLEASE!
뮤지컬 <아이다>
기간 2019년 11월 16일-2020년 2월 23일
시간 화-금 20:00 | 토,일 14:00 19:00
장소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
출연 윤공주, 전나영, 김우형, 최재림, 정선아, 아이비 외
가격 VIP석 14만원 | R석 12만원 | S석 9만원 | A석 6만원
문의 02-577-19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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