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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터플러스

STILL ALIVE_뮤지컬 <루드윅> 배우 김주호·조환지

 

STILL ALIVE

250년 전, 베토벤의 탄생은 우리에게 이토록 많은 선물을 남겨주었다. 
editor 정연진 photographer 장호


 

베토벤 탄생 250주년을 맞아 삼연으로 돌아온 창작 뮤지컬 <루드윅: 베토벤 더 피아노>. 지난 시즌 드라마틱한 연출과 웅장한 선율의 넘버로 사랑 받은 이 작품은 작곡가 베토벤의 위대한 업적이 아닌 베토벤의 내면 세계에 집중해 모차르트를 향한 동경과 질투, 음악적 재능에 대한 고뇌 같은 인간 베토벤의 이야기를 담았다. ‘아, 나 이거 알아!’ 베토벤의 음악이 자연스럽게 녹아든 넘버들은 낯선 곳에서 아는 것을 발견했을 때의 희열을 느끼게 하며, 뮤지컬 팬들이 루드윅을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됐다. 초연, 재연에 이어 삼연까지 ‘루드윅’으로 함께하게 된 배우 김주호, JTBC <팬텀싱어 3>에서 활약하며 뮤지컬 팬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 ‘청년’ 역의 배우 조환지를 만났다.

뮤지컬 〈루드윅: 베토벤 더 피아노〉는 어떤 작품인가요.
김주호 꿈을 향한 간절함에서 나오는 이어짐의 이야기. 삶을 이어가고, 닿고자 하는 목표점을 계속 이어간다는 것이 우리에게 간절함이 있다는 방증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작품은 베토벤이라는 인물을 통해 그 간절함에 대해 생각해보게 만들죠. 베토벤이 청각을 잃고 모든 걸 포기할 수도 있었지만, 음악을 더 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졌고, 누군가에게 넘겨주고 싶어했잖아요. 내 안의 간절함이 삶을 이어주는 원동력이 된다는 것, 절실함을 가지고 불분명한 무언가를 향해 가는 것이 인생이라는 걸 생각하게 만드는 작품입니다.

김주호 배우는 세 번째, 조환지 배우는 두 번째로 <루드윅>에 출연합니다. 계속 하고 싶게 만드는 이 작품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김주호 루드윅 초연에 참여하기 전에 에너지를 쏟아내는 작품을 많이 해서 연기에 대한 갈망을 다 풀어냈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루드윅> 추정화 연출에게서 전화를 받고 연습을 시작하고서는 ‘아직도 나한테 무언가 남아있구나, 더 할 게 있구나.’라는 걸 깨닫게 됐어요. 하면 할수록 카타르시스를 일으키는 무언가가 있는 것 같아요. 나이를 떠나서 더 뜨거운 에너지를 쏟아낼 수 있도록 도와준 추정화 연출에게 고마운 마음으로 함께하고 있습니다.
조환지 저는 출연했던 뮤지컬에 다시 참여하는 게 처음이어서 더 의미있게 다가옵니다. <루드윅>처럼 뜨거운 에너지로 가득 찬 공연은 없다고 생각해요. 누군가 조금이라도 어긋나면 전체가 무너지게 되니까 배우 각자의 책임감이 무겁거든요. 서로를 믿고 의지해야 되는 극이죠. 모든 배우들이 눈물, 콧물, 땀을 쏟으면서 치열하게 연습했던 게 저한테 강렬하고 짜릿한 기억으로 남아서 다시 할 수 밖에 없는 마성을 가진 작품인 것 같아요.

삼연이 초연, 재연과 달라진 점이 있나요.
김주호 초연은 말 그대로 ‘창작’이었어요. 레퍼런스를 찾아보고, 상상하고 유추해서 가상인물과 인물 간의 관계를 만들어냈죠. 작품 속 상황과 캐릭터의 행동 이유에 대해서도 어림짐작으로 ‘그냥 그런 거겠지.’ 하고 넘어간 부분도 있었어요. 다양한 시도를 하다보니 ‘이걸 어떻게 다 하지?’ 싶을 정도로 대본이 두꺼워졌죠. 이걸 넣을까 저걸 뺄까 고민하고,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어요. 삼연을 하게 되면서 생각해볼 수 있는 여유가 생기고, 장면에 대한 토론을 통해 서로 주고 받았던 생각들이 쌓여서 더 깊이 있는 작품이 된 것 같아요.
조환지 초연 때 첫 공연을 2주 남기고 대본이 다 바뀌었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초연에 참여했던 분들이 고생을 많이 하신 덕분에 제가 재연에 합류할 때 좋은 대본을 받아볼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삼연은 더 발전시켰어요. 노래도 더 멋있어졌고, 캐릭터도 바뀌었고… 작품이 완성형이 됐다는 느낌을 받으실 수 있을 것 같아요. 또, 음악감독님이 작정하고 넘버 안에 베토벤의 음악을 넣어서 베토벤 음악 선율을 많이 들을 수 있어요. 베토벤 음악을 아는 분들이 들으시면 분명 좋아하실 겁니다.

가장 중점을 두고 준비한 부분은 어떤 것인가요.
김주호&조환지 배우들 간의 호흡이죠.
조환지 배우들이 톱니바퀴처럼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잘 맞물려서 끝까지 좋은 호흡을 유지했을 때만 느낄 수 있는 감정이 있어요. 극의 마지막에 베토벤이 “어쩌면 우리는 꿈이라는 옷 한 벌을 걸치고 사는 게 아닐까.”라는 말을 하는 순간, 마음에 무언가 파도처럼 밀려오는 느낌이 들거든요. 사실 모두가 그 한 마디를 위해서 달려가는 거예요. 우리에게 주어진 두 시간을 치열하게 채우고, 그 한 마디가 가슴에 콱 박히는 느낌이 들 때 너무 좋아요.

 

배우 테이와 함께 KBS <불후의 명곡>, JTBC <차이나는 클라스> 등 TV 프로그램에서 보여준 <루드윅> 연기에 대한 반응이 뜨거웠는데, 어떠셨나요.
김주호 <루드윅>의 넘버를 넣어 만든 명곡을 노래한다는 게 쉽지 않더라고요. 카메라에 대한 부담감을 느낄 겨를도 없이 그냥 열심히 잘해보자는 마음으로 했는데, 실시간 검색어 1위도 해보고 재미있는 경험이었습니다.
조환지 다른 뮤지컬도 그렇겠지만, <루드윅>은 특히 감정의 연결이 중요해서 갑자기 한 장면만 따로 떼서 연기하기가 어렵거든요. 주요 장면에서 감정을 터뜨리기 위해서는 그 전의 장면들에서 감정을 끌어와야 하니까요. 게다가 뮤지컬 무대와 다른 환경이라 더 어려웠어요. 카메라 앞에 서면 이 무대 영상이 영원히 남는다는 생각 때문에 긴장돼요. <판타스틱 듀오>, <팬텀싱어 3>에 출연할 때도 저를 모르는 분들이 이 영상 하나만 보고 제가 어떤 사람인지 판단해버릴 수 있다는 생각에 부담이 컸죠.

두 분의 호흡은 어떤가요.
김주호 환지를 처음 봤을 때는 정말 놀랐어요. 나이가 어린데도 중후한 소리를 낼 줄 알고, 중저음과 고음 따질 것 없이 다 잘하니까 신기했죠. 환지는 공연이든 연습이든 내일이 없는 것처럼 정말 열정적으로 해서 제가 배우는 점이 많아요.
조환지 둘이 만나면 소리로 싸우는 것 같다고 할 정도로 저도 주호 선배님도 정말 세요. 그런데 싸움 속에서 느껴지는 카타르시스가 있고, 그걸 좋아해주시는 분들도 있더라고요. 제 소리를 더 세게 덮어서 밸런스를 조절해주시니까 주호 선배님과 함께할 때는 제 소리를 하나도 안 아끼고 다 쏟아도 된다는 마음으로 하죠. 그래도 늘 지긴 해요.(웃음) 그런데 주호 선배님은 강함 속에 섬세함이 있어요. 강한 펀치를 쏟아내는 것 같지만, 그 안에 부드러움이 느껴질 때 소름이 돋아요. ‘짬에서 나오는 바이브’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닌 것 같아요.

김주호 배우는 함께하고 있는 아역, 젊은 배우들을 보면서, 배우를 꿈꾸고 무대에 막 서기 시작했던 때가 떠오를 것 같습니다.
김주호 원래 음악 프로듀서를 꿈꾸다가 서른이라는 나이에 우연히 연극을 하게 됐어요. 뮤지컬은 마흔 살에 시작했는데, 제가 좋아하는 노래와 연기를 동시에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 행복했죠. 어린 배우들을 보면 그때 기억이 많이 나고, 지금 이 자리에 함께하고 있다는 것에 감사해요. 그들에게 좋은 에너지를 받고, 누가 되지 않게 노력하고 있습니다. 같은 것을 보고도 다른 생각을 하는 걸 보면서 젊은 가치관에 대한 깨달음도 얻고, 배울 점도 많아요.

조환지 배우가 생각하는 스스로의 강점, 김주호 배우의 강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조환지 저는 뮤지컬을 정말 사랑하는 관객에서 배우가 된 거거든요. 요즘 말로 ‘성공한 덕후’라고 하죠.(웃음) 관객의 마음을 이해하는 배우로서 뮤지컬 팬들이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을 조금이나마 알고, 맞춰갈 수 있다는 게 좋은 것 같아요. 주호 선배님의 강점은 에너지죠. 무대에서 이토록 강렬한 에너지를 뿜는 배우가 또 있을까 싶어요. 제가 특히 좋아하는 건 선배님의 탁성이에요. 저도 탁성을 쓰기 때문에 아는데, 이런 탁성을 내는 배우는 주호 선배님 밖에 없어요. 노래하는 사람들은 목이 악기라는 생각이 있어서 아끼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그 틀을 깬 배우죠. 뮤지컬계에 한 획을 그은 배우로 남으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루드윅> 오디션장에서 기립박수를 받았다던데요.
조환지 오디션 이틀 전에 대본을 받았는데, 종이를 보면서 하고 싶지가 않더라고요. 공연을 하는 틈틈이 외우고, 공연 끝나고 늦은 시간에 혼자 연습하고… 이틀 밤을 거의 새다시피 해서 외웠어요. 나중에 연출님께서 제가 오디션장에 들어왔을 때 첫인상은 별로 마음에 들지 않으셨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그때 제가 노래를 먼저 하고 나서, 연출님이 연기는 안 봐도 된다고 그냥 나가라고 하셨어요. 심사위원 중 한 분이 그래도 보자고 해주셔서 다행히 연기를 하게 됐는데, 연출님이 기립박수를 치시면서 미안하다고 하시는 거예요. <루드윅>은 제 운명이었던 것 같아요. 만약에 그때 그렇게까지 열심히 준비를 하지 않았다면 지금 뭐하고 있었을까 싶죠.

지난 5월, 데뷔 1000일을 맞았습니다. 그 동안의 기억을 돌이켜보면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조환지 너무 떨리긴 했지만 첫 공연이 가장 행복했죠. 객석에서 무대를 보는 게 아니라 무대에서 객석을 보는 첫 느낌을 알게 된 날이었으니까요. ‘그동안 내가 보냈던 박수에 배우들은 이런 느낌을 받았겠구나.’ 하고 생각하면서, 관객들에게 받는 박수가 아주 큰 힘이 된다는 걸 느꼈어요.

관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김주호 요즘은 예술이 왜 존재하는가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는 시기인 것 같아요. 예전에 김구 선생님께서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라는 말씀을 하셨다는 걸 책에서 보고, 항상 그 말을 마음에 간직하고 있어요. 힘들고 어려운 시절에도 문화가 가진 힘을 알아보셨을 만큼 문화는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코로나19로 힘든 시기를 겪으면서 ‘왜 예술을 이어나가야 하는가.’ 에 관해 배우로서 하나의 커다란 물음표를 갖고 살아가고 있어요. 누군가가 어떤 예술작품을 보고나서 살아가는 데 조금이라도 변화가 생긴다면 그건 좋은 예술이라고 하더라고요. <루드윅>을 보신 뒤에 에너지, 작은 위로, 카타르시스… 어떤 것이든 꼭 얻어가시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열심히 하겠습니다.
조환지 지금 뮤지컬 공연을 하는 나라가 우리나라 밖에 없다고 해요. 그래서 웨스트엔드와 브로드웨이가 우리나라 뮤지컬을 본받아야한다는 기사도 났다고 하더라고요. 힘든 시기를 겪는 와중에 공연장을 찾아주시는 관객 여러분께 감사하고, 코로나19에 덮여버린 예술이 다시 꽃을 피우는 날이 오기를 바랄 뿐입니다.

Attention, Please  
뮤지컬 <루드윅: 베토벤 더 피아노>
기간 2020년 6월 30일-2020년 9월 27일
시간 20:00 평일|15:00 19:00 토|
14:00 18:00 일, 월요일 공연 없음
장소 대학로 TOM(티오엠) 1관
가격 R석 6만6천원|S석 4만4천원
출연 서범석, 김주호, 테이, 박유덕, 양지원, 김준영, 박준휘, 조환지 외
문의 02-6498-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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