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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GIN AGAIN_뮤지컬 <썸씽로튼> 배우 서은광

BEGIN AGAIN

여름의 열기가 한창인 일요일 오후, 가로수길에서 만난 서은광은 여전히 즐겁고 유쾌하고 훈훈했다.

 

editor 이민정 photographer ROBIN KIM 
stylist 박혜정, 전소현 hair 김태현(미장원by태현) makeup 김미애(미장원by태현)

 

 


나라의 임무를 마치고 돌아오자마자 방송, 콘서트, 공연 등으로 서은광의 스케줄은 빼곡하다. 공백기의 부담은 변함없는 노래실력과 주위를 기분 좋게 하는 입담으로 일찌감치 날려버렸으나 이렇게 빨리 뮤지컬 무대에 설 지는 아무도 몰랐다. 그것도 ‘상상을 뛰어넘는 골 때리는 역작’이라고 알려진 <썸씽로튼>에 말이다. 라이선스 초연으로 기대를 모으는 이 작품은 ‘인류 최초의 뮤지컬이 탄생하는 순간은?’, ‘만약 셰익스피어 시절의 런던이 뮤지컬의 황금기인 30년대 브로드웨이와 비슷했다면 재미있지 않을까?’라는 난데없는 호기심에서 출발한다. 낭만의 르네상스 시대, 당대 최고의 극작가 셰익스피어에 맞서 인류 최초의 뮤지컬을 제작하게 된 바텀 형제의 고군분투기라고 하는데 <레미제라블>, <렌트>, <코러스라인>, <위키드>, <애비뉴Q> 등의 공연 대사와 장면, 넘버를 부분적으로 패러디하고 셰익스피어의 소설 대목, 단어 등을 재기발랄하게 차용했다고 알려졌다. 그러니까 한 마디로 뭐랄까. 기발하면서 웃기고, 재기발랄하면서 독특한 코미디인 셈! 

서은광은 이 작품에서 극을 이끌어가는 ‘닉 바텀’ 역할을 맡았다. 가족의 생계를 유지해야 하는 가장에 책임감을 느끼는 동시에 셰익스피어를 견제하며 그에 맞설 걸작을 찾는 인물이다. “아직도 형들 쫓아다니며 배우는 중인 걸요.”라며 겸연쩍게 웃었지만 일곱 번째 무대에 서는 아이돌 배우답게 그는 메이크업을 하거나 촬영을 할 때, 스쿨푸드 김밥을 아이스커피로 넘기는 와중에도 작품을 고민하고 노래를 불렀다. 작품에 대한 열의, 팬들을 위하는 마음, 긍정적인 자세, 스태프를 대하는 예의바른 태도 등이 모여 ‘서은광’을 완성시키고 있었다. 

복귀작 <썸씽 로튼>은 물론 온라인 솔로 콘서트까지 준비하느라 바쁠 것 같은데 요즘 어떻게 지내시나요. 

솔로앨범 활동을 잘 끝내고 지금은 콘서트랑 뮤지컬 준비를 동시에 하고 있어요. 머릿속에는 온통 뮤지컬이랑 콘서트 생각으로 꽉 차 있죠. 발라드 앨범으로 활동했지만 2시간 동안의 콘서트에서는 댄스, 퍼포먼스, 뮤지컬 넘버 등 다양한 장르를 보여줄 예정입니다. 정신 없이 바쁘게 살고 있어요.

군 입대 전후로 달라진 점들이 있을까요. 
저는 전혀 달라진 게 없다고 생각하는데 많은 분들이 “더 잘 생겨졌다!” 이렇게 말씀해주세요.(웃음) 제가 봤을 때는 이제 30대에 잘 어울리는 얼굴이 된 것 같고요. 아무래도 편안해 보인다는 얘기를 많이 듣는 걸 보면 뭔가 스스로도 부담을 덜 느끼고 있는 거겠죠. 어느 정도 연차가 쌓인 이유도 있겠고, 군대도 다녀왔으니 일을 할 때 벽이 없어진 것 같은 느낌이 있어요. 

그렇지 않아도 ‘큰 벽’이 사라졌다는 소감이 인상적이었는데 왕성한 뮤지컬 활동하고도 연관이 있나요. 
완전 있어요. 입대를 하면 거의 2년이라는 공백기가 생기잖아요. 어쨌든 저는 뮤지컬에 꿈이 있는데 이미 정해진 시간 안에 모든 것을 해결해야 하니 입대 전에는 시간이 늘 부족했어요. 감사하게도 좋은 작품을 많이 만났지만 예전에는 작품 선택의 폭이나 시야가 많이 좁았다면 지금은 작품에 대한 마음이 무척 편안해지고 여유가 생겼다고 할까요. 디테일을 잡아가게 될 정도로요. 

제대 후 다양한 제안을 받았을 것 같은데, 첫 뮤지컬로 <썸씽로튼>을 선택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연출가님, 음악감독님, 안무가님 등 최고의 창작진들이 모이셨어요. 저로서는 모두 처음 뵙는 분들이지만 익히 알고 있어서 꼭 한번 작업해보고 싶었거든요. 

<썸씽로튼>의 얼개만 보면 다소 황당한 설정이에요. 처음 대본을 접했을 때 어땠나요?
어처구니가 없었죠.(웃음) 그래서 고민도 많았어요. 외국의 코미디 작품을 한국 감성으로 옮겼을 때 과연 웃길 수 있을까. 작품을 정하기 전에 연출님을 만나 어떤 마음을 가지고 계신지 듣고 싶었어요. 

이지나 연출님이 뭐라고 하시던가요. 
“아이돌 출신의 뮤지컬 하는 친구 가운데 작품 시작 전에 찾아온 사람은 ‘샤이니’ 기범 이후로는 네가 처음이다.” 이렇게 말씀하시면서 정말 필요한 얘기들을 많이 들려주셨어요. 작품에 대한 저의 열정을 봐주신 것 같아 당연히 저도 기분이 좋았고, 저 역시 작품에 대한 더 큰 믿음이 생겼습니다. 

연습 6주차에 들어갔다고 들었어요. 연습해보니 어떠신가요. 

처음에 걱정했던 것들이 점점 사라지고 있어요. 한국 감성으로 각색이 너무 잘 되어있어서 괜히 프로가 아니구나, 괜히 최고가 아니구나 생각했어요. 몸의 움직임, 동선, 음정 등 섬세한 부분까지 파고들면서 재미있게 만들어주고 계십니다. 연습도 얼마나 재밌는지 몰라요.  

극단을 이끌어가는 ‘닉 바텀’ 역을 맡았습니다. 같은 역을 강필석, 이지훈 등 쟁쟁한 선배 배우들과 함께하는데 자극과 부담을 동시에 느낄 것 같아요.  
저는 작품과 캐릭터에 대해 형들과 이야기들을 ‘나누기’보다 따라다니면서 배우고 있어요.(웃음) 지훈이 형은 <햄릿>때 만났었고 필석이 형은 이번이 처음이에요. 작품에서 필석이 형이 가장 선배신데 이렇게 좋은 사람이 또 있을까 싶습니다. 계속 먼저 나서서 저를 챙겨주시거든요. 군대로 2년 여의 공백기가 있었기에 뮤지컬에 대한 감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잖아요. 그걸 찾으려고 노력하는 과정에서 지훈이 형과 필석이 형의 도움을 정말 많이 받고 있어요. 

서은광 배우가 연기하는 ‘닉 바텀’의 포인트는 무엇이라 생각하나요. 
음… 저는 다른 닉에 비해 더 열정적인 것 같아요. 셋 중에서 제가 아직 청년의 이미지를 갖고 있어서겠죠. 가장 발랄하고 밝은 닉을 보여드리게 될 것 같고요, 중요한 건 세 명의 캐릭터가 전혀 겹치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일단 필석이 형은 정말 웃기고, 지훈이 형은 너무 잘생겼어요.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필석이 형은 “너무 재밌어”, 지훈이 형은 “와, 멋있어”, 저는 “크, 신나!” 

한창 연습 중인데 가장 힘든 부분은 무엇인가요. 
아무래도 탭을 처음 해봐서 어렵게 느껴졌고요. 탭은 정말 댄스라기보다 정말 하나의 기술 같다고 할까요. 가장 애먹었던 부분이 탭이라면 지금까지 해온 작품 중에 <썸씽로튼>처럼 대사 분량이 많은 게 처음이에요. 그래서 늘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어요. 

셰익스피어와 탭 배틀까지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래도 서은광의 탭 실력이 가장 출중하지 않을까요. 
닉이 탭을 잘하는 캐릭터가 아니예요. 그래도 세 명 중에서는 보여드릴 수 있는 퍼포먼스가 좀 있지 않을까요?(웃음) 

 

 

 

 

 

 

 

닉은 극단을 책임져야 하는 가장이라 비투비(BTOB)를 이끌어가는 리더인 서은광과 닮은 지점이 있을 것 같아요. 
닉은 동생과 부인을 몹시 아끼고 그들에 대한 사랑이 굉장히 커요. 저도 멤버들을 가족처럼 사랑하기 때문이 아무래도 그런 부분이 닮아있는 것 같습니다. 

이 작품이 초연이다 보니 아직 알려진 바가 많이 없어요. 어떤 작품이고 관객들에게 어떻게 다가갔으면 좋겠는지 살짝 소개해주세요. 
일단 최고의 코믹극이고요, 닉이라는 친구가 셰익스피어에게 열등감을 가지고 있어서 늘 뛰어넘고 싶다는 생각을 해요. 그래서 예언자를 찾아가 엉뚱한 극을 펼치면서 많은 일들이 벌어집니다. 동생과 갈등도 생기고요. 자신도 확신하지 않으면서 예언만 믿고 엉뚱한 뮤지컬을 밀고 나가니까요. 황당하고 어처구니 없는 이야기들을 풀어나가는 재미가 있어서 친구 혹은 가족 모두가 유쾌하게 볼 수 있는 작품입니다. 

은광 배우 자체가 유쾌한 편이라 공연을 하면서 내 옷을 입은 듯한 편안함이 있었을 것 같습니다.
제 성격은 조용하고 소심해요. 그래서 사실 처음에 좀 어려웠어요. ‘코믹극’이라는 게 예능과는 너무 달라서 타이밍이 굉장히 중요하거든요. 여전히 해결 방법을 찾으려고 몸무림치는 중입니다. 제 옷 같지는 않아요.(웃음)

그렇다면 <썸썽로튼>은 서은광에게 또 하나의 도전이겠어요. 
그럼요. 제가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 중 하나가 전역하고 바로 연기 레슨을 받는 중에 선생님이 하신 말씀 때문이기도 했어요. “이 작품 하면 너 연기 정말 많이 늘 것 같다.” 제가 연기 욕심이 크기 때문에 배우로 성장하는 데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저만의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2013년 뮤지컬 <몬테크리스토> 알버트로 데뷔한 이래, 이번이 벌써 일곱 번째 작품이에요. 뮤지컬 활동을 이토록 열심히 하는 이유가 있나요?
무엇보다 연기적으로 욕심이 있어서죠. 보컬 연습을 하면서 뮤지컬 넘버를 듣고 뮤지컬에 빠지게 됐는데, 제가 좋아하는 넘버의 작품을 무대에서 부를 수 있는 꿈도 있고요. 그렇기에 계속 열정을 가지고 해왔던 것 같습니다. 

뮤지션과 배우 가운데 더 끌리는 호칭이 있나요. 
사실 둘 다 좋은데 그냥 서은광 자체로 봐주시는 게 가장 좋아요. 임창정 선배님만 해도 가수와 배우 모든 분야에서 활약하면서 임창정이라는 사람으로 사랑받게 됐으니까요. 그러기 위해서 둘 다 잘 해내야 한다는 것도 알아요. 계속 전진하겠습니다! 

뮤지컬에 막 데뷔한 2013년의 서은광과 2020년의 서은광이 어떻게 달라졌나요.  
이제는 슬슬 무대를 즐길 수 있는 때가 되지 않았을까요. 실력적으로도 많이 성장했겠죠? 그렇게 믿고 싶습니다. 

무대를 생각하면 설레는 마음이 먼저인가요, 긴장이 먼저인가요. 
아직은 긴장되는 것 같아요. 특히 이번 작품은 전역한 뒤 첫 무대라 엄청 떨릴 것 같아요. 

서은광이 뮤지컬 배우로서 자리잡기까지 도움을 받은 선배로 가장 먼저 떠오르는 분은 누구인가요. 
유준상 선배님이요. 어느 정도로 열정을 가지고 계시냐 하면 제가 뮤지컬 <바넘: 위대한 쇼맨>을 할 때 스케줄 때문에 연습을 못 나가는 상황이 있었어요. 그때 “은광아, 대사 한 번 맞춰 봐야지.”하면서 전화로 한 시간 동안 대사를 맞추는 것뿐 아니라 열정적으로 이끌어 주셨어요. 아마 선배님과 함께 한 배우들은 똑같이 느낄 거예요. 제일 먼저 “대사 다 외워오세요.”하시면 정말 다들 따라갈 수밖에 없거든요. 선배님 같은 열정을 본받아야겠다는 생각이 늘 들었어요. 그리고 이번에 함께 작업하는 김법래 형님, 이지훈 형님도 너무 감사해요. 

가수로서의 무대와 배우로서의 무대가 서로 시너지가 있나요. 
서로 도움이 되거나 시너지가 된다라기보다 연장선상이라고 생각해요. 뮤지컬 무대나 가수로서의 무대나 다를 게 없으니까요. 물론 공연하면서 배운 감정의 풍부함이 가수로서 무대에 설 때 많이 표현되는 것은 있어요. 오늘 <시어터플러스> 촬영을 통해서도 또 다른 감정들을 배웠기 때문에 이 감정을 기억하며 앞으로 무대 위에서 더 과감하게 보여드리는 날이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연기했던 역할 가운데 가장 애착이 가는 캐릭터는 무엇인가요. 
뮤지컬 <여신님이 보고 계셔>의 류순호. 일단 팬분들이 제일 좋아해주세요. “순호 못 보러 간 게 내 한이다.” “꼭 다시 했으면 좋겠다.” 이런 말씀을 정말 많이 해주시거든요. 캐릭터 자체도 안아주고 보듬고 싶은 마음이 들고요. 아직도 그때 함께 했던 분들과 연락을 주고 받는데 언젠가는 다시 할 수 있는 날이 오지 않을까요.

<썸씽로튼>을 통해서 관객들이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요. 
여러분의 인생에 답은 없다! 열정을 가지고 노력한다면 어디에서든 큰 결실을 맺을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어서 교훈적이기도 하고요. 지금 웃음이 필요한 시기이기도 하니, 많이 보러 오셔서 웃고 스트레스 풀고 가셨으면 좋겠습니다. 

서은광의 꿈은 무엇인가요. 
저의 가장 큰 꿈은 비투비가 계속 함께 하는 겁니다. 뮤지컬 배우로서의 꿈은 제가 굉장히 존경하고 좋아하는 박은태 선배님과 한 무대에 서는 것. 제가 열심히 해서 반드시 이룰 거고요, 또 저도 박은태 선배님처럼 많은 분들에게 좋은 영향력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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